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년 전국 학교 우레탄 트랙 전수조사에서 64%가 기준치를 넘는 중금속이 검출되어 대규모 철거가 진행되었습니다.
- 납품된 원재료 자체는 KS 인증을 통과했으나, 현장에서 트랙을 굳히기 위해 넣은 경화제 등 첨가제가 오염의 원인이었습니다.
- 사전 자재 검사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해짐에 따라, 시공이 끝난 완공 바닥에서 직접 시료를 채취하는 현장 검사 방식으로 기준이 개편되었습니다.

2016년 전국 학교 운동장의 우레탄 트랙 1,767곳이 출입 금지 띠에 둘러싸인 채 뜯겨나갔습니다. 전수조사를 거친 2,763개 학교 중 64%에서 기준치를 넘는 중금속이 검출되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1,200곳이 넘는 학교에서는 1kg당 90mg인 납 기준치의 10배를 웃도는 수치가 나왔고, 100배를 초과한 곳도 있었습니다.
당시 제시된 1차 대안은 단순했습니다. 문제가 된 우레탄을 전부 걷어내고 굵은 모래인 마사토 운동장으로 되돌리는 방안이었습니다. 교체 비용만 1,400억 원 이상으로 추산되었지만,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감수해야 할 비용으로 여겨졌습니다.

문제가 된 우레탄을 걷어내고 다시 흙 운동장으로 되돌리는 과정에서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었습니다.
1. 사전 자재 검사와 현장 시공 검사는 무엇이 다른가
이 사태의 핵심을 이해하려면 '사전 자재 검사'와 '현장 시공 검사'의 공학적 차이를 짚어야 합니다. 사전 자재 검사는 공장에서 출하되는 원료나 반제품의 성분을 확인하는 방식입니다. 반면 현장 시공 검사는 작업이 모두 끝나 실제 완성된 구조물에서 시료를 채취해 성능과 안전성을 평가하는 방식입니다.
공장에서 완제품 상태로 생산되어 현장에 깔리기만 하는 매트류는 사전 자재 검사만으로도 안전성을 일정 수준 통제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액상이나 과립 상태의 원료를 공사 현장 한복판에서 배합하고 굳혀 완성하는 바닥재는, 현장에 투입되는 부자재와 화학 반응 조건에 따라 최종 결과물의 성분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2. KS 인증을 통과했는데 왜 완공 바닥에서 납이 나왔을까
많은 이들이 KS 인증을 받지 않은 불량 자재나 불법 재생 원료가 납품되었을 것이라 짐작했습니다. 그렇다면 기준을 통과한 정상 우레탄으로 다시 깔면 해결될 문제였을까요? 진짜 문제는 납품된 원재료가 이미 국가 기술 기준을 완벽하게 통과하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국가기술표준원이 KS 인증을 보유한 54개 업체의 원재료를 조사했을 때, 기준을 위반한 제품은 단 하나도 없었습니다. 원인은 공장이 아니라 운동장 시공 현장에 있었습니다. 트랙을 정해진 공기 안에 빠르게 굳히고 섞기 위해 현장에서 임의로 첨가한 '경화제' 등의 첨가물에 고농도의 납이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KS 인증이 재료 중심의 검사라면, 실제 시공된 바닥면은 현장에서 별도의 정밀한 관리와 확인이 필요합니다.
3. 원료 합격과 시공 불합격의 모순을 해결한 표준 개편
재료는 합격인데 깔고 난 바닥은 불합격 판정을 받는 진퇴양난의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동일한 KS 인증 자재를 납품받아 다시 시공하더라도, 현장 배합 방식이 바뀌지 않으면 같은 오염이 반복될 수밖에 없는 구조였습니다.
결국 관리 당국은 관리 체계의 발상을 뒤집었습니다. 2016년 말 국가기술표준원과 조달청은 우레탄 트랙 표준 규정을 전면 개정하여, 공장 출하 단계가 아니라 시공을 완료한 현장 바닥에서 직접 시료를 채취해 검사하도록 의무화했습니다.

KS 인증 원료의 안전성을 검증하기 위해 실제 시공 현장에서 시료를 채취하고 직접 검사하는 방식으로 표준이 개선되었습니다.
동시에 유해 물질 검사 항목 역시 대폭 강화되었습니다. 기존 납, 카드뮴, 수은, 6가 크롬 등 4개 항목에서 아연과 비소를 포함한 중금속 15종 및 프탈레이트 가소제 6종까지 총 25종 수준으로 확대되었으며, 적용 대상도 학교 운동장을 넘어 공공 체육 시설과 산책로 탄성포장재까지 넓어졌습니다.
4. 현장 검사 도입이 남긴 안전 기준의 과제
이후 학교보건법에 따라 현재 학교 운동장의 우레탄 트랙, 인조 잔디, 마사토는 모두 완공 상태 기준의 정기 유해 물질 검사를 받습니다. 자재 단계의 서류 통과가 아니라 실제 사용 공간의 완공 상태를 기준으로 규제 틀을 전환한 결과입니다.
그러나 관리 기준의 경계선에 따른 사각지대는 여전히 점검 대상입니다. 실제로 트랙과 유사한 탄성포장재를 사용한 어린이 놀이터 바닥재의 경우, 트랙과 동일한 검사 체계가 즉각 연동되지 않아 발암성 물질 검출 논란이 별도로 불거지기도 했습니다. 현장 배합형 건축 자재일수록 시공 이후의 완공 검사와 공간별 통합 관리가 지속되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FAQ
우레탄 트랙을 철거하고 마사토로 바꾸지 않은 학교가 많았던 이유는 무엇인가요?
마사토는 비산 먼지 발생과 우천 시 배수 문제, 넘어졌을 때의 찰과상 위험이 큽니다. 실제로 인천과 경기 지역 등 다수 학교 구성원은 먼지 방지와 탄성 확보를 위해 재검증된 우레탄 트랙 재설치를 선호했습니다.
원재료에 납이 없었는데 어떻게 트랙에서 고농도 납이 검출되었나요?
공장에서 납품된 우레탄 원료 자체는 기준을 충족했으나, 공사 현장에서 우레탄을 빠르게 굳히고 점도를 맞추기 위해 투입한 경화촉진제 등 첨가제에 납 성분이 다량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현재 시공되는 학교 우레탄 트랙은 안전한가요?
2016년 말 표준 개편 이후, 시공 완료 후 바닥에서 시료를 직접 채취하는 완공 검사가 의무화되었고 중금속 및 프탈레이트 검사 항목이 강화되어 학교보건법 기준에 맞춰 관리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