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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연희동의 40년 된 구옥이 대문도 없이 큰 창을 낸 젊은 화가 '콰야'의 독창적인 아틀리에 주택으로 재탄생했습니다.
  • 공사 사기 등 고단한 장벽을 딛고 리놀륨 삼색 바닥, 보라색 H빔, 버려진 옛 계단 난간을 재활용한 맞춤 테이블 등 고유한 취향을 채웠습니다.
  • 규격화된 아파트를 벗어나 오래된 공간의 유전자를 지키며 자신만의 우주를 구축해가는 새로운 주거 가치와 태도를 제시합니다.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의 한적하고 고즈넉한 골목길, 붉은 벽돌집들 사이로 유독 눈길을 사로잡는 집이 한 채 있습니다. 놀랍게도 이 집에는 마땅히 있어야 할 높은 담장도, 튼튼한 대문도 보이지 않습니다. 심지어 길을 향해 시원하게 뚫린 커다란 창에는 커튼조차 드리워져 있지 않지요. 겉만 보면 그야말로 한없이 외향적인 사람의 공간 같지만, 이곳은 놀랍게도 스스로를 철저한 내향인이라 소개하는 젊은 예술가, 화가 '콰야(서세원)' 씨의 아틀리에 겸 보금자리랍니다.

많은 미술 수집가들 사이에서 전시작 완판 작가로 사랑받는 그가 복잡한 도시 한복판에서 40년이 넘은 오래된 구옥을 매입해 직접 다듬고 고쳐나간 사연은 무엇일까요? 이 집은 단순한 부동산이나 단순 거주용 건물이 아닙니다. 집이란 결국 그곳에 머무는 사람의 세계관을 고스란히 시각화한 거대한 캔버스가 될 수 있음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정면에서 바라본 2층 규모의 회색 석재 외벽 단독주택과 그 앞의 마당 모습.

담장과 대문 없이 개방적인 형태를 갖춘 이 집은 예술가만의 독특한 취향으로 재탄생한 보금자리입니다.


왜 구옥의 재발견과 취향의 개인화에 주목해야 할까요?

오늘날 수많은 현대인은 편리하지만 획일화된 규격의 아파트 문화 속에서 살아갑니다. 정형화된 공간 속에서 우리의 개성과 취향도 일정한 틀 안에 갇히기 마련이죠. 하지만 콰야 작가의 집은 남들의 기준이 아닌, 철저히 '나다운 속도'와 '내면의 취향'에 귀를 기울일 때 어떤 삶의 공간이 탄생할 수 있는지를 극적으로 증명합니다.


흰색 벽돌 배경 위에 '나만 고칠 수 있는 집 알록달록 하우스'라는 큰 글자와 어두운 밤하늘 아래 별빛처럼 빛나는 인물이 그려진 그림이 배치된 방송 그래픽 화면.

예술가의 취향이 담긴 공간은 단순한 주거를 넘어 삶의 세계관을 시각적으로 구현하는 창조적인 캔버스가 됩니다.


이 오래된 집은 본래 세입자조차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춥고 벌레가 많다'며 만류했던 아주 낡은 양옥집이었습니다. 하지만 작가에게는 그런 물리적인 단점보다 자신의 영혼을 채워줄 공간만의 고유한 필지와 매력이 더욱 중요했지요. 다소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자신과 고양이 두 마리가 조용히 숨 쉬고 영감을 길어 올릴 공간을 만드는 것, 그것이 바로 그가 구옥에 심어둔 따뜻한 주거의 본질입니다.

무엇이 이 과감하고 알록달록한 변화를 이끌었을까요?

사실 콰야 씨가 지금의 멋진 집을 갖기까지의 과정은 결코 평탄하지만은 않았습니다. 예산이 넉넉하지 못했던 청년 화가 시절, 직접 몸을 부딪쳐가며 셀프 인테리어에 도전했다가 험난한 세상의 풍파를 겪기도 했지요. 전문 업자에게 섀시 시공을 의뢰했다가 잔금만 모두 챙긴 업자가 창문만 떼어낸 채 자물쇠를 걸어 잠그고 잠적해 버린 것입니다. 경찰까지 불렀지만 원만하게 합의하라는 실망스러운 답변만 돌아왔고, 결국 영하의 겨울을 창문도 없이 덜덜 떨며 버텨내야 했답니다.


실내에서 세 사람이 작업 공간을 둘러보고 있는 모습이 담긴 방송 화면으로, 한쪽 벽면에는 캔버스가 걸려 있고 중앙에는 커다란 나무 식탁과 조명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예술가의 철학이 담긴 작업실은 낡은 구옥을 직접 고쳐가며 완성한 특별한 공간입니다.


그 고단하고 눈물겨운 시간을 묵묵히 버틴 것은 오직 나만의 안정된 공간을 갖고 싶다는 오랜 간절함 덕분이었습니다. 과거 누나와 함께 단 1년 동안 주택의 옥탑방에 살았을 당시, 플라스틱 의자를 옥상에 펼쳐두고 밤새 별똥별이 떨어지기를 기다리던 소박하고도 아름다운 기억이 이 고집스러운 여정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었습니다. 마침내 꼼꼼한 검색 끝에 뜻이 통하는 따뜻한 건축 디자이너를 만났고, 오랜 방황 끝에 지금의 인생 공간을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공간을 채우는 디테일, 어떻게 과거와 현재를 연결했을까요?

콰야 작가의 공간에 들어서면 구석구석 정성스럽게 스며든 예술적 시도들이 시선을 가둡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한 공간에 세 가지 색깔로 과감하게 구획한 리놀륨 바닥입니다. 차가운 벽으로 공간을 단절하기보다, 온전히 색감만으로 구획을 나누어 넓은 시야와 시각적 리듬감을 동시에 확보한 현명함이 돋보입니다. 공간 한가운데를 강렬하게 가로지르는 H빔 보강 기둥에는 과감한 보라색을 입혀 집 자체가 하나의 세련된 아틀리에처럼 느끼게 만들었습니다.


실내에서 세 명의 사람이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으로 하얀 벽돌 벽과 큰 테이블, 예술 작품이 장식된 공간입니다.

오래된 구옥의 흔적을 살리면서도 예술가의 개성을 더해 완성한 조화로운 실내 풍경입니다.


이 집의 핵심 매력은 바로 과거와 현재의 영리한 공존에 있습니다. 공사 도중 철거 과정에서 떼어낸 오래된 붉은 계단 난간을 버리지 않고 고스란히 가져와, 거실 중앙에 놓인 커다란 특수 제작 사각 테이블의 다리로 다시 숨을 불어넣었습니다. 세월의 때가 깊이 묻은 붉은 나무 기둥은 차갑고 날카로울 수 있는 현대적 디자인의 테이블에 놀랍도록 아늑한 안도감을 선사합니다.


실내에서 진행자 두 명과 예술가가 서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으로, 벽면에는 격자무늬가 있는 독특한 원목 문과 흰색 벽돌 벽이 보입니다.

기존 집의 낡은 천장재를 재활용해 만든 문은 공간의 가치를 높이는 특별한 오브제가 되었습니다.


과거의 유전자를 남기려는 노력은 2층으로 올라가는 길목에서도 빛을 발합니다. 80년대 양옥집 특유의 감성이 깊게 베여있던 1층 주방 쪽 체리빛 격자 나무 천장을 버리지 않고 조심스럽게 해체하여 보관해 두고 있었는데, 이를 2층 계단 끝 중문으로 리디자인했습니다. 집의 옛 기억을 담은 천장이 이제는 새로운 세대의 온도와 프라이버시를 지켜주는 든든한 등관문으로 다시 태어난 셈입니다.

우리가 앞으로 눈여겨보아야 할 삶의 태도는 무엇일까요?

집 안의 화려한 변신도 아름답지만, 결국 우리에게 가장 큰 울림을 주는 것은 공간을 대하는 콰야 씨의 굳건한 태도입니다. 완벽하게 리모델링된 넓은 2층 공간을 보고 그의 누나가 '가족들과 임시로 방 한 칸만 쓰면 안 되겠느냐'고 부탁했으나, 내향인인 그는 곤란하다며 다정하지만 결코 단호하게 거절합니다. 고양이 두 마리와 오롯이 홀로 마주하며 생각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하는 작가라는 정체성과 스스로의 평화를 온전히 수호하기 위한 내향인만의 조용하고 굳건한 결단력인 것이지요.


실내에서 한 남성이 회색 재킷을 입고 인터뷰하고 있으며 배경에는 그림과 책이 놓인 작업실 같은 공간이 보이고 화면 왼쪽 상단에는 프로그램 제목과 자막이 표시되어 있습니다.

나만의 속도로 채워가는 공간은 과거의 소중한 기억과 현재의 취향이 어우러진 일상의 안식처가 됩니다.


남의 속도를 따라가지 않고 오직 나만의 숨소리와 공간을 사랑할 힘을 가진 삶. 그것이야말로 이 아름다운 연희동 주택이 우리에게 건네는 따뜻한 메시지 아닐까요? 세상을 향해 대문을 활짝 열고 커튼을 달지 않았지만, 내부는 누구보다 확고해 함부로 침범당하지 않는 고유한 규칙을 지켜낸 공간. 집은 단순한 재테크의 대상도, 사치스러운 포장지도 아닙니다. 당신이 거처하는 그 소중한 공간에는 과연 당신이라는 사람이 온전하게 깃들어 살아가고 있나요?


FAQ

예술가 콰야(서세원) 작가가 아파트 대신 오래된 구옥을 선택해 고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과거 누나 서지혜 씨와 함께 1년간 단독주택 옥탑방에 살았을 당시, 함께 별똥별을 기다리며 느꼈던 나만의 공간에 대한 따뜻한 기억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또한 키우는 고양이 두 마리와 작업실을 겸할 수 있는 직주일체의 넓고 자유로운 공간을 원했기 때문입니다.

공사 도중 겪었던 큰 사기 피해와 난관은 어떻게 극복했나요?

예산 부족으로 첫 작업실을 셀프 수리하던 당시, 전문 수리가 필요한 창호 공사업자가 창문만 떼어낸 뒤 공사를 차일피일 미루고 잠적해 추운 겨울을 창문도 없이 버텨야 했습니다. 이 쓰라린 경험을 계기로 더욱 철저한 조사와 검색을 거쳤으며, 뜻이 맞는 건축 디자이너를 만나 현재의 집을 안전하게 완공할 수 있었습니다.

구옥 리모델링에서 옛것을 재활용한 대표적인 독창적 아이디어는 무엇인가요?

기존 80년대 주택 내부의 원형을 보존하기 위해 시공 중 철거된 오래된 계단 난간을 버리지 않고 테이블 다리로 재활용하여 차가운 사각 테이블에 따스함을 입혔으며, 1층 주방에 있던 격자형 나무 천장을 고스란히 떼어내 2층 중문으로 재탄생시켜 집의 과거와 현재를 연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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