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년 만에 이사를 앞두고 과거에 추천했던 자취 아이템들의 현재 사용 상태를 솔직하게 점검했습니다.
- 매일 쓰는 인생템도 있지만, 청소가 번거롭거나 갑작스러운 고장으로 벽돌이 된 스피커처럼 아쉬움이 남은 물건들도 있었습니다.
- 아무리 유명한 추천템이라도 자신의 생활 동선과 청소 습관에 맞는지 꼼꼼히 따져보고 고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취템 관련 영상을 올리고 나면 시청자 선생님들께서 항상 비슷한 질문을 댓글로 남겨주시곤 했습니다. '그때 소개했던 물건들 아직도 잘 쓰고 계시나요?', '혹시 쓰다가 불만족스럽거나 실패한 물건은 없나요?'
2년 동안 정들었던 집을 떠나 새 보금자리로 이사를 준비하면서, 그동안 영상에서 소개했거나 직접 사서 써봤던 물건들을 차분히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대부분은 여전히 제 일상의 중심을 지키고 있는 인생템들이지만, 막상 오래 써보니 애매해졌거나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한 물건들도 분명히 있었습니다.

그동안 올린 추천템 영상에 달린 댓글들을 살펴보며, 사용 시간이 길어질수록 성능에 의문이 생기는 물건들에 대해 고민해 보았습니다.
우선 주저 없이 추천했던 물건들은 여전히 든든합니다. 제 영상에서 수없이 언급했던 혀클리너는 지금도 매일 쓰고 있습니다. 중간중간 다른 제품들도 궁금해서 새로 사서 써보곤 하지만, 기존에 쓰던 제품의 편안함과 성능을 뛰어넘는 녀석이 아직 나타나지 않아 여전히 제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미니 전자시계는 시청자 선생님들이 지적해 주신 대로 시간이 조금씩 밀리는 현상이 있긴 하지만, 6개월에 한 번 정도만 시간을 맞춰주면 사용하는 데 전혀 무리가 없어 계속 잘 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용감이 좋은데도 관리 과정에서 애매함이 드러난 물건들도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화장실 건식 발판입니다. 샤워 부스가 있는 화장실 특성상 맨발로 편하게 들어가는 경험 자체는 삶의 질을 크게 올려주었습니다. 문제는 청소였습니다. 발판 틈새로 먼지와 머리카락이 계속 들어가다 보니, 청소기로 밀고 걸레로 닦아도 물청소를 시원하게 하지 못하는 찜찜함이 남았습니다. 공간 모양에 맞춰 조립해 둔 타일이라 한 번에 걷어내기도 힘들어 분해할 때마다 진이 빠지곤 했습니다. 건식 화장실이라는 방향성 자체는 무척 만족스러워서, 다음 집에서는 한 번에 세워두고 바닥을 쓸어낼 수 있는 통 형태의 발판을 선택하려고 합니다.
유튜버들 사이에서 호평받는 바이칸 솔도 비슷한 맥락입니다. 솔이 절대 빠지지 않을 것처럼 짱짱하고 머리카락도 끼지 않아 제품 자체의 완성도는 정말 뛰어납니다. 그렇지만 청소의 핵심은 결국 손끝에서 나오는 물리적인 힘입니다. 기존에 쓰던 일반 솔로도 빡빡 문지르면 청소가 잘 되기 때문에, 이미 쓸 만한 솔이 있는 분들이 굳이 돈을 더 들여 추가로 구매할 필요까지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용자들의 다양한 후기까지 꼼꼼히 살피며 오랫동안 함께해 온 자취 아이템들을 다시 돌아보았습니다.
가장 안타까운 비극을 맞이한 물건은 바로 스피커(Eris E3.5)였습니다. 평소 음질이 마음에 들어 자주 추천했던 제품인데, 댓글로 '그거 몇 달 쓰면 무조건 고장 난다'는 경고가 종종 달렸습니다. 저는 평소 전자제품을 고장 없이 오래 쓰는 편이라 내심 안심하고 있었는데, 얼마 전부터 고음이 찢어지는 소리가 나더니 전원조차 켜지지 않는 완벽한 '벽돌'이 되어버렸습니다. 저를 믿고 구매하셨다가 고장을 겪으신 선생님들께는 정말 죄송한 마음이 큽니다. 결국 이 녀석은 이번 이삿짐에 합류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많은 추천을 받았던 제품이지만, 막상 시간이 흐른 뒤 다시 살펴보니 사용을 고민하게 되는 물건들도 생겼습니다.
라이프스타일이 맞지 않아 거리를 두게 된 물건들도 있습니다. 간이 정수기의 경우 필터를 거친 물을 24시간 이내에 마시는 것을 권장한다고 하는데, 혼자 사는 입장에서 그 많은 양의 물을 하루 만에 소화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저는 냉장고에 넣은 차가운 물을 잘 마시지 않는 편이라, 실온에 물을 오래 담아두는 것이 찝찝하게 느껴졌습니다. 결국 개봉조차 하지 않은 채 500ml 팩 생수를 마시는 생활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생수는 외출할 때 챙겨 나가기도 편하고 오염 우려도 적어 제 생활 패턴에는 훨씬 잘 맞았습니다.

사용 경험이 좋은 물건이라도 관리의 번거로움 때문에 결국 고민하게 되는 순간이 찾아오곤 합니다.
과일 필러 역시 비슷한 고민이 남는 물건입니다. 어릴 적 과일을 깎아주시던 부모님의 모습을 보며 '어른이란 과일을 잘 깎는 사람'이라는 인상이 남아, 성인이 된 후 칼 쓰는 연습을 일부러 많이 했습니다. 그럼에도 딱딱한 복숭아나 감을 깎을 때 필러만큼 얇고 매끄럽게 깎아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세로형 필러는 칼을 쥐는 그립감으로 사용할 수 있고 날을 다듬는 숫돌과 보호 캡까지 갖춰 아주 훌륭하지만, 깊은 곳을 도려내거나 과일을 조각낼 때는 결국 과도를 또 꺼내야 합니다. 설거짓거리가 두 개나 나온다는 점 때문에 남들에게 적극적으로 추천하기는 망설여졌습니다.

직접 2년 동안 사용해 본 모듈 소파의 실사용 후기를 통해 제품의 내구성과 만족도를 살펴봅니다.
반면 영상에서 굳이 다루지 않았지만 뜻밖에 훌륭했던 물건도 있습니다. 오늘의집에서 30만 원 이하로 구했던 자취방 소파가 대표적입니다. 팔걸이 턱이 낮아 누워서 휴식을 취하기에 편안했고, 모듈형으로 분리되어 공간 배치를 자유롭게 바꿀 수 있었습니다. 하부 공간이 떠 있어 청소기가 쑥 들어간다는 점도 큰 장점이었습니다. 다만 이 소파가 제 인생 첫 소파였기에 다른 제품들과 객관적으로 비교할 기준이 부족해 당시에는 자신 있게 추천하지 못했습니다.
새벽녘 모기와의 사투 끝에 충동적으로 구매했던 전기모기채는, 역설적이게도 사자마자 모기가 자취를 감춰 실제 성능을 검증해보지 못했습니다. 거치형 크래들로만 충전할 수 있고 본체에 C타입 포트가 따로 없어, 크래들을 분실하면 충전이 불가능하다는 구조적 아쉬움은 남았습니다.
2년 동안 정들었던 이 공간에서 구독자 20만 명도 달성하고 소중한 추억을 정말 많이 쌓았습니다. 정들었던 집을 떠나 투룸으로 이사하면서 새로운 공간과 새로운 생활 패턴이 만들어질 것입니다. 그곳에서도 직접 경험하고 검증한 솔직한 이야기들을 선생님들께 차근차근 전해드리겠습니다.
FAQ
건식 화장실 발판을 설치할 때 주의할 점은 무엇인가요?
조립식 조각 타일은 화장실 바닥 형태에 딱 맞춰 자르면 들어 올리기 힘들어 하부 청소가 무척 번거로워집니다. 청소가 수월하도록 한 번에 세워둘 수 있는 통 형태의 발판이나 큼직한 규격의 발판을 고르는 편이 훨씬 실용적입니다.
청소용 솔로 유명한 바이칸 솔은 꼭 사야 할까요?
바이칸 솔은 솔이 잘 빠지지 않고 머리카락도 끼지 않아 완성도가 높지만, 청소의 핵심은 결국 손끝에서 나오는 물리적인 힘입니다. 이미 튼튼한 청소 솔을 가지고 계신다면 굳이 추가로 구매할 필요까지는 없다는 것이 솔직한 체감입니다.
간이 정수기(브리타 등)를 사용할 때 혼자 사는 자취생에게 애매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간이 정수기 물은 보통 24시간 이내에 소비하는 것이 권장되는데, 평소 물 섭취량이 적거나 찬물을 좋아하지 않아 상온에 보관하는 분들은 물이 고여 있는 상황에 부담을 느낄 수 있습니다. 본인의 평소 음수량과 보관 습관을 먼저 확인해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자취방 소파를 고를 때 팁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소파에 누워 쉬는 시간이 많다면 팔걸이 턱이 낮아 베개처럼 편하게 기댈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청소기 헤드가 들어갈 만큼 하부 공간이 넉넉한지, 배치를 바꾸기 쉬운 분리형 모듈 구조인지 따져보면 좁은 방에서도 훨씬 쾌적하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