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절망의 끝에서 도시를 떠나 김제의 시골 마을 폐가를 매입한 일본인 미즈노 마사유키 씨가 손수 트리하우스와 살림집을 일구어냈습니다.
- 돈이라는 보이지 않는 감옥에서 벗어나 자연 속에서 정성 어린 노동으로 직접 집을 지으며 잃어버렸던 삶의 기쁨과 자아를 회복했습니다.
- 아이들에게 아파트가 아닌 평생의 추억을 간직할 고향 같은 집을 선물하며, 완공 없는 집에서 매 순간 천천히 느린 여유의 행복을 짓고 있습니다.

넓게 펼쳐진 논밭이 아름다운 전북 김제의 한 호남평야, 그 고즈넉한 마을 어귀에 들어서면 눈을 의심케 하는 진풍경이 펼쳐집니다. 커다란 두 나무 사이에 마법처럼 얹혀 있는 동화 속 오두막, 그 아래에서 해맑게 웃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바람을 타고 들려오는 곳이 있지요.
이곳은 도시라는 차가운 장막에서 벗어나 영혼을 누일 참된 고향을 찾아온 일본인 가장 미즈노 마사유키 씨가 가족들과 함께 10년 동안 정성으로 일궈낸 꿈과 치유의 보금자리랍니다. 벼랑 끝 절망에서 벗어나 손수 고친 폐가와 트리하우스를 통해 그는 우리에게 집이라는 공간의 진짜 가치를 따뜻하게 뭏고 있습니다.
부부 나무처럼 나란히 서 있는 두 큰 나무 사이에 지어진 동화 속 트리하우스입니다.
10년의 구슬땀으로 일궈낸 기적: 폐가에서 피어난 트리하우스
미즈노 씨가 처음 이곳에 터를 잡은 것은 10년 전의 일이었습니다. 당시 그가 마주한 것은 무너지기 직전의 낡아 빠진 한옥 한 채와 그 곁을 든든하게 지키고 선 커다란 고목 두 그루가 전부였습니다. 건축에 대해 아는 것이라곤 단 하나도 없었던 그였지만, 마음이 시키는 대로 망치와 톱을 들었습니다.
그 흔한 도면 한 장 없이 오직 상상력에 기대어 짓기 시작한 트리하우스는 버려진 목재와 폐자재를 활용하여 살을 붙여 갔습니다. 인근의 오래된 집이 헐릴 때 나온 70년 된 서까래와 나무껍질 피죽을 지붕 삼아 자연 친화적인 쉼터를 조금씩 얹어 올렸지요.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나무 위의 오두막은 그렇게 미즈노 씨의 포기하지 않는 구슬땀과 정성 속에서 마침내 현실의 동화가 되었습니다.
아파트 공화국에서 던지는 질문: 당신에게는 '추억을 담는 상자'가 있나요?
편리함과 효율만을 쫓는 오늘날 우리는 대부분 네모반듯하고 규격화된 아파트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우리 아이들에게 훗날 꺼내 볼 '집에 대한 기억'은 얼마나 남아 있을까요? 평생 이사가 잦았던 탓에 고향이라고 부를 만한 따뜻한 가슴 속 장소가 없었다는 미즈노 씨는 자기 자식들에게만큼은 고향을 선물하고 싶었다고 말합니다.
"아이들에게는 오래된 집이라도 나중에 커서 찾아왔을 때 어린 시절의 추억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곳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저에게 집이란 추억을 담는 예쁜 상자랍니다."
매일 아침 부모 같은 두 나무 사이의 등굣길을 걸어가며 자연을 호흡하는 아이들에게 이 집은 언제든 돌아와 쉴 수 있는 영원의 고향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돈이라는 목줄에서 풀려나다: 보이지 않는 감옥을 탈출한 비결
과거 미즈노 씨 역시 도심 속에서 돈이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목줄에 매여 밤낮없이 일만 하던 평범한 회사원이었습니다. 수입이 늘고 집 안의 물건들은 풍족해졌지만 어느 날 컴퓨터 모니터를 보다 우연히 보게 된 창밖의 민들레를 통해 그는 자신이 보이지 않는 차가운 감옥에 갇혀 있음을 처절히 깨달았습니다.
한국인 아내와 가정을 꾸리고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아가던 시절의 모습입니다.
사표조차 던질 용기가 없던 와중에 찾아온 갑작스러운 결핵 진단과 이어진 권고사직은 그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었습니다. 다섯 명의 식구를 책임져야 할 가장으로서 극단적인 생각마저 할 만큼 삶은 혹독하게 무너져 내렸지요. 하지만 막다른 골목에서 마주한 것은 다름 아닌 '나 자신'이었습니다. 어릴 적부터 그저 묵묵히 무언가를 손으로 손수 만들 때 가장 행복해하던 자신의 본질을 되찾으며, 미즈노 씨는 비로소 내면의 깊은 어둠에서 걸어 나올 수 있었습니다.
자연의 속도로 자라는 다섯 아이들: 뼈대 위에 새겨지는 가족의 일상
벼랑 끝에서 그를 잡아준 것은 든든한 아내 은이 씨였고 그녀의 고향인 김제는 가족 모두의 새로운 도약지가 되었습니다. 한옥의 예스러운 뼈대를 물걸레로 닦아내며 65년의 끄름이 묻은 아름다운 나무를 보존했고, 남향의 따사로운 볕이 드는 방에는 일본식 창호 장식을 가미해 개성 있는 숨결을 불어넣었습니다.
계절의 변화를 고스란히 담아내는 겨울 정원에서 누리는 여유로운 일상입니다.
아이들이 한 해 한 해 자라날 때마다 기둥에 정성스레 세로로 새긴 키 측정 흔적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없이 값진 가족의 보물이 되고 있습니다. 자연 속에서 닭과 고양이, 강아지와 함께 장난감을 직접 깎아 만들며 구김살 없이 자라난 아이들은 세상 어디에도 없는 아빠표 특별한 보금자리를 온 마음으로 자랑스러워합니다.
완성 없는 집이 전하는 여운: 천 년을 이어갈 느린 삶의 철학
기동력 빠른 도시의 시선으로 본다면 이 집은 여전히 공사 중인 불편하고 불완전한 집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미즈노 씨에게 완공이란 죽을 때까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가족이 성장하고 새로운 계절이 찾아올 때마다 필요한 공간을 덧대고 고치는 과정 자체가 그들의 삶이자 인생이고, 행복이기 때문입니다.
동네의 느린 트랙터 속도에 맞춰 한 걸음 한 걸음 숨표를 찍어가는 그의 집짓기는 단순히 건물을 올리는 일이 아닙니다. 그것은 돈의 노예가 되지 않고, 정직한 육체노동을 사랑하며,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매 순간 행복의 무게를 곱씹는 숭고한 여정이지요. 오늘날 쫓기듯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미즈노 씨의 완성이 없는 집은 따뜻한 등불처럼 속삭이고 있습니다. 당신의 마음을 채우는 진정한 영혼의 집은 지금 어디에 있느냐고 말입니다.
FAQ
미즈노 씨가 트리하우스와 집을 짓는 데 사용한 재료는 주로 무엇인가요?
주로 버려진 목재나 폐자재, 그리고 허물어진 인근 옛집에서 나온 70년 된 서까래와 나무껍질(피죽) 등을 재활용하여 정성스럽게 지었습니다.
다 쓰러져가는 폐가를 선택해 직접 집을 고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무엇인가요?
도시에서 돈만을 쫓으며 살다가 건강을 잃고 실직하는 혹독한 시련을 겪은 후, '진정으로 내가 만들고 싶었던 것을 만들며 살겠다'는 본래의 자아를 깨닫고 가족들과 함께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 위해 선택했습니다.
미즈노 씨가 생각하는 집의 진정한 가치는 무엇인가요?
단순히 머무르는 인위적인 주거 공간이 아니라, 아이들이 어릴 때의 기억과 가족들의 소중한 순간들이 기둥의 키 재기 흔적처럼 고스란히 저장되는 '추억을 담는 상자'이자 고향이라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