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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 꽁꽁 얼어붙은 산속에서 8m 대물 칡을 캐내는 약초꾼들의 사투

spark_icon6분 지식
  • 겨울철 모든 영양분이 뿌리로 내려앉는 12월부터 1월 사이, 약초꾼들이 해발 650m 산속에서 거대한 칡 채취에 나섭니다.
  • 돌과 나무뿌리가 얽힌 험준한 산비탈을 파내어 최대 8m에 이르는 대물 칡을 캐내고, 숲을 위해 뒷정리까지 마칩니다.
  • 채취한 칡은 고압 세척과 숙성을 거쳐 121도에서 4시간 동안 달여 약성 높은 진한 칡즙으로 완성됩니다.

겨울이 깊어지면 산야의 모든 식물은 잎을 떨구고 다음 해를 준비하기 위해 모든 영양분을 땅속 뿌리로 모아냅니다. 바로 이 시기인 12월 말부터 1월 말까지, 꽁꽁 얼어붙은 겨울 산에서 흙 속의 진주라 불리는 '대물 칡'을 캐내기 위해 산을 오르는 약초꾼들이 있습니다. 한 뿌리에 수십 킬로그램에서 최대 8미터에 이르는 거대한 칡을 캐내는 작업은 그야말로 자연과 인간의 치열한 사투입니다.

얼어붙은 산비탈에서 마주한 8m 대물 칡 채취 현장

약초꾼들이 향하는 곳은 사람의 발길이 쉽게 닿지 않는 해발 600~650m 고지의 가파른 산비탈입니다. 50도에 육박하는 경사로는 한 걸음만 헛디뎌도 천길 낭떠러지로 이어질 수 있어 기어가듯 올라야 합니다. 칡은 햇볕이 잘 드는 골짜기 끝자락에 군락을 이루며, 줄기가 굵을수록 땅속 깊은 곳에 거대한 뿌리를 숨기고 있습니다.

배낭을 멘 약초꾼이 겨울 산의 가파른 비탈길을 조심스럽게 기어서 올라가고 있는 모습이다.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험한 경사지를 오르며 대물 칡을 찾아 나선 약초꾼의 여정입니다.

뿌리를 상하지 않게 온전히 캐내기 위해서는 곡괭이와 삽은 물론, 유적을 발굴하듯 흙을 섬세하게 긁어내는 호미질까지 무한 반복해야 합니다. 단단히 얼어붙은 땅과 칡뿌리를 옥죄고 있는 무거운 바위들을 걷어내며 남자 서넛이 서너 시간 이상 씨름한 끝에 마침내 길이 8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대물 칡이 그 웅장한 모습을 드러냅니다.

겨울 칡이 특별한 보약으로 대접받는 이유

겨울 칡이 유독 귀하게 여겨지는 이유는 식물의 생리적 주기 때문입니다. 지상부의 활동이 멈추는 겨울에는 전분과 약리 성분이 뿌리에 응축되어 쓴맛 대신 자연스러운 단맛과 깊은 향이 극대화됩니다. 칡은 감기나 열을 내리는 한약재로 쓰여왔을 뿐만 아니라, 갱년기 여성 건강과 기력 회복을 위한 대표적인 겨울철 보양 식재료로 꼽힙니다.

두 명의 약초꾼이 산비탈에서 흙을 파내어 칡뿌리를 캐고 있는 모습

꽁꽁 얼어붙은 겨울 산에서 자연이 숨겨둔 대물 칡을 찾아내기 위한 약초꾼들의 고된 작업이 이어집니다.

약초꾼들은 칡을 식감과 성질에 따라 구분하기도 합니다. 전분이 많아 씹을수록 달착지근한 맛이 도는 암칡과 섬유질이 질기지만 특유의 쌉싸름한 약성이 살아있는 수칡이 그것입니다. 고지대에서 혹독한 추위를 견디며 자란 칡일수록 단맛과 향이 깊어 간장이나 된장을 담글 때, 혹은 삼계탕 약수를 낼 때 훌륭한 풍미를 더해줍니다.

숲의 생태계를 지키는 채취와 약초꾼의 도리

칡을 캐내는 일은 단순한 채취를 넘어 숲을 살리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번식력이 왕성한 칡 줄기는 주변 나무들을 칭칭 감고 올라가 햇빛을 가림으로써 소나무를 비롯한 주변 수목을 고사시키기 때문입니다. 산을 아끼는 약초꾼들에게 칡 채취는 산림 생태계를 정비하는 역할도 겸합니다.

사람이 손바닥 위에 산도라지, 더덕 등 다양한 약초 씨앗을 가득 올려두고 있는 모습이다.

산에서 약초를 캐낸 뒤에는 그 자리에 다시 씨앗을 뿌려 숲의 생태계가 스스로 회복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하지만 대물을 욕심내어 나무를 무너뜨리거나 자연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이들의 철칙입니다. 뿌리를 캐낸 뒤에는 파낸 구덩이에 나뭇가지와 돌을 채워 넣어 훗날 거름이 되도록 다독이고, 더덕과 산도라지 씨앗을 섞어 뿌려 자연의 순환을 돕습니다. 산에서 얻은 만큼 산을 복원해두는 것이 약초꾼이 지켜야 할 오랜 도리입니다.

100kg이 넘는 무게를 지고 내려와 완성하는 정성의 칡즙

채취를 마친 뒤에도 고난은 계속됩니다. 성인 몸무게를 훌쩍 넘는 총 140kg 이상의 칡을 배낭에 나누어 짊어지고 가파른 눈길을 걸어 내려와야 합니다. 칡은 수확 후 신선도가 생명이기 때문에 곧바로 가공 작업에 들어갑니다.

5리터 용량의 붉은색 술통 표면에 38% 도수가 적힌 라벨이 클로즈업되어 있으며 하단에는 '그래서 독한 술로 담아줘야 해요'라는 자막이 보입니다.

수분이 많은 생칡을 사용할 때는 식초로 변질되는 것을 막기 위해 도수가 높은 술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약초꾼의 산장에서는 칡의 전분이 변질되지 않도록 고압 세척기로 틈새의 돌과 이물질을 꼼꼼하게 제거합니다. 세척에만 5~6시간이 소요되며, 며칠간 수분을 살짝 날려 숙성시킨 후 잘게 분쇄합니다. 분쇄된 칡은 중탕기에서 121도의 고온으로 약 4시간 동안 달여내어 떫은맛 없이 깊고 진한 순수 칡즙으로 탄생합니다.

자연의 순리에 순응하며 얻는 진짜 보물의 가치

눈보라와 강추위 속에서도 약초꾼들이 묵묵히 곡괭이를 드는 것은 겨울 산이 내어주는 정직한 결실을 알기 때문입니다. 실패와 질병으로 고단했던 과거를 딛고 산에서 건강과 삶의 활력을 되찾았다는 이들에게 산은 치유의 터전이자 배움의 공간입니다.

쉽고 빠른 지름길 대신, 얼어붙은 흙을 손수 파내고 땀 흘려 얻어낸 칡 한 뿌리에는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지혜와 숭고한 노동의 가치가 오롯이 담겨 있습니다.


FAQ

칡은 왜 겨울철(12월~1월)에만 집중적으로 채취하나요?

겨울에는 식물의 모든 잎과 줄기가 마르고 영양분이 땅속 뿌리로 전부 집중되기 때문입니다. 이 시기의 칡은 전분 함량이 높아 단맛이 강하고 유효 약리 성분이 가장 풍부합니다.

암칡과 수칡은 어떤 차이가 있나요?

약초꾼들의 구분에 따르면, 암칡은 수분과 전분이 많아 씹었을 때 부드럽고 단맛이 강합니다. 반면 수칡은 섬유질이 질기고 단맛보다 쌉싸름한 맛과 향이 진한 특징이 있습니다.

칡으로 술을 담글 때 도수가 높은 독한 술을 쓰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생칡에는 수분과 전분이 많아 일반적인 낮은 도수의 소주를 사용하면 술이 식초처럼 시어지거나 변질될 수 있습니다. 깔끔한 침출과 변질 방지를 위해 고도수 담금주를 사용하며, 칡의 양은 용기의 40% 미만으로 넣는 것이 좋습니다.

진한 칡즙을 만들기 위한 가공 비결은 무엇인가요?

돌과 흙을 고압으로 완벽히 씻어낸 뒤 며칠간 수분을 살짝 날려 숙성시킵니다. 이후 잘게 분쇄하여 중탕기에서 121도 온도로 약 4시간 동안 달여내야 칡 본연의 깊은 맛과 향을 살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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