귤껍질 입욕제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
말린 귤 껍질을 면주머니에 담아 목욕물에 넣으면 은은한 향이 퍼지는 입욕제가 된다. 한방에서 진피라 부르며 오래 써 온 재료인데, 어깨가 뻐근할 때 몸을 담그면 온기가 오래 남는다는 이야기가 함께 따라다닌다.
사 먹는 입욕제와 달리 값이 들지 않고 어차피 버릴 껍질이라, 귤을 먹고 나서 며칠만 말려 두면 겨우내 쓸 만큼 모인다. 지금처럼 귤이 흔하지 않은 철에는 하우스 감귤이나 오렌지 껍질로 대신해도 된다.
다만 말리는 방법과 물에 넣는 방법을 잘못 잡으면 향은 안 나고 배수구만 막히는 일이 생기니, 두 가지만 순서대로 짚어 두면 실패할 일이 없다.
껍질을 제대로 말리는 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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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질은 먼저 겉면을 굵은소금으로 문질러 헹군다. 몸이 담기는 물에 들어갈 것이라 겉에 남은 왁스와 흙을 걷어 내는 과정을 건너뛰지 않는 편이 좋다.
씻은 뒤에는 마른 천으로 물기를 꼼꼼히 닦아 낸다. 젖은 채로 널면 마르기 전에 곰팡이가 먼저 핀다. 한 번 곰팡이가 앉은 껍질은 아무리 말려도 못 쓴다.
물기를 닦은 껍질은 손가락 두 마디쯤 되게 찢어 놓는다. 통째로 두면 안쪽이 마르지 않아 겉은 딱딱한데 속은 눅눅한 상태가 되고, 반대로 지나치게 잘게 찢으면 나중에 주머니 밖으로 빠져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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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 때는 채반에 겹치지 않게 한 겹으로 펴고, 볕이 직접 드는 자리를 피해 바람이 잘 통하는 그늘에 두는데, 햇볕에 바짝 말리면 빨리 마르기는 해도 향을 내는 성분이 함께 날아가 버린다.
닷새에서 이레쯤 두었다가 손으로 한 조각 집어 부러뜨려 본다. 딱 소리를 내며 부러지면 다 마른 것이다. 힘을 줘도 휘어지기만 한다면 아직 안쪽에 물기가 남아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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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처럼 습한 계절에는 열흘을 널어도 잘 마르지 않는다. 이때는 에어프라이어를 60도에 맞춰 삼십 분쯤 돌리거나 오븐을 가장 낮은 온도로 켜 두는 쪽이 확실한데, 온도를 높이면 껍질이 타면서 향이 아니라 탄내가 남는다.
다 마른 껍질은 밀폐용기에 방습제와 함께 담아 서늘한 곳에 두면 반년 가까이 가고, 향이 옅어졌다 싶을 때 손으로 비벼 주면 다시 올라온다.
면주머니에 담아 욕조에 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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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 넣을 때는 껍질을 그대로 풀지 말고 반드시 면주머니에 담는다. 흩어진 껍질 조각이 물과 함께 배수구로 빨려 들어가면 관 안쪽에 걸려 물이 잘 안 빠지게 되는데, 이것이 가장 흔한 실패다.
주머니가 없다면 안 쓰는 면양말이나 거즈 손수건에 담아 입구를 묶어도 되는데, 망이 너무 성기면 부스러기가 새어 나오므로 촘촘한 것을 고른다.
양은 귤 서너 개에서 나온 껍질, 손으로 한 줌 정도면 넉넉하다. 넣는 시점도 중요하다. 물을 받기 시작할 때부터 주머니를 담가 두면 뜨거운 물이 쏟아지는 동안 성분이 우러나 향이 훨씬 잘 퍼진다.
물 온도는 40도 안팎으로 잡고 십 분에서 십오 분쯤 몸을 담그면 되는데, 그동안 주머니를 손으로 몇 번 주물러 주면 향이 한 번 더 올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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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가 예민하거나 아토피가 있다면 처음에는 양을 절반으로 줄이고 시간도 짧게 잡는다. 감귤 껍질에는 피부를 자극할 수 있는 성분이 들어 있으므로, 목욕을 마친 뒤에는 맑은 물로 몸을 한 번 헹궈 내는 편이 안전하다.
껍질을 넣으면 욕조에 앉는 물때까지 덜 낀다는 이야기도 도는데, 여기까지 기대하기는 어렵다. 욕조 안쪽에 굳는 때는 비누와 피지에 수돗물 속 미네랄이 엉겨 붙은 것이라 껍질 향으로 막히지 않는다.
대신 목욕을 마친 뒤 벽면에 찬물을 한 번 끼얹고 마른 수건으로 물기를 훔쳐 두면 그 층이 훨씬 늦게 생긴다. 쓰고 난 주머니는 껍질을 털어 버리고 헹궈 말려 두었다가 다음번에 다시 쓰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