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마 계란찜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
계란찜을 쪄 놓고 한 숟가락 떠먹었을 때 부드럽기만 하고 맛이 밍밍한 날이 있다. 소금을 더 넣어 봐도 짜지기만 할 뿐, 국물 맛이 도는 계란찜과는 여전히 거리가 멀다.
그래서 계란물을 풀 때 맹물 대신 다시마 우린 물을 쓰는 방법을 부엌에서 오래 써 왔다. 실제로 맛이 달라지지만, 왜 달라지는지는 흔히 아는 것과 다르고 챙겨야 할 주의점도 하나 있다.
계란에 모자란 글루탐산을 채우는 다시마물
다시마 계란찜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
혀가 감칠맛으로 감지하는 것은 단백질에서 떨어져 나온 유리 글루탐산이라는 성분이다. 계란은 이 성분이 100그램당 10밀리그램에서 20밀리그램에 그쳐 부엌에서 쓰는 재료 가운데 가장 낮은 축에 든다. 다시마는 종류에 따라 1300밀리그램에서 3000밀리그램을 넘어서니 자릿수부터 다르다.
다시마 우린 물로 계란물을 풀면 계란에 없던 감칠맛이 통째로 더해진다. 그래서 소금을 더 넣을 때와 달리 짜지지 않으면서 국물 맛만 따로 올라온다.
다만 계란의 이노신산과 다시마의 글루탐산이 만나 감칠맛이 몇 배로 뛴다는 계산은 계란찜에 들어맞지 않는다. 이노신산은 도축한 뒤 근육에서 생기는 물질이어서 계란에는 아예 쌓이지 않는다. 두 계열을 정말 겹치고 싶다면 이노신산이 100그램당 350밀리그램을 넘는 가다랑어포나 멸치를 함께 우려야 한다.
비린내를 덮기만 하는 카레가루
다시마 계란찜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
계란찜에 카레가루를 아주 조금 넣어 비린내를 잡는 집도 많다. 그런데 계란의 비린내를 만드는 트리메틸아민은 닭의 유전형과 사료에서 오는 것이어서, 부엌에서 조리법을 바꾼다고 없어지지 않는다.
삶은 계란에서 나는 유황 냄새는 트리메틸아민이 아니라 황화수소가 만든다. 황화수소는 너무 오래 가열했을 때 흰자에서 생기니 불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줄어든다.
그러니 카레가루가 하는 일은 냄새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향으로 덮는 것이다. 서로 다른 냄새가 겹치면 코는 향이 센 쪽을 먼저 잡고 약한 쪽을 뒤로 밀어 둔다. 4인분에 칼끝으로 찍어 넣을 만큼이면 충분하고, 더 넣으면 계란찜이 아니라 카레 맛이 앞에 나선다.
다시마물을 넉넉히 쓰면 넘어서는 요오드 상한
다시마 계란찜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
다시마 국물에는 요오드가 생각보다 훨씬 많이 들어 있는데, 찬물에 담가 우린 것보다 끓여 우린 쪽이 몇 배로 진하다. 계란찜 한 그릇에 다시마물을 넉넉히 부으면 하루에 먹어도 되는 양을 그 한 그릇으로 훌쩍 넘어선다.
어른보다 몸집이 작은 아이는 넘어서는 선이 훨씬 낮아서, 아이 몫으로 찔 때는 같은 양이라도 더 조심해야 한다. 아이가 먹을 계란찜이라면 다시마물을 맹물과 반반으로 섞어 감칠맛만 살짝 얹는 정도로 쓰는 편이 낫다.
다시마 계란찜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
그래서 다시마는 손바닥 반쪽만 한 조각 하나를 찬물에 20분 담갔다 건지는 정도에서 끊고, 끓여 우리는 방식은 쓰지 않는다. 계란물과 다시마물은 1대 1에서 1대 1.5로 섞으면 된다. 뚜껑을 살짝 비껴 놓고 약한 불로 쪄야 속에 구멍이 숭숭 생기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