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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 바닷가 147채가 10년 넘게 방치된 이유, '유원지'라는 이름의 덫

spark_icon5분 지식
  • 제주 예래휴양형주거단지는 토지 강제 수용을 위해 공공시설인 '유원지'로 인가를 받았으나 대법원에서 무효 판결을 받았습니다.
  • 영리 목적의 분양형 리조트를 주민 복지용 유원지로 포장한 무리수가 2조 5,000억 원대 초대형 프로젝트를 멈춰 세웠습니다.
  • 사업 주체는 유원지라는 틀을 버리고 순수 '도시개발사업'으로 사업 방식을 전면 재편하며 정상화에 나섰습니다.

제주 서귀포 바닷가에 공정률 65%에서 멈춰 선 고급 주택 147채가 10년 넘게 흉물로 방치되어 있습니다. 사업비만 2조 5,000억 원에 달하던 '예래휴양형주거단지'가 중단된 이유는 단순한 자금난이 아니라, 이 땅에 붙었던 법적 이름인 '유원지' 때문이었습니다.

공사 중단으로 인해 회색 콘크리트 골조만 남은 다세대 주택 단지와 그 앞을 지나는 도로 위의 자동차들.

완공을 앞두고 공정이 65%에서 멈춘 채 10년 넘게 방치된 현장의 모습입니다.

1. 대규모 개발에서 '도시계획시설(유원지)' 지정이 갖는 의미

대규모 부동산 개발을 추진할 때 가장 큰 걸림돌은 사업 부지 내 수많은 지주의 토지를 확보하는 일입니다. 사업 대상지였던 서귀포시 예래동 일대는 부지만 무려 74만㎡에 달했습니다.

이 넓은 땅을 빠르게 확보하기 위해 서귀포시는 2005년 10월, 해당 부지에 '유원지 도시계획시설 실시계획인가'를 내주었습니다. 국토계획법상 유원지는 공공시설로 분류되므로, 사업 시행자에게 토지 강제 수용권이 부여됩니다. 땅을 팔지 않겠다는 원주민의 사유지도 법적으로 강제 수용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얻게 된 셈이었습니다.

고층 빌딩들이 밀집해 있는 도시 전경을 3D 그래픽으로 표현한 장면으로, 화면 중앙 하단에는 '서귀포시는'이라는 자막이 적혀 있습니다.

대규모 개발 사업을 추진하면서 지자체가 도시계획시설을 활용해 토지를 확보하려 했던 배경입니다.

2. 공공을 위한 '유원지'와 수익 목적의 '리조트'는 본질이 다릅니다

'유원지'는 법률상 주민의 복지향상에 기여하는 오락·휴양시설을 뜻합니다.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공공성이 전제되어야 비로소 강제 수용이라는 강력한 공권력이 정당화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예래휴양형주거단지의 실질적인 사업 내용은 전혀 달랐습니다. 말레이시아 버자야 그룹과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합작해 추진한 이 사업의 핵심은 휴양콘도 1,531실, 호텔 935실, 카지노, 150병상 의료시설 등을 짓고 특정 계층에게 고가로 분양해 수익을 올리는 영리 목적의 고급 리조트였습니다.

3. 대법원 판결이 짚어낸 혼동: 영리 분양 시설은 유원지가 될 수 없다

2015년 3월, 대법원은 사업의 근간을 뒤흔드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특정 계층을 상대로 고가의 분양 수익을 노리는 주거·숙박 단지는 법적 개념의 유원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3D 애니메이션 스타일로 표현된 화면이 좌우로 나뉘어, 왼쪽에는 평화로운 공원과 바닷가가 보이고 오른쪽에는 붉은 색조의 주거용 건물 단지가 대비되어 나타나며 중앙에 한글 자막이 적혀 있습니다.

대법원은 공공성을 띠어야 할 유원지가 특정 계층의 영리 목적을 위한 주거 단지로 변질되는 것을 엄격히 경계했습니다.

대법원은 실시계획인가 처분 자체가 무효이며, 이에 근거해 진행된 토지 수용 재결 역시 당연무효라고 판시했습니다. 인가가 무효가 되자 2015년 7월 공사는 전면 중단되었고 법원의 공사금지 가처분까지 인용되었습니다. 이후 2016년 제주특별법을 개정해 유원지 범위에 관광시설을 포함하도록 법을 손질했지만, 소급 적용 문제와 투자자인 버자야 그룹의 거액 손해배상 청구 등으로 혼란만 더 커졌습니다.

4. 유원지를 버리고 '도시개발사업'으로 판을 새로 짠 실전 적용

결국 사업 주체는 억지로 유원지 요건을 맞추려던 방식을 접고, 유원지라는 틀 자체를 버리는 역발상을 택했습니다.

화면 상단에 '유원지에서 도시개발사업으로'라는 제목이 적힌 프레젠테이션 슬라이드 화면입니다.

기존의 유원지 방식을 버리고 도시개발사업으로 전환하며 사업의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습니다.

JDC는 2020년 버자야 그룹에 약 1,200억 원을 지급하며 분쟁을 매듭지었고, 기존 토지주들에게 추가 보상을 진행해 사업 부지의 79%를 다시 확보했습니다. 200명이 넘던 소송 원고 측 문제도 상당 부분 정리되었습니다. 이어 2026년 7월, 공공시설이라는 껍데기를 벗고 처음부터 민간 개발이 가능한 '도시개발사업'으로 사업 추진 계획을 완전히 재편했습니다.

5. 부동산·도시계획 제도 활용 시 반드시 유의할 점

토지를 신속하게 확보하겠다는 목적으로 공공성이 결여된 민간 수익 사업에 공공 인허가(유원지 등)의 외피를 씌우는 행위는 치명적인 법적 위험을 부릅니다.

  • 공공성 요건의 실질적 검토: 행정적 편의나 토지 수용 권한을 얻으려고 사업 성격과 맞지 않는 도시계획시설 인가를 적용하면 사후에 무효화될 수 있습니다.
  • 적법한 사업 방식 선택: 민간 분양 및 수익 창출이 중심인 프로젝트는 초기 토지 확보 비용과 시간이 더 들더라도, 도시개발사업 등 민간 개발 방식에 부합하는 적법한 절차를 밟아야 합니다.

FAQ

예래휴양형주거단지 공사가 멈춘 핵심 원인은 무엇인가요?

사업 부지를 강제 수용하기 위해 공공시설인 '유원지'로 인가를 받았으나, 대법원이 영리 목적의 분양형 리조트는 유원지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인가 처분과 토지 수용을 모두 무효로 판결했기 때문입니다.

제주특별법을 개정했는데도 공사가 바로 재개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법 개정에도 불구하고 대법원 판결의 무효 효력을 소급해 뒤집기 어려웠고, 버자야 그룹과의 손해배상 소송 및 토지 반환 소송 등 복잡한 법적 분쟁이 얽혀 있었기 때문입니다.

현재 예래휴양형주거단지는 어떤 방식으로 정상화되고 있나요?

'유원지' 지정을 완전히 폐기하고, 합법적으로 민간 개발이 가능한 '도시개발사업'으로 전환해 토지 재확보와 추진 계획을 다시 수립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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