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찌는 듯한 폭염 속에서 오지 산골과 계곡, 산사로 떠나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여름을 보내는 이들의 삶을 조명합니다.
- 직접 농사지은 옥수수와 약초, 제철 향토 음식과 손수 땀 흘려 가꾼 정원이 고단한 일상에 참된 휴식과 위로를 건냅니다.
- 느리지만 정직한 노동과 욕심을 비워내는 마음의 여유야말로 무더위를 이겨내는 가장 깊은 비결임을 보여줍니다.

숨이 턱 막히는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한여름, 도시의 복잡한 열기를 뒤로하고 아늑한 숲과 깊은 계곡을 찾아 떠난 이들이 있습니다. 충북 단양의 깊은 골짜기부터 강원도 영월의 해발 450m 정원, 삼척 덕풍계곡, 고성 도원리, 화천 비수구미, 그리고 순천 송광사 불일암에 이르기까지 산골 오지에서 자연의 순리대로 여름을 누리는 주인공들의 이야기입니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뚝뚝 떨어지는 계절이지만, 백두대간을 병풍 삼고 흐르는 계곡물에 몸을 맡긴 이들의 표정에는 오히려 싱그러운 여유가 넘쳐납니다. 자연이 차려준 정성 어린 식탁과 손수 일군 삶의 터전에서 이들이 찾아낸 진짜 여름나기의 비결은 무엇일까요?
1. 폭염을 피해 오지 산골로 들어선 사람들
무더위와 씨름하는 계절이 오면 사람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휴식을 찾아 나섭니다. 단양 광산골로 귀농한 지 10년이 넘은 강연숙·이종민 부부는 수확한 개복숭아로 청을 담그고, 산에서 모은 도토리 가루와 토종닭으로 정성스럽게 보양식을 끓여내며 여름을 맞이합니다.
도시에서의 고된 삶을 뒤로하고 영월 산자락에 터를 잡은 임소현·김영미 부부는 손수 돌담을 쌓고 제철 수국과 정원을 가꾸며 빗속에서도 감사한 시간을 보냅니다.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 화천 비수구미의 최월용·이순정 부부 역시 육지 속 섬마을 같은 오지에서 자연 약초로 달인 백숙을 나누며 한여름의 피서를 즐기고 있습니다.
2. 도심의 무더위 속에서 산골 삶이 던지는 화두
에어컨과 인공적인 냉기에 의존하는 현대 도시의 삶은 당장의 더위를 식혀줄 수는 있지만, 몸과 마음의 피로까지 씻어내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산골 사람들은 불편함을 감수하는 여유 속에서 오히려 진짜 시원함을 발견합니다.
차가운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직접 땀 흘려 가꾼 채소를 뜯어 밥상을 차리는 일은 단순한 피서를 넘어 삶의 리듬을 회복하는 과정입니다. 인위적인 편의 대신 자연의 계절감에 온전히 몸을 맡길 때, 비로소 무더위는 두려운 대상이 아니라 삶을 풍요롭게 하는 자연의 한 조각이 됩니다.
3. 정성 어린 노동과 자급자족이 만드는 여름의 맛
산골 여름나기의 묘미는 단연 입안 가득 퍼지는 제철 먹거리입니다. 광산골 부부가 만들어 내는 ‘도토리 닭 수제비’나 생옥수수를 맷돌에 갈아 노릇하게 부쳐낸 ‘옥수수전’은 잊혀 가던 옛 향토 음식의 깊은 맛을 선사합니다.
직접 수확한 감자로 도란도란 모여 앉아 옹심이를 빚는 시간은 산골 여름날의 가장 큰 즐거움입니다.
밭에서 갓 따낸 차옥수수를 맹물에 삶아도 단맛이 나는 까닭은 땀 흘린 직후 찾아오는 정직한 결실 때문입니다. 이웃과 모여 감자 새알심을 빚어 끓여 먹는 감자 옹심이 한 그릇에는 정성과 나눔의 가치가 가득 담겨 있어, 몸과 마음을 동시에 든든하게 채워줍니다.
4. 계곡과 정원, 산사에서 펼쳐지는 삶의 실제 모습
자연 속 삶은 단순한 휴식이 아닌, 날마다 새롭게 가꾸어 가는 부지런한 노동의 연속입니다. 영월의 정원사 김영미 씨는 여름 장대비 속에서도 시든 꽃을 솎아내고 차광막을 씌우며 식물들이 가장 잘 자랄 수 있는 최적의 자리를 찾아줍니다.
지나가는 계절의 꽃을 살뜰히 매만지며 정원 가꾸기로 마음의 평온을 찾습니다.
화천 비수구미 호수 위에서 배 드라이브를 즐기고, 지천에 널린 가시오가피와 엄나무 등 약초를 넣어 끓인 한방 백숙을 나누는 시간은 오지이기에 누릴 수 있는 특권입니다.
사방이 초록으로 둘러싸인 오지에서의 삶은 매일이 꿈만 같습니다.
한편 순천 송광사 불일암의 덕조 스님은 법정 스님의 무소유 정신을 이어받아 대나무 밭을 쓸고 마당의 잡초를 뽑으며 매 순간을 수행하듯 살아갑니다. 낡은 승복을 기워 입고 빗소리를 들으며 글을 쓰는 산사의 일상은 덜어낼수록 풍요로워지는 무소유의 참뜻을 일깨워 줍니다.
불편함을 감수하면서도 필요한 것만 곁에 두는 산사의 살림은 삶을 오롯이 실천하는 수행의 과정입니다.
5. 비워냄으로써 채워지는 참된 여름나기
오지 산골 사람들과 산사의 수행자가 보여주는 여름은 결코 특별한 기술이나 거창한 장비가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흘린 땀방울만큼 쉼의 달콤함을 알고, 자연이 허락한 만큼만 감사히 누리는 순박한 마음이 곧 무릉도원을 만드는 비결입니다.
오늘도 땀 흘려 제철 음식을 나누고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이들의 삶은, 바쁜 일상에 지친 우리에게 무엇을 비우고 무엇을 채워야 할지 따뜻한 질문을 던져줍니다.
FAQ
단양 광산골에서 선보인 '도토리 닭 수제비'는 어떤 음식인가요?
단양 지역의 옛 향토 음식을 복원한 보양식으로, 집 주위에서 재배한 약재와 토종닭을 삶아 낸 국물에 직접 채취해 만든 도토리 가루 반죽을 떼어 넣어 끓여 먹는 특별한 여름 별미입니다.
영월 정원에서 진행되는 '팜가드닝' 프로그램은 무엇인가요?
정원 가꾸기 노하우와 식물 관리법을 배우고, 직접 수확한 농산물로 감자 옹심이 같은 제철 요리를 함께 만들어 나누는 실용 정원 체험 활동입니다.
화천 비수구미 마을은 어떤 특징이 있는 오지인가요?
파로호 호수 건너편에 위치해 '육지 속 섬마을'로 불리며, 차 대신 배를 타고 이동해야 할 만큼 외딴 곳이지만 맑은 청정 자연과 약초, 느린 삶의 여유가 보존되어 있는 곳입니다.
송광사 불일암에서 덕조 스님이 강조하는 무소유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아무것도 갖지 않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하고 불편한 것을 욕심내어 지니지 않는 것이며, 매일 마당을 쓸고 잡초를 뽑듯 마음의 번뇌를 비워내는 일상적 실천을 의미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