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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윈난성 해발 3,000m 원시림에는 90m 절벽에 매달려 사나운 야생벌과 사투를 벌이며 석청을 채취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 일반 꿀보다 6배 비싼 석청은 이들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자녀들의 도시 유학비를 마련하는 든든한 수입원입니다.
  • 최근 도매상의 발길이 끊기자,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소셜미디어 라이브 방송을 도입해 도시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습니다.

해발 3,000m, 짙은 안개가 깔린 중국 윈난성 다리 바이족 자치주의 깊은 산속. 이곳에는 깎아지른 절벽에 매달려 달콤한 황금을 찾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목숨을 걸고 야생 벌집을 채취하는 '석청꾼'들입니다. 드론조차 신호가 끊겨 접근하기 힘든 험난한 원시림에서, 이들은 왜 그토록 위험한 작업에 뛰어드는 걸까요? 90도에 가까운 가파른 경사와 맹독을 품은 풀들을 헤치고 나아가는 고단한 산행 끝에는, 가족을 향한 묵묵한 헌신과 생존을 위한 치열한 적응기가 숨어 있습니다. 절벽 끝에서 피어나는 따뜻한 노동의 진풍경 속으로 함께 들어가 봅니다.

밧줄 하나에 의지한 90m 절벽의 사투

석청을 얻기 위한 과정은 그야말로 아찔한 고난의 연속입니다. 90m 높이의 거대한 절벽 중간쯤에 자리 잡은 벌집을 채취하기 위해, 작업자들은 오직 밧줄 하나와 나무 의자에 몸을 의지한 채 허공으로 내려갑니다. 첨단 기기인 드론으로 숲을 탐색해 보기도 하지만, 결국 짙은 안개와 깊은 골짜기 속에서는 사람의 경험과 감각만이 유일한 나침반이 됩니다.


배낭을 메고 험준한 산길을 걸어가는 석청꾼의 뒷모습


이곳에서 마주하는 벌은 일반 꿀벌보다 1.5배나 크고 공격성이 강한 '히말라야 검은 벌'입니다. 윈난과 티베트 지역의 야생에서만 서식해 양봉이 불가능한 이 사나운 벌떼의 공격을 피하며, 작업자는 무려 3m에 달하는 나무 국자로 조심스럽게 꿀을 퍼내야 합니다. 조금만 중심을 잃어도 꿀이 쏟아지거나 낭떠러지로 추락할 수 있기에, 20년 경력의 베테랑조차 찰나의 방심도 허락되지 않는 극한의 작업입니다.

일반 꿀의 6배, 산골을 지탱하는 '달콤한 황금'

그렇다면 왜 이렇게까지 위험을 무릅쓰고 절벽에 매달리는 걸까요? 그 이유는 바로 석청이 가진 압도적인 경제적 가치에 있습니다. 자연산 야생 석청은 일반 꿀에 비해 최소 6배 이상 비싼 가격에 거래됩니다. 500g당 우리 돈으로 2만 원에서 4만 원 선에 달하죠.

운이 좋아 하루에 45kg가량의 석청을 채취하는 날에는 약 9,000위안, 우리 돈으로 180만 원에 달하는 큰 수익을 올릴 수 있습니다. 팀원들과 똑같이 나누더라도 1인당 30만 원꼴이 돌아가니, 월 최저 임금이 40만 원 남짓한 산골 마을 사람들에게는 절대 포기할 수 없는 든든한 생명줄이나 다름없습니다.

순도 100%를 향한 고집, 젓가락 수작업

수십 미터 절벽에서 힘겹게 얻어낸 석청은 그 자체로 끝이 아닙니다. 베이스캠프나 집으로 돌아온 석청꾼들은 쉴 틈도 없이 곧바로 정제 작업에 돌입합니다. 놀랍게도 이 과정에 쓰이는 도구는 오직 '젓가락' 하나뿐입니다.


어두운 밤, 창문 안쪽에서 불빛이 새어 나오는 시골집 외관과 그 앞의 살림살이들


꿀 속에 빠진 벌과 하얀 화분(꽃가루)을 일일이 젓가락으로 골라내는 100% 수작업이 이어집니다. 화분이 꿀 속에 오래 남아 있으면 신맛이 나고 품질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쪼그려 앉아 통 하나를 비우는 데만 꼬박 한 시간이 걸리는 고된 과정이지만, 자연에서 얻은 귀한 재료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으려는 이들의 정성과 고집이 빛을 발하는 순간입니다.

절벽을 오르게 하는 진짜 비결, 든든한 가족

이토록 고단한 노동을 견디게 하는 가장 강력한 원동력은 다름 아닌 가족입니다. 남편이 4월부터 7월까지 석청을 따러 산을 헤매는 동안, 아내는 홀로 100마리의 염소를 돌보고 사료용 옥수수를 재배하며 집안을 굳건히 지킵니다. 산행에 지친 남편을 위해 두 달을 말리고 세 시간을 푹 삶아낸 전통 돼지고기 요리 '라로우'를 준비하는 아내의 손길에는 애틋한 정이 가득합니다.

부부가 이토록 구슬땀을 흘리는 이유는 도시에 나가 있는 두 아들의 학비와 생활비 때문입니다. 일 년에 천만 원 가까이 드는 유학 비용을 대기 위해 부모는 기꺼이 절벽과 비탈길을 오릅니다. "우리가 졸업하면 이제 절벽에 안 가셔도 돼요"라는 아들의 따뜻한 말 한마디가, 부부에게는 세상 어떤 꿀보다 달콤한 위로가 된답니다.

산골 마을의 생존법, 소셜미디어 라이브 방송

하지만 첩첩산중의 산골 마을에도 변화의 바람은 불어오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도매상들이 마을까지 찾아와 석청을 사 갔지만, 고가의 꿀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면서 발길이 뚝 끊긴 것입니다. 동네 시장에 내다 팔아도 비싼 가격 탓에 쉽게 지갑을 여는 이가 없었습니다.


마스크를 쓴 남성이 야외에서 스마트폰 삼각대를 세워두고 석청이 담긴 유리병을 들어 보이며 라이브 방송을 하고 있다.


대체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했을까요? 마을의 젊은 세대인 사촌 동생이 소셜미디어 생방송이라는 새로운 돌파구를 찾았습니다. 절벽에서 꿀을 따는 생생한 과정과 정제하는 모습을 라이브로 보여주며 도시 사람들에게 직접 석청을 판매하기 시작한 겁니다. 고생하는 이웃들의 소득을 조금이라도 늘려주기 위해 시작한 이 라이브 방송 덕분에, 석청꾼들은 여전히 산을 오를 수 있는 희망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빠르고 편안한 것만 좇는 현대 사회에서, 자연의 순리에 순응하며 기꺼이 불편함을 감수하는 석청꾼들의 삶은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줍니다. 온몸을 던져 얻어낸 달콤한 결실과 그 뒤에 숨은 가족을 향한 사랑. 여러분의 삶에도 이들처럼 험난한 절벽을 기꺼이 오르게 할 만큼 소중한 존재가 있으신가요?


FAQ

히말라야 검은 벌은 일반 꿀벌과 어떻게 다른가요?

윈난과 티베트 등 특정 야생 지역에서만 서식하는 히말라야 검은 벌은 일반 꿀벌보다 1.5배가량 크고 공격성이 매우 강합니다. 야생에서만 살기 때문에 인공적인 양봉이 불가능하여, 사람이 직접 절벽을 타고 올라가 채취해야만 합니다.

채취한 석청을 굳이 젓가락으로 일일이 정제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석청 속에 벌이나 화분(꽃가루)이 오래 섞여 있으면 꿀에서 신맛이 나고 전체적인 품질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순도 100%의 최고급 석청을 얻기 위해 젓가락 하나로 불순물을 걸러내는 고된 수작업을 거칩니다.

도매상의 발길이 끊긴 석청꾼들은 현재 어떻게 석청을 판매하고 있나요?

동네 시장에서는 고가의 석청이 잘 팔리지 않아, 최근에는 스마트폰을 활용한 소셜미디어 생방송(라이브 커머스)을 도입했습니다. 채취 과정과 여과 과정을 도시 소비자들에게 실시간으로 보여주며 신뢰를 얻고 직접 판매하는 방식으로 판로를 개척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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