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념에 버무린 꼬막무침이 담긴 흰 밥반찬 그릇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11월 초면 시장 좌판에 꼬막이 수북이 쌓이기 시작하는데, 이맘때 꼬막을 한 바구니 사 와 무침을 해 두면 며칠은 밥반찬 걱정을 덜 수 있다. 그런데 집에서 무쳐 보면 식당에서 먹던 것만큼 맛이 진하지 않아 간장이나 고춧가루를 자꾸 더 넣게 된다.
꼬막을 삶고 나면 껍데기에 묻은 거품과 뻘을 씻어 내려고 찬물에 한 번 헹구는 집이 많은데, 이렇게 하면 겉은 깔끔해 보여도 양념을 아무리 맞춰도 꼬막 맛이 밍밍하게 느껴진다. 꼬막무침의 맛을 살리려면 삶은 꼬막을 찬물에 헹구지 않고 그대로 식혀 살을 바르는 것이 좋다.
찬물에 헹구면 밍밍해지는 삶은 꼬막
삶은 꼬막을 찬물에 헹구지 않고 체에 건져 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꼬막무침의 맛은 꼬막살에 든 짭조름한 육즙에서 나오는데, 꼬막이 삶아지며 입을 벌리면 이 육즙이 살 겉면과 껍데기 안쪽에 함께 고인다. 갓 삶은 꼬막을 찬물에 헹구면 살에 묻어 있던 육즙과 껍데기 안에 고인 국물이 물과 함께 씻겨 나가 버린다.
입을 연 삶은 꼬막 껍데기 안에 촉촉한 살이 남은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헹군 꼬막은 보기에는 깨끗하지만 꼬막살에서 나는 바다 맛이 옅어져, 양념을 버무려도 간장과 고춧가루 맛만 앞서고 꼬막 맛은 뒤로 밀린다. 그 빈자리를 양념으로 메우려고 간을 세게 하면 짜기만 할 뿐 꼬막 특유의 감칠맛은 돌아오지 않는다.
삶은 꼬막을 헹구지 않고 그대로 식히면 꼬막살에 육즙이 남은 상태로 양념이 묻어서, 같은 양념을 써도 꼬막 맛이 훨씬 진하게 난다. 대신 삶은 뒤에 씻지 않는 만큼 삶기 전 손질을 꼼꼼히 해 두어야 뻘이나 모래가 씹히지 않는다.
꼬막 맛 빠지지 않게 삶아 무치는 방법
끓는 물에 꼬막을 넣고 국자로 한 방향으로 젓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꼬막은 먼저 소금을 푼 물에 담가 뚜껑을 덮어 어둡게 두고 해감을 한다. 해감이 끝나면 꼬막끼리 박박 비벼 씻거나 솔로 껍데기 골을 문질러, 헹군 물이 맑아질 때까지 여러 번 씻어 둔다. 이때 깨끗이 씻어 두어야 삶은 뒤에 따로 헹굴 일이 생기지 않는다.
냄비에 꼬막이 잠길 만큼 물을 넉넉히 붓고 팔팔 끓으면 꼬막을 넣은 다음, 국자로 한 방향으로만 천천히 저으며 2~3분 삶는다. 한 방향으로 저어 주면 꼬막살이 껍데기 한쪽에 붙어 나중에 살을 바르기가 한결 편하다.
꼬막이 하나둘 입을 벌리기 시작하면 바로 불을 끄고 체에 건지는데, 오래 삶을수록 살이 줄어들고 질겨지기 때문이다. 건진 꼬막은 찬물에 헹구지 않고 넓은 쟁반에 펼쳐 손으로 만질 수 있을 만큼 식힌다. 막 건진 꼬막은 김이 뜨거우니 얼굴을 냄비에서 떼고 건지는 것이 안전하다.
찬물에 헹구지 않은 삶은 꼬막을 넓은 쟁반에 펼쳐 식히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식은 꼬막은 껍데기 이음매에 숟가락 끝을 넣고 비틀어 살을 바른다. 살을 바르다 뻘이 묻은 것이 보이면 찬물 대신 따로 떠 둔 꼬막 삶은 물에 살짝 흔들어 씻는 것이 좋다. 발라 낸 꼬막살은 국물이 촉촉하게 남은 채로 양념에 버무리고, 간은 꼬막의 짠맛을 먼저 본 뒤에 맞추는 것이 좋다.
꼬막 철이 시작되는 지금, 꼬막무침을 만들 때는 삶은 꼬막을 찬물에 헹구지 말고 그대로 식혀 보길 권한다. 찬물에 헹구는 과정 하나만 빼도 양념을 더 넣지 않고 꼬막 본래의 진한 맛을 살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