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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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묘 코앞 1km 콘크리트, 아직도 못 부순 진짜 이유

spark_icon5분 지식
  • 1968년 세워진 1km 길이의 세운상가는 천문학적인 보상 비용과 보존·철거 정책 혼선 탓에 전면 철거가 사실상 불가능했습니다.
  • 서울시는 전체를 한 번에 사들이는 대신, 인근 재개발 사업자가 상가 부지를 매입해 공원으로 기부채납하는 단계별 결합 방식을 택했습니다.
  • 삼풍상가와 PJ호텔 등 남은 7개 동을 순차적으로 철거하면 북악산에서 종묘와 남산을 잇는 약 5만㎡ 규모의 도심 녹지축이 완성됩니다.

서울 종묘 바로 앞에는 문화유산 코앞인데도 무려 1km에 걸쳐 길게 늘어선 거대한 콘크리트 건축물이 있습니다. 종로3가에서 시작해 퇴계로까지 이어지는 세운상가입니다. 낡고 거대한 이 건물을 왜 한 번에 시원하게 밀어버리지 못하는지 의문을 품는 분들이 많습니다. 방치해서가 아니라, 단번에 사들여 철거하기에는 물리적·재정적 규모가 너무 크기 때문입니다.

서울 도심을 가로지르는 거대한 세운상가 건물을 위에서 내려다본 항공 뷰 장면

1km에 걸쳐 길게 이어진 세운상가는 서울 도심 재생의 복잡한 역사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건축물입니다.

도심 거대 복합체의 단계적 공원화가 갖는 의미

세운상가 일대 정비는 단순한 노후 건물 철거를 넘어 서울 도심의 남북 생태·보행 흐름을 되살리는 핵심 과제입니다. 본래 이 부지는 1945년 화재 확산을 막으려고 집을 헐어 비워두었던 폭 50m짜리 소개공지였습니다. 해방 이후 판자촌이 들어찼고, 1968년 우리나라 최초의 주상복합 건물군인 세운상가가 들어서며 서울의 명물로 자리 잡았습니다.

하지만 준공 후 50년이 훌쩍 넘어가면서 노후화가 극심해졌습니다. 북악산에서 종묘를 거쳐 남산으로 이어지는 도심 중심 녹지축을 복원하려면 이 1km 길이의 콘크리트 띠를 걷어내는 작업이 필수적입니다.

전면 철거 대신 선택한 단계별 결합 개발

그렇다면 남은 상가를 한꺼번에 전부 부수면 되지 않냐고요? 현실은 그리 단순하지 않습니다. 남은 상가만 7개 동에 달하며, 수많은 점포 소유주와 세입자의 권리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시 재정만으로 일괄 보상 매입을 진행하면 천문학적인 비용이 발생합니다.

하늘에서 내려다본 세운상가 일대의 3D 모델링 조감도로, 길게 뻗은 건물 주변으로 도로와 작은 건물들이 배치되어 있으며 '한 번에 부수지 않고, 한 토막씩'이라는 문구가 자막으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한꺼번에 모두 철거하는 대신 단계를 나누어 결합 개발을 진행하는 현실적인 방안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도입된 개념이 바로 주변 재개발과 연계한 '구간별 순차 공원화'입니다. 공공 예산으로 1km 전체를 한 번에 강제 수용하는 대신, 인근 도심 재개발 사업의 인센티브와 결합해 민간 사업자가 상가 부지를 매입해 공원으로 기부채납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입니다.

정책 혼선과 보존·철거의 딜레마

세운상가가 수십 년간 아무런 조치 없이 방치되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정반대였습니다. 2009년 종묘 쪽 맨 앞 한 개 동(현대상가)을 철거했으나 이후 사업이 중단되었고, 2022년에는 오히려 상가를 활성화하겠다며 1,109억 원을 들여 공중보행로를 연결하기도 했습니다.

철거와 보존이라는 상반된 정책이 엇갈리면서 시간과 비용이 소모되었고, 도심 한복판의 딜레마는 더욱 깊어졌습니다. 보행로를 놓아 살리려던 시도와 전면 철거 후 녹지화하려는 구상이 충돌하면서, 결국 통째로 허무는 방식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삼풍상가와 PJ호텔부터 시작되는 5만㎡ 녹지축

서울시는 전면 철거의 난관을 피해 '한 토막씩 사서 비우는' 방식을 적용했습니다. 첫 번째 대상지는 을지로 방면의 삼풍상가 일대 5,670㎡로, 축구장 약 4분의 3 크기에 해당하는 면적입니다. 기존에 설치되었던 250m 길이의 공중보행로를 철거하고 지상 잔디마당부터 조성하게 됩니다.

3D 애니메이션 스타일로 표현된 도심 지도로, 대형 호텔 건물이 공중에 떠 있고 그 아래로 녹지 공원이 조성된 모습이 보이며 '땅밑엔 1,500석'이라는 자막이 겹쳐져 있다.

상가 건물을 철거한 뒤 확보된 부지를 단계적으로 공원화하여 도심의 녹지축을 회복하려는 구상입니다.

다음 단계는 PJ호텔 구간입니다. 지상부는 공원으로 개방하고 지하에는 1,500석 규모의 복합 공연장을 배치하는 입체적 개발을 추진합니다. 이렇게 7개 동을 한 블록씩 순차적으로 헐어내면 최종적으로 약 5만㎡ 규모의 대형 녹지축이 완성됩니다.

도시 인프라 재편을 바라보는 현실적인 기준

세운상가 사례는 거대한 도심 노후 건축물을 다룰 때 전면 철거 일변도의 접근이 왜 실패하는지 명확히 보여줍니다. 막대한 보상 비용과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힌 대형 시설은 민간 재개발 재원과의 연계, 그리고 단계적 토지 확보 메커니즘을 거쳐야만 실현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도심 재생과 녹지축 복원 사업을 평가할 때는 단순한 청사진보다 '구간별 매입 재원의 현실성'과 '단계별 사업 속도'를 기준으로 삼아야 합니다. 종묘 앞 1km를 가로막던 거대한 콘크리트는 이제 한 토막씩 숲으로 바뀌며 새로운 도시 풍경을 만들어가는 중입니다.


FAQ

세운상가를 한 번에 전부 철거하지 못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인가요?

남은 7개 동 전체를 공공 예산으로 일괄 매입하기에는 보상비 규모가 천문학적인 데다, 수많은 점포 소유자와 세입자의 권리관계가 얽혀 있어 협의와 재정 부담이 지나치게 크기 때문입니다.

세운상가 철거 및 공원화에 들어가는 재원은 어떻게 마련하나요?

시 재정을 대거 투입하는 대신 인근 구역 도심 재개발 사업자가 세운상가 부지를 매입해 공원으로 조성한 뒤 공공에 기부채납하는 방식으로 조달합니다.

녹지축 복원의 구체적인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요?

삼풍상가와 PJ호텔 등 7개 동을 순차적으로 비워내 북악산에서 종묘를 거쳐 남산까지 연결되는 약 5만㎡ 규모의 연속된 도심 공원을 완성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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