약불의 팬에서 마늘 가장자리에 옅은 갈색이 도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날이 쌀쌀해지면서 찌개나 국을 끓일 일이 많아지면 통마늘을 넉넉히 사 두고 쓰게 되는데, 요리를 마치고 나면 봉지 바닥에 마늘 대여섯 알이 애매하게 남는 일이 흔하다. 다음 요리까지 두자니 마르거나 싹이 나고, 한두 알씩 쓰자니 손이 잘 가지 않아 냉장고 구석에서 잊히기 쉽다.
혼자 먹는 점심이나 반찬이 마땅치 않은 저녁에는 밥 한 공기를 두고 무엇을 곁들일지 고민이 된다. 달걀이나 김치를 넣어 볶음밥을 만들어도 늘 먹던 맛이라 금방 질리고, 고기를 따로 꺼내 손질하자니 도마와 칼까지 꺼내야 해서 번거롭다.
남은 마늘 몇 알은 이럴 때 쓰기 좋다. 마늘 5~6알을 다져 식용유에 약불로 천천히 볶은 뒤 즉석밥 하나를 넣으면 고기 없이도 마늘 향이 가득한 볶음밥 한 그릇이 되고, 팬 하나면 충분해 설거지 거리도 적다.
약불에 볶은 마늘이 밥에 고소한 향을 입히는 이유
통마늘과 다진 마늘이 보이는 완성 마늘볶음밥 한 그릇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마늘을 다져 기름에 볶으면 알싸한 매운맛이 빠지고 고소하고 달큰한 향이 올라오는데, 이 향은 기름에 녹아 나와 팬 전체에 퍼진다. 같은 기름에 밥을 넣어 볶으면 밥알 하나하나에 마늘 향이 묻어, 양념을 많이 하지 않아도 맛이 깊어진다.
다만 마늘은 불에 약하다. 센불에 올리거나 마늘을 너무 곱게 다지면 겉이 순식간에 타서 쓴맛이 나는데, 한 번 쓴맛이 밴 기름은 밥을 넣어도 되돌릴 수 없다. 식감이 조금 남을 만큼 굵게 다지고 약불에서 천천히 볶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밥을 어떤 상태로 넣느냐도 식감을 좌우한다. 데운 즉석밥은 김이 올라 밥알이 서로 뭉쳐 팬에서 질척해지기 쉽지만, 데우지 않은 즉석밥은 밥알이 단단해 볶는 동안 하나씩 풀리면서 겉이 꼬들하게 익는다. 그래서 마늘볶음밥에는 즉석밥을 데우지 않고 그대로 넣는 것이 좋다.
남은 마늘로 향긋한 마늘볶음밥 만드는 방법
쌀알보다 조금 크게 다진 마늘과 청양고추를 나눠 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준비물은 즉석밥 1개, 마늘 5~6알, 식용유 1큰술, 진간장 1큰술, 소금 2꼬집, 후추 약간, 청양고추 1개다. 마늘은 꼭지를 떼어 낸 뒤 쌀알보다 조금 큰 크기로 다지고, 청양고추도 잘게 다져 따로 둔다. 매운 것이 부담스러우면 청양고추는 반 개만 넣어도 충분하다.
팬에 식용유 1큰술을 두르고 다진 마늘을 넣은 다음 불을 약하게 켠다. 기름이 데워지면서 마늘 주변에 잔거품이 일기 시작하면 주걱으로 저어 가며 천천히 볶고, 마늘 가장자리에 살짝 갈색이 돌 때까지 기다린다. 기름이 튈 만큼 뜨거워지면 팬을 잠시 불에서 내려 저어 주는 것이 안전하다.
주걱으로 다진 마늘을 천천히 저어 볶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마늘에 갈색이 돌면 데우지 않은 즉석밥을 넣고 주걱 끝으로 눌러 가며 덩어리를 푼다. 밥알이 다 풀리면 진간장 1큰술을 팬 가장자리에 둘러 살짝 눋게 한 뒤 밥과 섞고, 소금 2꼬집과 후추로 간을 맞춘다. 마지막에 다진 청양고추를 뿌려 한 번 더 섞으면 칼칼한 맛이 더해진다.
팬 가장자리의 간장과 밥을 주걱으로 섞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다 볶은 밥을 주걱으로 떠 올렸을 때 밥알이 뭉치지 않고 하나씩 떨어지면 알맞게 볶인 것이고, 마늘 조각을 씹었을 때 쓴맛 없이 고소하면 불 조절이 잘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