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nnel_banner
  • 잠시 머물려던 제주에서 14년째 살고 있는 러시아 부부의 사연을 통해, 제주가 단순한 여행지를 넘어 삶의 든든한 터전이 되는 현상을 조명합니다.
  • 수백 년을 품은 비자림의 숲과 내비게이션에도 나오지 않는 해녀들의 쉼터는, 자연과 깊이 교감할 때 얻을 수 있는 치유의 힘을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 도시의 속도 경쟁을 벗어나 자연의 호흡에 맞춰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은, 우리가 진정 회복해야 할 삶의 여유와 철학이 무엇인지 다시금 묻고 있습니다.

화산이 빚어낸 땅, 제주의 봄은 그야말로 넘치는 생명력으로 가득합니다. 살랑이는 봄바람과 고즈넉한 풍경 속에서 오늘 우리는 조금 특별한 이웃들을 만납니다. 단 1년만 머물다 가려던 계획이 무려 14년의 정착으로 이어진 러시아 태생의 니카 씨와 세르게이 씨 부부입니다. 최근 제주는 이들처럼 복잡한 도심의 삶이나 이방인의 낯섦을 내려놓고, 새로운 삶의 터전이자 깊은 치유의 공간으로 삼으려는 이들의 정착 행렬이 꾸준히 이어지는 하나의 사회적 현상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단순한 휴양지를 넘어, 묵묵한 자연의 순리 속에서 삶의 진정한 의미를 되찾아가는 제주의 진짜 매력은 과연 무엇일까요?

14년의 발목을 잡은 마력, 제주는 어떻게 삶의 목적지가 되었나

많은 이들이 제주를 스쳐 가는 여행지로 생각하지만, 누군가에게 이곳은 영감을 주고 상처를 보듬어주는 삶의 목적지가 됩니다. 러시아에서 미술을 전공한 니카 씨에게 제주의 일상은 매 순간이 한 편의 동화입니다. 거친 파도를 헤치는 해녀들의 고단한 몸짓을 보며 우아한 발레리나를 떠올린 그녀는, 그 따뜻한 시선을 담아 그림책까지 펴냈답니다.

이처럼 제주는 빠르고 복잡한 현대 사회에서 잊혀 가는 '오랜 시간과 정성이 들어간 노동'의 가치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습니다. 쉽고 빠르게만 결과를 얻으려는 조급함 대신, 자연이 허락하는 만큼만 얻고 감사하는 삶의 태도가 정착민들의 마음을 강렬하게 사로잡고 있는 것이죠. 눈물나게 고단했을 해녀들의 삶조차 예술로 승화시키는 제주의 포용력은, 왜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 삶의 닻을 내리려 하는지 그 이유를 명확히 설명해 줍니다.

수백 년의 시간과 숨은 비경, 발길을 이끄는 숲과 바다

이들을 곁에 머물게 한 가장 강력한 원동력은 결코 인위적으로 흉내 낼 수 없는 제주의 대자연입니다. 제주의 동쪽, 2,800여 그루의 비자나무가 빼곡히 들어선 비자림으로 발걸음을 옮겨볼까요? 외국인 해설사로 활동하는 고백석 씨의 안내를 따라가면, 무려 800년이 넘는 세월을 느리고 단단하게 버텨온 '새천년 비자나무'와 마주하게 됩니다.


한 손에 붓을 든 사람이 종이 위에 수채 물감으로 나무 그림을 그리고 있는 모습

제주의 숲에서 얻은 영감을 화폭에 담아내며 자연과 어우러진 일상을 이어갑니다.


특히 벼락을 맞을 위기에 처한 암나무를 대신해 벼락을 맞고도 꿋꿋이 살아남은 수나무의 전설은 숲을 걷는 이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합니다. 100년 전의 고요함과 현재의 북적임을 모두 지켜본 나무의 마음을 상상하는 니카 씨의 모습에서 자연을 대하는 깊은 애정이 묻어납니다.


숲속에서 해설사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외국인 부부

제주의 자연과 그 속에 깃든 이야기를 들으며 섬의 매력을 깊이 알아갑니다.


그런데 이때! 14년을 제주에 살았어도 미처 몰랐던 숨은 비경이 펼쳐집니다. 주소도, 내비게이션에도 나오지 않는 해녀들의 옛 쉼터 '돌청산 불턱'입니다. 인공적인 꾸밈없이 자연 지형을 그대로 활용한 이곳 앞바다에서 대체 무슨 일일까요? 힘차게 물살을 가르는 돌고래 떼가 깜짝 등장해 진풍경을 연출합니다. 제주에 오래 살아도 쉬이 만날 수 없는 이 뜻밖의 행운은, 자연의 순리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이들에게 숲과 바다가 내어주는 가장 든든한 위로일 것입니다.

도시의 속도를 버리고 바다의 호흡을 택한 사람들

대자연의 품에 안겨 삶의 방식 자체를 바꾼 사람들도 있습니다. 서울에서의 바쁜 삶을 과감히 정리하고 제주로 내려와 5년 차 해녀가 된 최순덕 씨와 언니 최광숙 씨 자매가 그 주인공입니다. 파도가 부딪히는 거대한 바위 위에서 제주의 봄바람을 맞으며 훌라 춤을 추는 이들의 얼굴엔 도시의 그늘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줄무늬 후드티를 입은 여성이 제주 바닷가 바위 위에서 양팔을 벌리고 자연을 느끼며 서 있다.

제주의 바람과 파도를 온몸으로 마주하며 바쁜 일상 속 잊고 지냈던 나 자신을 다시 돌아봅니다.


"바쁘게 살다 보면 지친 몸과 마음을 돌보지 못할 때가 있죠. 어느 날 갑자기 여기에 앉는 순간 모든 걸 다 내려놓게 되더라고요." 명상과 자연의 춤을 통해 자신을 마주하게 되었다는 순덕 씨의 고백은 많은 것을 시사합니다. 경쟁하듯 앞만 보고 달리던 과거를 뒤로하고, 제주의 바람과 파도에 온전히 몸을 맡긴 채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과정은 현대인들에게 커다란 울림을 줍니다.


제주도의 야외에서 한 여성이 주황색 태왁과 그물을 들고 서 있는 모습

제주 바다가 내어준 귀한 식재료로 차려낸 소박하고 건강한 한 끼 식탁이 일상의 즐거움을 더합니다.


이들의 노동 역시 자연을 훼손하지 않는 정직한 땀방울로 채워집니다. 직접 캔 미역을 데치고, 제철 맞은 뿔소라를 껍질째 깨트려 차려낸 밥상은 그야말로 별미 중의 별미입니다. 소라를 깨는 니카 씨의 모습에 가볍게 넉살을 부리며 웃음꽃을 피우는 식탁. 조미료 하나 없이 갓 채취한 해산물로 채워진 이 소박하고도 풍성한 밥상에는 이웃을 향한 따뜻한 정이 가득 담겨 있습니다.

자연이 내어주는 위로, 당신에게도 쉴 곳이 있나요?

"다른 곳에서 만났으면 또 다른 느낌이었을 거예요. 하지만 우리는 제주에서 자연과 함께 만났기 때문에 왠지 오랫동안 만난 친구 같아요."

낯선 이방인과 귀어 해녀를 진정한 이웃으로 묶어준 것은 다름 아닌 제주의 품이었습니다. 바다도, 숲도, 그리고 그 속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철학도 모두 아름다운 제주의 하루가 저물어갑니다. 복잡한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는 어쩌면 모두 마음속 한편에 자신만의 '제주'를 찾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쉼 없이 달려온 당신의 고단한 일상에도, 모든 것을 내려놓고 오롯이 나를 마주할 수 있는 따뜻하고 든든한 쉴 곳이 있나요?


FAQ

니카 씨 부부는 왜 제주도에 14년째 거주하게 되었나요?

처음에는 1년 정도 가볍게 제주도를 여행하며 머물 생각이었으나,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따뜻한 사람들의 매력에 깊이 빠져들면서 어느덧 14년째 정착해 살아가고 있습니다.

제주 비자림에서 가장 상징적인 나무는 무엇인가요?

비자림에는 수명이 800년이 넘은 '새천년 비자나무'가 가장 유명하며, 암나무를 보호하기 위해 대신 벼락을 맞았다는 애틋한 이야기가 전해지는 '벼락 맞은 비자나무'도 방문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줍니다.

해녀들이 불턱을 사용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불턱은 해녀들이 물질을 마친 후 얼어붙은 몸을 녹이고,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물질 기술을 전수하는 등 휴식과 연대의 공간으로 활용되는 자연 그대로의 쉼터입니다.


원본 영상 보기

# 귀농귀어
# 라이프스타일
# 비자림
# 자연치유
# 제주살이
# 제주정착
# 제주해녀
# 한국기행
# 휴식
# 힐링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