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란다에 쌓인 고구마 상자, 쪄 먹지 말고 밥솥에 넣어보세요" 한 번 해보면 계속 생각납니다


쌀 위에 한 겹으로 올린 고구마 조각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쌀 위에 한 겹으로 올린 고구마 조각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11월 초에는 시장마다 햇고구마가 상자째 쌓여 있고, 한 상자를 사 두면 쪄 먹고 구워 먹어도 좀처럼 줄지 않는다. 간식으로만 꺼내다 보면 저녁 반찬 고민은 그대로인데 고구마 상자는 베란다 한쪽에 계속 남아 있어 볼 때마다 신경이 쓰인다.

남은 고구마를 밥에 넣어 보려고 쌀과 함께 섞어 안치는 집이 많은데, 뚜껑을 열어 보면 고구마가 다 으깨져 밥알 사이에 노랗게 뭉개져 있는 경우가 흔하다. 단맛은 나도 고구마 덩어리를 떠먹는 재미가 사라지고, 밥이 질어 보여 식구들 손이 덜 가기도 한다.

고구마밥은 고구마를 쌀과 섞지 않고 물을 부은 뒤 맨 위에 얹기만 해도 모양이 그대로 살아 있는 달큰한 별미밥이 된다. 준비할 재료도 쌀과 고구마, 소금 조금이 전부라 찌거나 구워 먹던 고구마를 저녁밥으로 바로 쓸 수 있다.

쌀과 섞어 지으면 으깨지는 고구마

노란 고구마 조각을 올린 완성 고구마밥 한 그릇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노란 고구마 조각을 올린 완성 고구마밥 한 그릇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고구마는 익을수록 속이 물러지는데, 쌀 사이에 섞여 밥물 속에 함께 잠겨 있으면 물이 끓어오르는 동안 쌀알과 계속 부딪힌다. 무른 고구마가 쌀알에 눌리고 밥물 속에서 흔들리다 보니 모서리부터 부서지고, 다 익을 무렵에는 덩어리가 풀려 밥알 사이로 퍼지게 된다.

덜 부서지게 하려고 고구마를 크게 썰어도 쌀 속에 묻힌 고구마는 밥물에 잠겨 익는 시간이 길어 겉부터 물러진다. 게다가 다 지은 뒤 주걱으로 밥을 섞는 순간 남아 있던 덩어리마저 으깨져, 결국 고구마가 밥에 묻어 버린 모양이 되기 쉽다.

고구마를 맨 위에 얹으면 쌀과 물이 아래에서 끓는 동안 고구마는 위로 올라오는 김으로 익는다. 쌀알 사이에서 눌리거나 흔들릴 일이 없어 썬 모양이 그대로 남고 속까지 포슬하게 익기 때문에, 고구마밥은 쌀을 먼저 안치고 고구마를 마지막에 올리는 순서로 짓는 것이 좋다.

고구마 모양 살려 고구마밥 짓는 방법

체에 밭쳐 물기를 뺀 불린 쌀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체에 밭쳐 물기를 뺀 불린 쌀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준비할 것은 쌀 1컵, 물 1.5컵, 고구마 1개, 소금 1/2작은술이다. 쌀은 깨끗이 씻어 30분쯤 물에 불린 다음 체에 밭쳐 물기를 빼 두는데, 불린 쌀은 속까지 물을 먹어 고구마가 익는 동안 밥도 고르게 익는다.

쌀을 불리는 동안 고구마를 손질한다. 흙을 깨끗이 씻어 낸 고구마는 껍질째 써도 되고 벗겨 써도 되는데, 숟가락으로 밥과 함께 떠먹기 좋은 한입 크기로 썰되 조각 크기를 비슷하게 맞춰야 고르게 익는다.

밥솥에 물기 뺀 쌀을 고르게 펴 담고 물 1.5컵과 소금 1/2작은술을 넣은 뒤, 썰어 둔 고구마를 쌀 위에 한 겹으로 펼쳐 얹고 섞지 않은 채 뚜껑을 닫는다. 전기밥솥이면 그대로 취사를 누르고, 압력솥은 불에 올려 추가 흔들리기 시작하면 1~2분 뒤 불을 끄고 뜸을 들인 다음 김이 다 빠지고 나서 뚜껑을 여는 것이 안전하다.

쌀알 사이에 섞여 물에 잠긴 고구마 조각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쌀알 사이에 섞여 물에 잠긴 고구마 조각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다 된 밥은 고구마부터 주걱으로 살살 덜어 그릇에 따로 담아 둔다. 밥만 고루 섞어 공기에 푼 뒤 덜어 둔 고구마를 그 위에 다시 올리면 노란 고구마 덩어리가 모양 그대로 보이는 한 그릇이 되고, 젓가락으로 고구마를 눌렀을 때 힘없이 쑥 들어가면 속까지 다 익은 것이다.

익은 고구마 조각을 밥 위에 다시 올리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익은 고구마 조각을 밥 위에 다시 올리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고구마를 두세 겹으로 쌓아 올리면 맨 위 조각까지 김이 고르게 닿지 않아 덜 익을 수 있으니, 쌀 1컵에 고구마 1개 분량을 넘기지 않고 한 겹으로만 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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