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우리 안 올라도 480m 산사까지 단풍 왔어요"... 셔틀버스로 오르는 계곡 사찰 단풍길


인제 백담사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인제 백담사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강원특별자치도 인제군 북면의 백담사는 설악산 안쪽, 내설악 깊은 계곡 끝자락에 자리한 절이다. 해발 약 480m 높이에 있어 높은 봉우리까지 오르지 않아도 절 마당에서 설악의 가을 산자락을 가까이 올려다볼 수 있다. 능선에서부터 내려오던 단풍이 이제 이 절 주변까지 닿았다.

절 앞 계곡에는 하얀 자갈밭이 넓게 펼쳐지고, 그 위에 크고 작은 돌탑이 빼곡하게 서 있다. 돌탑 뒤로는 붉고 노란 산비탈이 겹겹이 이어져 계곡과 사찰, 단풍을 한 장면에 담을 수 있다. 백담사 일대 단풍은 이달 중순 주말부터 절정에 들 것으로 전망됐다.

돌탑 너머로 보이는 오색 산자락

인제 백담사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인제 백담사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백담사 앞 계곡은 물이 맑고 바닥의 돌이 희다. 물이 얕아지는 가을에는 드러난 자갈밭이 넓어지고, 찾는 이들이 돌을 하나씩 올려 쌓은 돌탑이 강바닥을 따라 줄지어 선다. 돌탑 사이에 서서 고개를 들면 계곡 양쪽 비탈을 덮은 붉은 단풍과 노란 잎이 정면으로 들어온다.

계곡을 건너 절로 이어지는 다리 위는 상류와 하류를 함께 보기 좋은 자리다. 위쪽으로는 물줄기가 산 사이로 굽어 들어가고, 아래쪽으로는 돌탑이 늘어선 자갈밭과 단풍 든 비탈이 길게 이어진다. 바람이 잦아드는 날에는 얕은 물웅덩이에 물든 산자락이 비치기도 한다.

인제 백담사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인제 백담사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절 안으로 들어서면 전각 지붕 바로 뒤로 산비탈이 솟아 있다. 백담사는 만해 한용운이 머물며 수행한 절로, 경내에는 그의 삶과 문학을 소개하는 만해기념관이 있다. 단풍 든 산을 배경으로 절집 사이를 천천히 걸으면 계곡과는 또 다른 고요한 가을 풍경을 만날 수 있다.

한 시간 남짓 걷는 사찰과 계곡

백담사계곡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백담사계곡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백담사와 앞 계곡은 1시간 안팎이면 넉넉하게 둘러볼 수 있다. 절 마당을 지나 계곡으로 내려가 돌탑 사이를 걷고, 다리 위에서 다시 절을 바라보는 순서로 움직이면 같은 단풍을 여러 방향에서 볼 수 있다. 자갈밭은 돌이 고르지 않아 바닥이 단단한 운동화가 걷기 편하다.

산 정상을 목표로 하지 않아도 되는 만큼 아이나 부모님과 함께 찾기에도 부담이 적다. 봉우리 위에서 내려다보는 단풍 대신, 계곡 바닥에서 올려다보는 산자락과 물가의 돌탑이 이곳 가을 풍경의 중심이다. 해가 높이 뜨는 한낮에는 햇빛이 비탈 정면을 비춰 단풍 색이 또렷해지고, 오후로 기울면 산 그림자가 계곡 바닥까지 길게 드리워 같은 자리에서도 전혀 다른 분위기를 볼 수 있다. 계곡 바람이 차가워 겉옷을 하나 챙기면 오래 머물기 좋다.

셔틀버스와 새로 열리는 계곡길

인제 백담사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인제 백담사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백담사까지는 인제군 북면 용대리 주차장에서 출발하는 셔틀버스를 타고 계곡을 따라 난 좁은 길로 오른다. 일반 차량은 절까지 들어갈 수 없어 용대리에 차를 세운 뒤 버스로 갈아탄다. 차창 밖으로 계곡과 단풍 든 산자락이 이어져 오르는 길도 볼거리다.

걸어서 오르는 길도 새로 생긴다. 용대리 주차장에서 백담사까지 이어지는 총 5.7km 보행로로, 이달 23일께 전 구간이 개통될 예정이다. 다리 두 곳에 놓인 계단을 빼면 대체로 완만해 계곡 물소리를 들으며 단풍 아래를 걸어 오를 수 있다.

보행로가 모두 열리기 전에는 셔틀버스로 오가면 된다. 개통 뒤에는 셔틀버스로 올라가 사찰과 계곡을 둘러보고, 내려오는 길만 새 보행로로 걸으며 계곡 단풍을 한 번 더 즐기는 방법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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