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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마트폰 신호마저 끊기는 정선 달뜸골과 화천 비수구미의 혹한을 자처해 찾아 들어간 부부들이 일상의 평화를 지키는 비결을 보여줍니다.
  • 3대째 묵묵히 이어오는 지승공예의 정성 어린 손끝과 쓰러진 고목을 유쾌하게 나르는 놀이 속에서 자연의 진정한 가치가 빛납니다.
  • 모든 것이 빠르고 조급한 현대 도시의 우리에게 이 고립무원의 겨울살이는 '마음의 방향'만 살짝 바꾸면 행복해질 수 있다는 힌트를 건넵니다.

매서운 혹한의 바람이 코끝을 시리게 스치고 온 세상이 고요한 흰 빛으로 얼어붙는 겨울이 찾아왔습니다. 어김없이 차디찬 계절은 산천의 모든 길을 끊어 고립무원의 땅을 만들어버리지요. 그런데 이 멈춘 침묵 속으로, 오히려 제 발로 찾아 들어가 가쁜 숨을 누그러뜨리고 미소를 고르는 이들이 있습니다. 바로 해발 800미터의 깊고 깊은 정선 달뜸골과 겨울이면 꽁꽁 얼어붙는 화천 비수구미 골짜기에 스스로 갇히기를 자처한 사람들입니다.

스마트폰은 신호조차 잡히지 않아 무용지물이 되고 차는커녕 발걸음조차 떼기 힘든 이곳에서, 사람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만 같은 심심한 나날을 보냅니다. 왜 이들은 이 엄혹하고 불편한 산속을 택해 자발적인 소외를 일구고 있을까요? 그 비결은 그야말로 문명과 타인과의 얽힌 고리를 잠시 끊어냄으로써, 오로지 자신들만의 정직한 삶의 가치와 속도를 온전히 되찾는 것에 있었답니다.

1. 자발적인 '고립무원'을 선택하는 이들이 늘어난 지금

눈이 멀리 소담히 쌓인 정선의 외딴 골짜기, 달뜸골. 미끄러운 내리막 빙판에 차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겨우 발끝에 힘을 주며 걸어야만 올라갈 수 있는 외딴 골 안쪽에는 아늑하게 내려앉은 오두막 한 채가 덩그러니 놓여 있습니다. 이곳의 단 하나뿐인 이웃, 시남기·권연희 씨 부부가 살고 있지요. 부부는 바람에 맥없이 쓰러진 거대한 고목들을 소중한 겨울 땔감으로 삼고, 미끄러운 눈 비탈을 타고 장난을 치며 유쾌한 온기를 피워 올리고 있습니다.

또 다른 오지인 화천의 비수구미 마을도 고요한 고립 속의 절경을 드러냅니다. 강한 한파에 강물이 무려 30센티미터나 두껍게 꽁꽁 얼어붙어, 배도 다닐 수 없는 진정한 단절의 겨울 왕국이 되었지요. 주민들이 직접 썰매를 끌어 이 얼어붙은 파로호 위로 짐을 실어 날라야만 비로소 안쪽으로 닿을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 나서환·홍관표 씨 부부는 세상 소리 모두 가라앉은 7년째의 정다운 겨울을 지내고 있습니다.

2. 왜 지금, 불편함 가득한 고립이 가치 있는가

사람들 사이에 엉키고 1초 만에 메시지가 삐삐 울리는 최첨단 문명에서 살던 이들이, 무엇 때문에 이 불편함 가득한 깊은 산촌으로 스스로를 몰아넣었을까요?

과거 병환이 깊어졌던 어머니를 위해 지극정성으로 공기 맑은 산골을 돌며 일구어낸 삶의 흔적 속에서, 달뜸골 부부는 세상과 비교하는 지치고 바쁜 욕심을 단박에 놓아버렸대요. 눈밭을 쓸며 가꾸던 시간 속에서 부부가 깨달은 것은 도시에선 결코 알 수 없었던 참된 평화였습니다. 거친 나뭇가지를 끌어당기다 지치면 거침없이 가슴을 열고 따스한 눈밭에 대자로 누워 눕는 부부의 미소는 너무나도 눈부십니다. "사람이 일만 하고 살면 안 돼. 놀면서, 노래도 부르면서 살아가야지."라고 말하는 무구한 행동 속에서 이들의 평온한 여유가 고스란히 묻어납니다.


눈이 쌓인 산비탈에서 한 남성이 엉덩이를 대고 미끄럼을 타듯 유쾌하게 내려오고 있다.

힘든 일도 즐거움으로 바꾸며 산골 생활을 그들만의 속도로 만끽합니다.


3. 스스로를 가두는 힘, 무엇이 그들을 움직이게 하는가

불편을 뛰어넘는 이들의 고된 노동에는 자연을 대하는 정성과 부지런함이라는 보물이 깊숙이 숨어 있습니다.

화천 비수구미의 하루도 겉보기엔 그저 방에 웅크려 묵묵한 시간만 보내는 것 같지만, 공예가 나서환 씨의 투박한 손길은 쉼이 없습니다. 한지 한 쪼가리를 끊임없이 비비고 꼬아 단단한 줄기로 빚어내는 오랜 공예, '지승공예'를 3대째 잇고 있는 것이지요. 얇디얇은 한지 조각들이 부부의 지극한 집중으로 만나 질기고 견고한 찻 주전자로 탄생하게 됩니다.


실내에서 한 남성과 여성이 나란히 앉아 하얀 한지를 얇게 꼬아 줄을 만드는 지승공예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한지를 꼬아 단단한 줄로 만드는 전통 기법인 지승공예는 부부가 고립된 일상 속에서 오롯이 몰입하는 소중한 시간입니다.


세상은 더 마우스 클릭 클릭 한 번으로 가볍고 편한 플라스틱을 외치지만, 직접 나무를 찾아 패서 군불을 전하고 손끝을 까칠히 깎아 만든 찻그릇에 손을 마주 잡는 기쁨에 비할 순 결코 없겠지요. 그 수그러드는 땀방울이 주는 충만함이야말로 이들을 깊숙한 자연 속에서 지키는 진짜 버팀목입니다.

4. 고립된 삶 속에서 비로소 펼쳐지는 사소한 일상의 기적

문명에서 멀어졌기에 비로소 하루의 아주 귀퉁이에 가꾸어둔 일상조차 놀라운 선물로 변합니다.

엄동설한 얼어붙은 밭에서 갓 뜯어내 온 땅 가득 언 서리가 듬뿍 묻은 차가운 배추조차 따뜻한 마루 밑 방안에 살포시 녹이면, 그야말로 향긋하고 아삭한 자연의 쌈이 됩니다. 꽁꽁 한 파로호 얼음에 작은 구멍을 송송 뚫어 아내와 소리 지르며 함께 쏙쏙 거두어 올리는 귀겨운 빙어 낚시는 마트의 편리함을 아스라이 잊게 만듭니다. 고소하게 튀겨내 한 입 크게 와작이며 씹는 그 쫄깃함 속에서, 비로소 살아 있음을 실감하게 되는 눈부신 여유를 맛보게 됩니다.


방한모를 쓴 남성이 눈이 쌓인 밭에서 얼어붙은 채소를 캐고 있는 모습

꽁꽁 얼어붙은 밭에서도 먹을거리를 찾아내는 소박함 속에 산골 부부의 여유 가득한 일상이 묻어납니다


흰 사발 안에 투명하고 길쭉한 빙어 여러 마리가 물과 함께 담겨 있다.

직접 잡은 빙어로 차려낸 밥상은 산골 생활에서만 맛볼 수 있는 소박하고 귀한 즐거움입니다.


이들의 유유자적한 행복은 "마음 한 번만 가볍게 제자리로 쓰윽 돌려놓으면 이곳이 바로 천국"이라 속삭이는 오래된 진리를 소중한 우리 가슴에 건네 옵니다.

5. 당신에게도 잠시 멈춤의 '고립지'가 있나요

지나온 고단함을 맑게 정돈하고 고립무원의 작은 오막에서 스스로의 속도에 맞춰 깊어져 가는 부부들의 모습은 참으로 경이롭고 든든해 보입니다.

우리들이 당장에 내일의 짐을 싸 들고 스마트폰조차 안 터지는 깊은 강원도 골짜기로 뛰어 들어가는 일은 아주 드물고 또 대단한 용기가 필요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들의 소박하지만 큰 겨울 살이가 던지는 질문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하루의 귀중한 한 부분 동안, 당신 주위에 가득 찬 수많은 인공의 신호들을 조금 꺼둔 채 당신만의 마음을 곧바로 다듬을 '단 몇 분간의 영혼 고립지'를 품어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오늘 밤만큼은 가장 편안한 숨결로 나를 지키는 소중한 반려자에게 미소 띠고 아주 속삭여보길 소망해 마지않습니다. "참 칭찬해, 칭찬해!"


FAQ

오지에 사는 부부들이 혹독한 추위와 고립 속에서도 항상 웃음을 유지하는 행복의 비결은 무엇일까요?

달뜸골 부부는 땔감을 구하는 힘겨운 육체노동도 ‘재미있는 놀이’로 전환하는 쾌활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엉덩이가 다 헤질 정도로 미끄러운 눈밭에서 땔감을 옮기는 꼼수를 즐기는 등, 고난을 놀이로 바꿀 수 있는 생각의 전환과 '칭찬해~' 같은 정다운 다정함이 든든한 비결입니다.

화천 비수구미 주민이 자부심을 가지는 '지승공예'는 어떤 특징을 지닌 공예 기술인가요?

지승공예는 얇고 부드러운 한지조각들을 일정한 간격으로 얇게 찢어서 손으로 가늘게 꼬아 엮는 공예 기법입니다. 한지가 단단한 두 꼬임으로 힘있게 얽히면 아무리 잡아당겨도 뜯기지 않으며, 여기에 가막살나무나 옻나무 추출액 등으로 몇 번이나 옻칠을 하면 가벼운 무게에 뛰어난 방수성까지 가질 수 있습니다.

현대 도시 생활을 살아가면서 이들 오지 부부처럼 내면의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일상의 팁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현대인들에게 필요한 것은 '자발적인 연결 차단'입니다. 퇴극 이후나 주말 하루 쯤은 휴대전화 등의 기기들을 전면 차단하고, 손끝으로 일구어 내는 차 끓이기, 간단한 무언작업(그림 그리기, 바느질 요리 등)처럼 시간의 온도를 늦추어 줄 사소하고 정직한 정성의 시간들을 일상 속에 가두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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