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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 밀양 운문산 해발 1,000m 고지의 상운암에서 20년째 홀로 수행하는 지수 스님은 태양광과 샘물에 의지하며 소박한 산중 일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 배달조차 되지 않는 가파른 오지이지만, 정성을 품고 찾아오는 등산객들의 발길과 스님이 손수 키운 소박한 공양이 어우러져 따뜻한 온기가 채워집니다.
  • 편리함과 속도만을 좇는 현대사회에서, 불편함을 감수하고 마음의 때를 닦아내는 스님의 묵묵한 수행은 자신만의 속도로 살아가는 가치를 일깨워 줍니다.

바람도 구름도 쉬어간다는 경상남도 밀양 운문산, 해발 1,000m 높이의 가파른 바윗길을 따라 올라가면 구름 위에 떠 있는 듯한 오지 암자 상운암(上雲庵)이 나타납니다. 이곳에서는 일흔다섯의 나이에도 운문산 곳곳을 안마당처럼 누비며 20년째 홀로 수행 중인 지수 스님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배달은커녕 전기도 수도도 제대로 통하지 않는 산중 오지이지만, 이상하게도 이곳에는 등산객과 순례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습니다.

가파른 산길을 세 시간 동안 숨을 헐떡이며 올라온 이들은 정성스레 준비한 과일과 반찬, 식초 따위를 배낭에서 꺼내놓습니다. 지수 스님은 산 아래에서 짊어지고 올라온 그 귀한 마음들을 하나도 허투루 다루지 않고, 가장 먼저 부처님 전에 차분히 올려 감사함을 표합니다. 문명의 편리함과는 멀리 떨어져 있지만, 사람과 사람이 나누는 훈훈한 정성으로 가득 찬 상운암의 풍경은 왜 많은 이들이 힘겹게 발걸음을 옮겨 이곳을 찾는지 묵직한 울림을 줍니다.


자연석이 깔린 암자 마당에서 회색 승복을 입은 스님이 서 있고, 뒤편으로 나무와 테이블, 야외 활동복 차림의 등산객이 보입니다.

해발 1,000m 산 정상 부근에서 20년째 홀로 수행을 이어가고 있는 지수 스님의 일상입니다.


해발 1,000m 운문산 상운암에 퍼진 온기

상운암은 신라 시대 화랑들의 수련장이었던 시절부터 이어져 온 깊은 역사를 간직한 터전입니다. 지수 스님이 행자 시절 처음 이곳을 찾아와 산세와 분위기에 마음을 빼앗긴 뒤, 20년 전 다시 돌아와 정착하면서 지금의 산중 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 산속 깊은 곳이라 생활의 기반은 소박하기 그지없습니다. 전기는 작은 태양광 전지판 하나에 의지하여 휴대전화를 충전하거나 야간에 작은 불을 켜는 용도가 전부이며, TV는커녕 문명의 가전제품조차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암자 주방의 가스레인지 위에서 검은색 압력밥솥이 푸른 불꽃을 내며 밥을 짓고 있는 모습입니다.

해발 1,000m 산속 암자에서 직접 지은 따뜻한 밥 한 끼는 산내진미가 부럽지 않은 정성 가득한 공양입니다.


수도 시설이 없어 매일 샘물을 길어다 쓰는 수고로움이 뒤따르지만, 스님에게는 이 모든 과정이 곧 마음을 다스리는 소중한 수행입니다. 음식을 해 먹고 나그네를 대접하는 일상도 마찬가지입니다. 스님이 산자락 밭에서 직접 키운 상추, 감자, 고추, 토마토와 등산객들이 짊어지고 온 밑반찬이 어우러지면 세상 어떤 진미보다 풍성하고 진솔한 산중 밥상이 차려집니다.


푸른 산으로 둘러싸인 상운암 마당의 지붕 아래에서 사람들이 함께 식사하고 있는 모습

스님이 직접 기른 채소로 차린 소박한 자연의 성찬이 오가는 산중의 점심 식사 시간입니다.


현대인이 오지 산중 암자에 발길을 멈추는 이유

복잡하고 빠른 세상에 지친 현대인들이 굳이 해발 1,000m 고지의 상운암을 찾는 까닭은 단순한 등산의 목적을 넘어섭니다. 한 달에 세 번씩 묵직한 배낭을 지고 올라온다는 한 보살님의 말처럼, 자신의 몸 하나 추스르기도 힘든 산길을 수고로이 오르는 행위 자체가 하나의 정성이자 마음의 위안이 되기 때문입니다.


회색 승복을 입은 스님이 야외에서 대야와 물을 이용해 밥그릇과 식기들을 직접 설거지하고 있는 모습

조금은 번거로운 산중 생활이지만, 스님에게는 매일의 일상이 곧 마음을 닦아내는 귀한 수행의 과정입니다.


상운암에 도착한 이들은 음식을 나누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자청해서 일손을 거듭니다. 스님과 함께 그릇을 닦고 놋쇠 촛대를 깨끗이 닦아내며 땀을 흘립니다. 스님은 "그릇과 촛대의 때를 닦아내듯 마음속 번뇌와 때를 닦아내면 부처님의 광명이 드러난다"고 말합니다. 물건을 닦는 소박한 노동 속에서 사람들은 스스로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찌든 일상의 번뇌를 비워내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회색 승복을 입은 스님이 실내에서 고개를 숙여 앞에 있는 물건을 닦고 있는 모습

고요한 산사에서 스스로의 마음을 맑게 닦아내는 수행자의 정진이 이어집니다.


불편함 속에서 찾아낸 마음의 속도와 수고의 가치

상운암의 하루는 온전히 자연의 시계에 맞춰 흐릅니다. 해가 지면 아궁이에 장작을 지펴 따뜻하게 온기를 채우고, 밤이 깊으면 소박한 침낭 하나에 의지해 잠자리에 듭니다. 15성급 호텔보다 공기 좋고 풀 내음 가득한 이곳이 더 좋다고 웃음 짓는 등산객들의 표정에는 인위적인 편의성이 주지 못하는 깊은 여유가 묻어납니다.


붉은 법복을 입은 스님 뒤쪽으로 흐릿한 산등성이 배경과 함께 스님의 손에 들린 작은 목탁이 보입니다.

고요함이 내려앉은 산사에서 저녁 예불을 드리며 하루의 문을 닫습니다.


아침이 오면 스님은 운문산의 숨은 절경과 천년 주목나무가 있는 비밀스러운 포행길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천년 죽고 천년 산다'는 주목나무의 기운을 나누어주며 스님은 매 순간 깨어있고자 애씁니다. 세월이 흘러 일흔다섯이 되었어도, 가파른 산길을 성큼성큼 앞서가는 스님의 걸음 속에는 불편함을 기꺼이 감수하며 쌓아 올린 건강한 삶의 철학이 담겨 있습니다.


울창한 나뭇가지가 하늘을 가득 채우고 있는 커다란 주목나무를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본 모습입니다.

산속 깊은 곳에 숨어 오랫동안 자리를 지켜온 주목나무는 산행 중에 만나는 또 다른 위안입니다.


등산객과 산중 암자가 서로를 채워주는 삶의 풍경

상운암은 단순히 홀로 은둔하는 장소가 아닙니다. 산을 오르는 이들에게는 지친 몸과 마음을 쉬어갈 수 있는 든든한 안식처가 되어주고, 스님에게는 세상의 따뜻한 온정과 인연을 나누는 소중한 교류의 장이 됩니다. 하룻밤을 머물고 떠나는 인연들에게 스님은 밭에서 갓 딴 콩주머니 하나라도 손에 쥐어주며 끝까지 안전을 기원합니다.


회색 승복을 입은 머리 짧은 스님이 나무가 우거진 산길 옆에 서 있는 모습

산중 암자에서 인연을 맺고 떠나는 이들의 배웅을 마친 스님의 뒷모습에는 비움의 미학이 담겨 있습니다.


손님이 떠나간 뒤 홀로 남겨진 암자는 다시 호젓한 정적에 싸이지만, 스님은 허전함마저 자연스럽게 비워냅니다. 비우고 또 비워내는 것이 산중 수행자의 길임을 알기에, 올 때의 반가움과 갈 때의 아쉬움 모두를 관세음보살 염불 소리에 실어 산 아래로 흘려보냅니다.

빠른 세상 속에서 지켜내야 할 자신만의 일상

지수 스님이 전하는 산중 삶의 비결은 거창한 교리나 거창한 수식에 있지 않습니다. 스님은 "내 마음을 닦는 것은 매일 그릇을 닦고 아궁이에 불을 지피는 일상과 같다"며, 스스로 공을 들이는 노동과 수고로움 속에서 비로소 삶의 진정한 자유를 얻을 수 있다고 전합니다.

남들보다 빠르게 달려가는 것만이 미덕으로 여겨지는 시대, 해발 1,000m 구름 위 암자에서 들려오는 풍경 소리와 도경 소리는 우리에게 묻습니다. 지금 우리는 너무 빠른 속도에 떠밀려 정작 스스로의 마음을 들여다볼 여유를 잃어버린 것은 아닐까요? 상운암 지수 스님의 묵묵한 산중 일상은, 자신만의 속도를 찾고 마음의 때를 닦아내는 일이야말로 매일의 삶을 진정 행복하게 만드는 열쇠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FAQ

상운암은 정확히 어디에 있으며 어떤 환경인가요?

경상남도 밀양시 운문산 해발 1,000m 고지에 위치한 오지 암자로, 전기는 태양광 전지판으로 소량만 충전해 사용하고 수도 대신 산중 샘물을 길어 쓰는 곳입니다.

상운암 지수 스님은 이곳에서 얼마나 오래 수행하셨나요?

행자 시절 처음 상운암과 인연을 맺은 뒤, 20년 전 다시 돌아와 일흔다섯의 나이에도 홀로 묵묵히 산중 수행을 이어오고 계십니다.

등산객이나 방문객들은 상운암에서 어떤 시간을 보내나요?

무거운 배낭에 반찬이나 식재료를 짊어지고 올라와 공양을 나누고, 촛대를 닦거나 아궁이에 불을 지피는 등 소박한 수고를 함께하며 마음의 여유를 얻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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