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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름철 연안에 머물던 민어는 겨울이 되면 수심 100m가 넘는 먼바다로 이동해 살이 단단하고 차진 최고급 보양식이 됩니다.
  • 전남 신안 태도 해역으로 나선 어부들은 영하 15도의 한파와 3m 파도, 그물을 위협하는 바닥 암초와 사투를 벌이며 조업합니다.
  • 수확량이 기대를 밑돌아도 뱃사람들은 갓 잡은 민어의 피를 바로 빼 선도를 유지하며, 욕심 없이 다음 항해를 준비합니다.

새벽을 깨우는 목포 수산물 위판장은 항상 분주한 열기로 가득합니다. 도미와 병어 등 남해와 서해에서 올라온 갖가지 생선 사이에서도 유독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대형 어종이 있습니다. 과거 임금님 수라상에 올랐던 귀한 보양식, 바로 민어입니다. 보통 민어라 하면 여름철 제철 생선으로 떠올리기 쉽지만, 겨울철 먼바다에서 올라오는 민어야말로 살이 두껍고 찰지기로 으뜸입니다.

그런데 이 귀한 겨울 민어를 만나기 위해 어부들이 도달해야 하는 곳은 결코 순탄치 않습니다. 뱃길로 꼬박 7시간을 달려야 이르는 전남 신안군 태도 해역은 거센 풍랑과 혹독한 추위가 사시사철 몰아치는 현장입니다. 바다 사나이들은 왜 목숨을 걸고 이 차가운 겨울 바다로 향하는 걸까요?


배 갑판 위에 밧줄로 묶여 차곡차곡 쌓여 있는 길쭉한 대나무 장대들.

거센 바다에서 그물의 위치를 알려줄 중요한 부표 역할을 하는 대나무 장대를 꼼꼼히 준비합니다.


1. 지금 먼바다에서 벌어지는 일: 겨울 민어를 찾아 나선 7시간의 항해

민어는 봄과 여름 동안 연안에 머물며 산란을 마친 뒤, 날씨가 차가워지면 수심 100m가 넘는 먼바다 깊은 수중으로 이동합니다. 따라서 겨울 민어 조업은 연안이 아닌 시야조차 확보하기 힘든 먼바다 어장에서 이루어집니다. 목포항을 떠난 10톤급 소형 버섯선은 캄캄한 밤을 뚫고 7시간 동안 파도를 헤치며 신안군 태도리에 도달합니다.

조업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어민들을 맞이하는 것은 영하 15도에 달하는 강추위와 높이 2~3m의 매서운 파도입니다. 쉬어 갈 겨를도 없이 선원 6명은 총길이 4km에 달하는 유자망 그물을 바다 속으로 내리기 시작합니다. 조류에 그물을 흘려보내 물고기가 걸리도록 하는 이 작업은 투망에만 꼬박 2시간 이상이 소요되는 고된 노동입니다.


어두운 밤, 갑판 위에서 조명 아래 두 명의 선원이 낚시 그물을 끌어올리고 있는 모습

기대와 달리 그물에는 민어 대신 돌덩이만 가득 올라오는 허탈한 순간입니다.


2. 왜 이것이 지금 중요한가: 100m 수심과 암초 밭이 만드는 극한의 위험

겨울 민어가 귀한 값을 받는 이유는 잡는 과정 자체가 위험과 불확실성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입니다. 민어는 주로 바닥층 암초 주변에 서식하기 때문에, 그물을 수심 110~120m 바닥까지 내려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바깃돌이나 암초 조각이 그물에 걸려 올라오면서 그물이 크게 찢어지거나 선원들이 부상을 당하는 돌발 상황이 자주 발생합니다.

게다가 민어는 바람이 심해지고 파도가 높아지면 바닥에 납작 엎드려 움직이지 않는 특성이 있습니다. 어부들이 밤새 그물을 쳐놓아도 바다 상황이 나쁘면 단 한 마리의 민어도 걸리지 않고, 헛수고로 끝나는 빈 그물만 끌어올리기 일쑤입니다. 자연의 허락 없이는 단 한 마리도 내어주지 않는 바다의 엄혹함이 겨울 민어의 희소성을 더욱 높입니다.


어두운 밤, 어선의 갑판 위에서 그물을 끌어올리는 대형 기계 장치가 작동하고 있는 모습

어둠 속에서도 쉴 틈 없이 돌아가는 기계 소리와 함께 귀한 민어가 차례로 모습을 드러냅니다.


3. 무엇이 이 현상을 이끄는가: 갓 잡은 선도를 지켜내는 엄격한 손질 방식

긴 사투 끝에 마침내 큼지막한 은회색 민어가 모습을 드러내면, 갑판 위 어부들의 손길은 비상 상황처럼 가빠집니다. 민어는 성질이 온순하지만 수면 위로 올라오자마자 숨이 끊어지는 특성이 있어, 상온에 오래 방치하면 선도가 급격히 떨어집니다. 따라서 그물에서 떼어낸 민어는 그 즉시 아가미 안쪽에 깊게 칼집을 내어 피 빼기 작업을 진행해야 합니다.

피를 제대로 빼지 않으면 피가 살로 스며들어 비린내가 나고 살이 쉽게 상합니다. 어부들은 강풍과 파도 속에서 몸을 가누기도 힘든 상태에서 민어 비늘에 상처가 나지 않도록 정성껏 씻어낸 후 포장하여 냉장 창고에 보관합니다. 한 마리에 최고 10만 원을 호가하는 상품성을 유지하기 위해 손질 하나하나에 장인정신에 가까운 정성을 쏟아붓는 것입니다.


야간에 배 갑판 위에서 한 선원이 파란색 호스로 갑판을 물로 씻어내고 있는 모습입니다.

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조업 현장에서도 쉴 틈 없이 꼼꼼하게 갑판을 청소하며 귀한 민어를 다룹니다.


4. 누가 영향을 받으며 현장은 어떻게 달라지는가: 고된 노동과 만선의 아쉬움이 교차하는 갑판

열흘간 이어지는 대장정 동안 선원들은 하루 20시간에 가까운 중노동을 견뎌냅니다. 그물을 끌어 올린 후에도 엉킨 그물을 풀고 찢어진 부위를 수선하는 작업에만 꼬박 7시간 이상이 걸립니다. 차가운 바닷물에 손이 짓무르고 온몸이 쑤셔오지만, 이들은 가족을 부양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묵묵히 그물을 정돈합니다.

하지만 바다는 언제나 노력만큼의 결실만을 약속하지는 않습니다. 기름값과 제반 경비를 충당하려면 최소 300마리 이상을 잡아야 하지만, 이번 항해처럼 악천후가 겹치면 80여 마리에 그치는 아쉬운 수확을 거두기도 합니다. 갓 잡은 민어로 끓여낸 뜨끈한 탕 한 그릇에 피로를 녹이며, 선원들은 서로를 위로하고 다시 바다로 나갈 채비를 합니다.


배 옆면으로 그물이 바닷물 속으로 빠르게 들어가는 모습

한순간도 방심할 수 없는 거친 바다 위에서 오늘도 어부들은 생계를 위한 사투를 이어갑니다.


5. 앞으로 무엇을 살피고 기대해야 하는가: 순리에 순응하며 내일을 준비하는 어부의 삶

목포항으로 돌아와 배를 대는 순간에도 어부들의 작업은 끝나지 않습니다. 무사히 육지에 닿았다는 안도감도 잠시, 다음 출항을 위해 항구 한복판에서 다시 그물을 차곡차곡 정리해야 합니다. 기대를 밑도는 어획량에 실망할 법도 하지만, 수십 년간 바다와 함께 살아온 베테랑 어부들은 결코 바다를 탓하거나 조급해하지 않습니다.

"바다에 고기가 또 있으니 다음에 나가서 또 잡으면 된다"는 무심한 한마디 속에는 자연의 순리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뱃사람들의 숭고한 삶의 철학이 담겨 있습니다. 영하의 추위와 거센 파도에 맞서 낚아 올린 큼지막한 겨울 민어 한 쟁반 뒤에는, 이처럼 묵묵히 구슬땀을 흘리는 어부들의 고단함과 진정한 노동의 가치가 깊게 스며있습니다.


FAQ

겨울 민어가 여름 민어보다 특별히 더 맛있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여름 민어는 산란기를 맞아 연안으로 들어오는 반면, 겨울 민어는 수심 100m 이상의 차갑고 깊은 먼바다에서 활동합니다. 이 과정에서 운동량이 많아지고 몸을 보호하기 위해 영양을 축적하여 살이 단단하고 찰지며 고소한 맛이 더욱 깊어집니다.

민어를 잡자마자 배 위에서 아가미 피 빼기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민어는 잡히자마자 빠르게 숨이 끊어지는 어종입니다. 피를 즉시 빼주지 않으면 살 내부로 피가 스며들어 부패가 빨라지고 비린내가 발생하여 회나 찜으로 이용할 때의 상품성과 선도가 크게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겨울 민어 조업에 사용되는 유자망 어법이란 무엇인가요?

유자망 어법은 조류의 흐름에 따라 그물을 넓게 펼쳐 흘려보내면서, 이동하는 민어가 그물코에 걸리도록 유도하여 잡는 방식입니다. 태도 해역에서는 길이 400m에 달하는 그물 10~20틀을 연달아 연결하여 조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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