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나라 학원농장 / 한국관광콘텐츠랩-김지호 |
전북특별자치도 고창군 공음면 학원농장길 158-6에 학원농장이 있다. 완만한 구릉지대가 30만여 평 넓이로 이어지는 곳이라 시야를 막는 건물이 없고, 9월의 높은 하늘과 맞닿은 지평선이 그대로 눈에 들어온다.
고창읍에서 서쪽으로 빠져 공음면으로 들어서면 논밭 사이로 낮은 언덕이 겹겹이 이어지는데, 그 언덕을 통째로 밭으로 쓰는 곳이 학원농장이다. 이 농장은 1994년 관광농원으로 지정됐다. 밭을 그대로 둔 채 계절마다 다른 작물을 심어 왔기 때문에 봄에는 청보리가 들판을 초록으로 덮고, 가을에는 같은 자리가 메밀꽃으로 하얗게 바뀐다.
입장료와 주차료를 모두 받지 않는다. 농장 안에 차를 세울 공간이 있어 내리자마자 꽃밭으로 들어갈 수 있는데, 주말 낮에는 차가 몰리는 편이라 이른 아침이나 평일에 가면 훨씬 한산하게 걷는다.
메밀꽃이 가장 하얀 '9월 하순부터 10월 초'
보리나라 학원농장 / 한국관광콘텐츠랩-김지호 |
메밀꽃은 9월 하순에 피기 시작해 10월 초순에 절정을 맞는다. 밭 전체에 한꺼번에 씨를 뿌리지 않고 구역을 나눠 시차를 두고 심기 때문에, 한쪽 꽃이 질 무렵 다른 쪽이 새로 피어 꽃을 보는 기간이 길게 이어진다. 메밀꽃 축제도 꽃이 피는 9월 하순부터 10월 중순 사이에 열린다.
꽃이 만개하면 구릉 전체가 눈이 내린 것처럼 하얘진다. 무릎 높이까지 자란 메밀이 빽빽하게 서 있어서 들바람이 지나갈 때마다 꽃잎이 파도처럼 밀려가고, 바람에 수풀이 스치는 소리 말고는 들리는 것이 거의 없다.
꽃밭 한가운데에는 사진을 찍으라고 만들어 둔 자리가 여러 곳 있다. 하얀 꽃과 붉은 흙, 파란 하늘이 위아래로 층을 이루며 갈리는 곳이라 드라마 촬영지로도 쓰였고, 지금도 꽃이 한창인 철이면 카메라를 들고 오는 사람이 줄을 잇는다.
보리나라 학원농장 / 한국관광콘텐츠랩-김지호 |
꽃밭 사이로는 붉은 황톳길이 S자로 크게 휘어지며 이어진다. 포장을 하지 않아 발밑이 무르고 폭도 넓은 편이라, 반려견과 나란히 걸어도 서로 걸리지 않고 보폭을 맞추기 좋다.
반려견과 함께라면 볕을 어떻게 피할지부터 정해 두는 것이 좋다. 시야를 막는 것이 없는 들판인 만큼 그늘도 거의 없어서 한낮에는 흙바닥이 뜨겁게 달아오르는데, 해가 낮은 아침이나 늦은 오후에 걸으면 개가 발바닥을 데지 않고 편하게 걷는다. 농장 곳곳에 초가지붕을 얹은 쉼터가 있으니 한 구간을 돌 때마다 그늘에서 한 번씩 쉬어 가면 걸음이 오래간다.
봄 청보리와 농장 식당에서 챙기는 한 끼
보리나라 학원농장 / 한국관광콘텐츠랩-김지호 |
같은 들판에서 매년 4월에는 고창청보리밭축제가 열린다. 가을에 메밀꽃이 덮는 자리를 봄에는 초록 보리가 채우는 셈이라, 한 해에 두 번 와서 같은 언덕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보는 사람도 많다. 청보리는 여름이 시작되는 입하 무렵에 빛깔이 가장 푸르다.
농장 안에는 식당이 있다. 새싹보리를 넣은 비빔밥과 메밀묵 무침을 내는데, 꽃밭을 한 바퀴 돌고 나서 앉아 먹기 좋은 자리다. 보리차나 메밀가루 같은 농산물을 파는 곳도 함께 있어 돌아가는 길에 들르면 된다. 농장 안에 숙박 시설과 잔디구장도 있어 하루를 묶어 잡는 사람도 있다.
들판 한가운데 서면 사방이 하얗게 열리고 바람 소리만 남는 곳이다. 올가을 고창으로 향한다면 메밀꽃이 오르는 9월 하순에 맞춰 학원농장부터 걸어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