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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몽골 대평원은 여름철 짧은 생명의 계절과 혹독한 겨울 재앙인 '조드(Zud)' 속에서 수많은 생명이 순응하며 살아가는 생존의 현장입니다.
  • 유목민들은 가축을 키우며 늑대나 검독수리 같은 야생동물과 때로는 대립하고 때로는 협력하며 오랜 세월 전통적인 삶의 철학을 지켜왔습니다.
  • 기후 변화와 밀렵, 환경 변화 속에서 인간과 자연이 이어온 미묘한 균형과 공존의 가치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아시아 대평원, 그중에서도 몽골의 거대한 초원은 끝없이 펼쳐진 지평선 아래 강인한 생명들이 숨 쉬는 미지의 땅입니다. 얼핏 적막해 보이는 이 황량한 들판 속에서는 지금 이 순간에도 생과 사가 치열하게 교차하고 있습니다. 사계절 중 여름은 두 달이 채 되지 않고, 겨울이면 모든 것을 얼려버리는 매서운 추위가 찾아오는 이곳에서 과연 생명체들은 어떻게 하루하루를 버텨내고 있을까요?

최근 지구 온난화와 환경 변화로 인해 몽골 초원의 생태계 역시 커다란 변화의 직면에 서 있습니다. 수만 마리씩 무리 지어 이동하던 몽골 가젤의 개체수가 줄어들고, 수컷의 뿔을 노린 밀렵으로 사일가 영양 같은 희귀 야생동물들이 수난을 겪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거친 땅을 터전으로 삼아 살아가는 유목민들과 야생동물들은 여전히 자연이 정해놓은 거대한 순리에 몸을 맡기며 삶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금 몽골 초원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몽골 초원의 봄은 겨울을 견뎌낸 생명들에게 새 삶의 기회를 제공하는 계절입니다. 겨울잠에서 깨어난 땅다람쥐가 굴 밖으로 나오고, 유목민의 가축인 양과 염소들이 새끼를 낳아 대평원 위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습니다. 봄에 태어난 새끼 가젤이나 야생동물들은 태어나자마자 어미를 따라 달리는 법부터 배웁니다. 맹금류와 늑대 같은 천적들로부터 제 몸을 지키기 위한 필사적인 생존 본능입니다.

그러나 싱그러운 초록빛을 자랑하는 초원의 여름은 무려 두 달도 채 되지 않을 만큼 짧답니다. 찰나 같은 여름이 지나가면 금세 황금빛 가을이 찾아오고, 이어 생명체들에게 가장 혹독한 시련인 겨울이 닥쳐옵니다. 몽골 사람들은 매서운 폭설과 함께 찾아오는 극한의 추위를 '조드(Zud)'라고 부릅니다. 1미터가 넘는 눈이 내리는 '하얀 조드'나, 눈조차 내리지 않아 바닥까지 꽁꽁 얼려버리는 '검은 조드'가 찾아오면 초원의 생명들은 그야말로 목숨을 건 눈물겨운 버티기에 들어갑니다.


장갑을 낀 사람이 마른 가축의 배설물이 담긴 바구니를 들고 있다.

혹독한 겨울 추위에 대비해 가축의 분뇨를 모아 연료로 사용하는 모습입니다.


혹독한 대평원의 생태계가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 왜 중요할까?

몽골 대평원의 생태계는 문명화된 현대 사회가 잊고 살았던 '인간과 자연의 공존'이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이곳에서는 그 어떤 동물도 자연의 위엄 앞에 결코 절대 강자가 될 수 없습니다. 굶주린 겨울이 오면 독수리나 여우 같은 동물들은 동물의 사체를 찾아 헤매며 하루를 견디고, 유목민들은 가축을 지키기 위해 늑대와 쫓고 쫓기는 긴장 관계를 유지합니다.


나무 가지가 얽힌 배경 앞에 짙은 갈색 깃털을 가진 독수리가 앉아 있고 옆을 바라보고 있다.

혹독한 겨울 추위를 견디며 몽골 대평원에서 생존을 이어가는 야생의 독수리들입니다.


재미있는 점은 유목민들이 자신의 가축을 물어 죽이는 늑대를 미워하면서도, 결코 늑대라는 존재 자체를 멸절하려 들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늑대가 썩거나 병든 동물의 사체를 치워주어 초원의 위생을 지켜주는 '자연의 청소부' 역할을 한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죠. 이처럼 빼앗고 빼앗기는 관계 속에서도 서로의 존재 가치를 인정하는 유목민의 지혜는, 자연을 그저 개발의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현대인들에게 깊은 울림을 줍니다.

생존과 순리, 초원의 삶을 움직이는 근본적인 동인은 무엇인가

몽골 초원의 삶을 이끄는 가장 큰 동력은 자연의 움직임을 거스르지 않고 그 뒤를 따라 살아가는 순응의 철학입니다. 연 강수량이 250~500mm에 불과하고 그마저 여름에 집중되는 척박한 기후 조건 속에서, 유목민들은 물과 풀을 찾아 수평으로 이동하는 유목이나 산지와 평지를 오가는 이목 방식을 고수해 왔습니다.


등산복을 입고 검은색 바지를 입은 사람의 하반신 모습

거친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이들에게는 매일이 생존을 향한 치열한 여정입니다.


자연에서 얻은 재료로 옷을 입고 가축의 젖과 고기로 추위를 이겨내는 유목민들에게 가축은 단순한 재산이 아니라 소중한 식구이자 동반자입니다. 겨울철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도살을 할 때조차 피를 바닥에 흘리지 않고 고통을 최소화하는 그들만의 엄격한 규율과 예의를 지킵니다. 자연이 허락한 만큼만 얻고, 받은 만큼 정성을 다해 가축을 돌보는 정직한 노동이야말로 초원의 생태계를 수천 년간 유지해 온 힘입니다.

유목민과 야생동물, 현장의 삶은 어떻게 마주하고 바뀌는가

알타이 산맥의 고산 지대에 살아가는 카자흐족 유목민들은 검독수리를 길들여 여우나 토끼를 사냥하는 오랜 전통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어린 검독수리를 둥지에서 데려와 수개월간 정성껏 훈련시키고, 최고 8년 동안 함께 사냥터를 누빈 뒤에는 다시 자연의 품으로 돌려보내는 전통입니다. 이들에게 검독수리는 용맹함의 상징이자 가문과 삶의 자부심입니다.


등 뒤에서 검은 비니를 쓴 사람이 바위 위에 앉아 있는 검독수리를 바라보고 있는 뒷모습과 저 멀리 몽골 초원 풍경

야생의 맹금류와 유대감을 쌓으며 함께 호흡하는 유목민의 일상입니다


한편 겨울철 가축 피해를 막기 위해 유목민들이 봄철 늑대굴에서 새끼 늑대를 거두어 키우는 광경도 펼쳐집니다. 아이들과 어울리며 강아지처럼 온순하게 자라는 듯 보이는 새끼 늑대들이지만, 성장하면서 푸른 눈빛 속에 숨겨진 야생의 본능을 드러내곤 합니다. 이렇게 인간의 손길과 야생의 경계에서 벌어지는 아슬아슬한 삶의 풍경은 유목 현장이 지닌 다채로운 얼굴을 보여줍니다.


눈 덮인 들판에서 털모자를 쓴 남성이 옆에 선 말과 함께 늑대의 습격을 받은 가축 사체를 가리키고 있다.

혹독한 겨울철, 유목민의 삶 터 가까이까지 늑대가 내려와 가축을 위협하며 긴장감이 감돌고 있습니다.


공존과 소멸의 갈림길, 앞으로 무엇을 주목해야 하는가

오늘날 몽골 대평원은 인간의 이기심과 기후 변화라는 거센 도전 과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약재로 쓰이는 뿔을 얻기 위한 밀렵으로 사이가 영양이 위기에 처하고, 어부들과 가마우지가 물고기 자원을 두고 갈등을 빚는 등 인간과 자연의 균형이 흔들리는 징후들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앞으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이러한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전통적인 공존 방식을 지켜내려는 유목민들의 노력과, 야생동물 서식지 보호를 위한 국제적인 관심입니다. 선도 악도 존재하지 않고 오직 매일의 생존만이 존재하는 몽골 대평원. 자연의 순리에 순응하며 묵묵히 구슬땀을 흘리는 그들의 삶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진정한 여유와 행복의 비결이 무엇인지 따뜻한 질문을 건네고 있습니다.


FAQ

몽골 유목민들이 혹독한 겨울 추위를 가리키는 '조드(Zud)'란 무엇인가요?

조드는 몽골 초원에 찾아오는 매서운 폭설과 극심한 호한을 뜻하는 자연 재해입니다. 1미터 넘는 눈이 덮여 풀을 먹지 못하는 '하얀 조드'와, 눈도 없이 기온이 급격히 떨어져 바닥을 얼려버리는 '검은 조드'가 있으며 가축과 야생동물 생존에 큰 위협이 됩니다.

유목민들은 왜 가축을 해치는 늑대를 완전히 소탕하지 않나요?

늑대가 가축을 습격하는 해수이기도 하지만, 병들거나 죽은 동물의 사체를 처리해 초원의 위생을 지켜주는 유익한 역할을 함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유목민들은 늑대를 자연의 일부로 인정하며 일정 개체수를 유지하는 선에서 조율합니다.

카자흐족의 검독수리 사냥 전통은 어떻게 유지되나요?

어린 검독수리(주로 덩치가 크고 사냥을 잘하는 암컷)를 데려와 신뢰를 쌓으며 훈련시킨 뒤 사냥에 활용합니다. 약 8년 정도 함께 생활하고 사냥한 후에는 짝짓기와 번식을 위해 다시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상생의 전통을 지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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