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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발 1,000m 구름 위 상운암에서 전기도 수도도 없이 자신만의 마음의 속도로 살아가는 지수 스님을 만납니다.
  • 직접 손으로 일구는 밭과 샘물, 그리고 등산객들이 전하고 간 소소한 온정이 스님의 하루를 든든하게 채웁니다.
  • 불편함을 감수할 때 비로소 찾아오는 고요와 비움 속에서, 우리 삶의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 질문을 던집니다.

빠르게 굴러가는 도시의 삶 속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해발 1,000m 구름 위 암자 상운암에서 전기도 수도도 없이 살아가는 지수 스님의 삶은 진정한 행복의 기준을 되묻게 합니다. 20년 가깝게 홀로 불편함을 선택하며 살아온 스님의 느리고 고요한 일상은, 비워낼수록 채워지고 낮출수록 밝아지는 '비움의 지혜'를 눈부시게 보여줍니다.

1. 구름 위 상운암에 찾아온 따뜻한 봄날

세 시간 동안 가쁜 숨을 몰아쉬며 가파른 바윗길을 기어올라야 겨우 닿을 수 있는 상운암의 아침은 소박한 정성으로 문을 엽니다. 이곳에서 20여 년째 살아가고 있는 지수 스님은 험한 산길을 헤치고 구름 위 암자까지 찾아오는 등산객들의 발걸음을 결코 그냥 보내는 법이 없습니다. 보살님들의 묵직한 배낭에서 나온 정성 가득한 식초와 밑반찬, 과일들은 스님의 식탁을 든든하게 채워주는 소중한 양식이 됩니다.


등산 배낭을 멘 사람이 연등이 줄지어 걸린 산속 암자 마당으로 걸어 들어오고 있다.

가파른 산길을 지나 암자에 도착한 손님을 스님이 따뜻한 인사로 맞이합니다.


등산객들이 가져온 모든 물건을 받으면 스님은 가장 먼저 부처님 전으로 향해 감사한 마음을 담아 공양을 올립니다. 스님이 사용하고 계시는 소박하고 정갈한 물건들 또한 오랜 시간 동안 인연이 닿은 이들이 하나둘 힘겹게 메고 올라와 준 고마운 정성들의 결실이랍니다.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이 척박한 꼭대기에 이토록 정다운 온정이 넘실거리는 비결은 도대체 어디에 있을까요?


회색 승복을 입은 스님이 나무 벽으로 둘러싸인 주방에서 등산객들이 가져온 물건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상운암을 찾는 등산객들의 정성이 담긴 나눔으로 스님의 식탁은 매일같이 풍성해집니다.


2. 왜 우리는 굳이 이 불편한 삶에 깊이 끌릴까요?

속도와 편리가 최우선시되는 현대 문명사회에서 살아가다 보면 모든 것이 쉽고 빠르게 해결되기 마련이지만, 우리는 역설적이게도 스스로 문명을 버리고 자연으로 들어간 삶에서 더 큰 위안을 얻고는 합니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손바닥만 한 태양광 전지판에 의존해 겨우 휴대전화를 충전하고, 텔레비전도 보지 못한 채 촛불과 랜턴 하나로 어둠을 겨우 밀어내며, 수도도 없어 아궁이에 불을 피워 샘물을 데워 써야 하는 삶인데도 말이죠.


회색 승복을 입은 스님이 고개를 숙이고 무언가를 닦으며 수행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

어둡고 탁한 마음도 닦아내면 밝은 광명이 찾아온다는 스님의 가르침이 깊은 울림을 줍니다.


스님은 이 모든 은근한 수고와 불편함 자체가 곧 마음을 정화하는 훌륭한 수행이라고 웃으며 말씀하십니다. 촛대와 불기를 온 정성으로 깨끗하게 닦아내듯 마음속에 단단하게 쌓여 있던 찌든 번뇌와 욕심을 매일같이 부지런히 문질러 닦아내다 보면, 우리 안의 어두운 구석에도 마침내 맑고 밝은 지혜가 가득 차게 된다는 것이죠.

3. 20년 동안 스님을 구름 위에 머물게 한 동인

지수 스님이 이토록 외진 해발 1,000m의 운문산 상운암에 뿌리를 내린 것은 젊은 행자 시절 우연히 이곳을 마주한 뒤 가슴속에 깊은 사랑을 품게 되면서부터였습니다. 아주 옛날 신라 시대 화랑들의 무예 수련장으로 사용되었을 만큼 웅장하고 신비로운 역사를 품은 이 터는, 한눈에 바라보아도 구름이 머무는 참으로 수려하고 아늑한 명당이었대요.


소나무 아래에서 회색 승복을 입은 스님이 서 있는 모습

20년 넘게 상운암을 지켜온 스님에게 이곳은 마음을 머물게 하는 소중한 도량입니다.


호랑이가 웅크린 형상을 닮은 거대한 운문산 자락에서 스님은 평생토록 관세음보살을 부르며 묵묵히 기도를 올립니다. 매일 반복되는 험준하고 은밀한 포행 길을 기꺼이 걸으며 온몸의 무게를 조용히 견뎌내는 이 고요한 하루는, 스님이 수십 년 동안 흔들임 없이 산에 머물며 소박한 미소를 유지할 수 있게 만든 단단한 버팀목이 되어주었습니다.

4. 산을 오르는 사람들의 삶까지 바꾸는 온정의 힘

상운암의 하루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주는 것은 정기적으로 스님을 찾아 배낭 가득 먹을거리를 짊어지고 올라오는 고마운 보살님들의 수고입니다. 한 달에 몇 번이고 이 높은 산길을 힘든 기색 하나 없이 묵묵히 올라와 자기 일처럼 암자를 구석구석 돌봐주는 손길들이 무척이나 아름답습니다.


등산 모자를 쓴 남성이 커다란 배낭을 메고 숲길을 걷고 있다.

거친 산길을 마다하지 않고 찾아오는 사람들의 다정한 발걸음이 깊은 산속에서 작은 온정이 됩니다.


밭에서 직접 키워낸 감자와 고추, 토마토로 차려낸 소박한 산중 별미 밥상은 먹는 이들의 입과 마음을 동시에 풍요롭게 채워줍니다. 함께 일하고 어울려 밥을 먹으며 서로에게 따뜻한 위안의 눈길을 건네는 동안, 도심에서 켜켜이 쌓였던 현대인들의 단절된 마음과 차가운 피로는 봄눈 녹듯 자취를 감추고 결코 돈으로는 살 수 없는 평온과 따뜻한 행복으로 가득 차오르게 마련입니다.

5. 비우며 살아갈 내일을 준비하며

한바탕 행복한 만남을 뒤로하고 하산을 준비하기 전, 스님은 아무도 쉽게 찾을 수 없는 비밀스럽고 거대한 고귀한 주목나무 한 그루를 은근히 소개해 주십니다. 천 년을 살고 죽어서도 또 영원토록 썩지 않고 그 자리를 천 년 동안 곧게 지틴다는 든든한 나무입니다. 이 경이롭고 올곧은 생명의 기운을 온전히 가슴 깊이 품은 이들은 마침내 자신들이 떠나왔던 일상이라는 현장 속으로 가벼운 발걸음을 옮길 준비를 합니다.


운문산 숲속에 자리 잡은 거대한 주목나무의 굵은 가지와 잎들이 하늘을 가득 채우고 있다.

천 년을 살고 천 년을 죽어간다는 주목나무가 산속 깊은 곳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다들 떠나가 버린 고요한 상운암에 홀로 남겨진 스님은 그 허전함마저 자연의 일부이자 마땅한 순리로 평화롭게 받아들이며, 또다시 산비탈을 따라 흘러가는 저 하얀 구름처럼 비워진 마음으로 하루를 잔잔히 갈무리합니다.

자, 바쁜 일상에 치여 쉴 틈 없이 앞만 보고 내달리던 여러분에게도 오늘 힘겹게 길어 올린 맑은 샘물처럼 따스한 여유 한 모금이 간절히 필요하지는 않으신가요? 문득 마음의 짐이 무겁게 느껴질 때면, 구름도 잠시 길을 멈추고 쉬어가는 밀양 운문산 상운암 지수 스님의 따스하고 고요한 삶의 속도를 조용히 따라가 보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FAQ

상운암은 정확히 어떤 곳에 위치해 있나요?

경상남도 밀양 운문산의 해발 1,000m 고지에 위치해 있습니다. 가파른 바윗길을 약 세 시간 정도 걸어 올라가야 도달할 수 있는 깊고 고요한 암자입니다.

상운암에서는 인위적인 전기나 수도 공급이 전혀 되지 않나요?

네, 일반적인 전력망이나 상하수도 시설이 갖추어져 있지 않습니다. 태양광 전지판을 활용해 휴대폰 충전과 소형 조명만 조심스럽게 사용하며, 수도 대신 자연 속 샘물을 직접 길어다 주방과 생활용수로 사용합니다.

지수 스님이 20년 넘게 고립된 환경에서 수행을 이어나갈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인가요?

자연의 흐름에 순응하며 정성 가득한 노동을 통해 번뇌를 씻어내는 정갈한 삶의 철학 덕분입니다. 놋그릇처럼 마음을 닦는 땀 흘림 자체를 수행으로 기쁘게 받아들이며 삶의 여유를 실천하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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