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성수상길 / 한국관광공사-이범수 |
경상북도 안동시 도산면 안동호에는 물 위에 떠 있는 길이 있다. 선성수상길은 호수 수면에 부교 형태로 놓인 데크로, 폭 2.75m에 길이는 약 1km에 이른다. 바닥이 물에 떠 있어 안동호 수위가 오르내리면 길의 높이도 함께 달라진다. 비가 많이 온 뒤와 가문 철에 걷게 되는 높이가 서로 다른 셈이다.
길이 시작되는 예끼마을은 안동댐 건설로 고향이 물에 잠긴 주민들이 옮겨 와 이룬 마을이다. 지금은 공방과 벽화, 갤러리가 골목을 채우고 있다. 마을 앞 물가에서 데크에 오르면 와룡산 자락이 호수를 둘러싸고 있어, 가을에는 물든 산과 그 산이 비친 수면을 한꺼번에 보며 걸을 수 있다.
물 위를 걸으며 보는 와룡산 단풍
선성수상길 / 한국관광공사-이범수 |
선성수상길의 가장 큰 장점은 가파른 산길을 오르지 않고도 넓은 단풍 산자락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데크가 수면 가까이 이어지기 때문에 시야를 가리는 나무나 건물이 거의 없다. 앞쪽으로는 호수 건너편 산줄기가, 발아래로는 그 산이 비친 물이 펼쳐진다.
바람이 잦아드는 시간에는 호수가 잔잔해져 물든 산자락이 물 위에 그대로 내려앉는다. 걸어온 쪽을 돌아보면 호수 위로 길게 이어진 부교와 단풍 든 산, 물이 한 화면에 들어온다. 길 자체가 풍경의 일부가 되는 자리여서 사진을 남기기 좋은 구간이다.
안동시 관광 담당자들은 예년 10월 말 단풍 절정 무렵, 짧은 시간에 들를 만한 안동 명소로 이곳을 꼽은 바 있다. 와룡산 일대 단풍이 드는 시기는 해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물든 산이 호수에 비치는 모습은 이 계절에만 만날 수 있다.
선성수상길 / 한국관광공사-이범수 |
수상길 중간에는 쉬어 갈 수 있는 공간이 있다. 물에 잠긴 마을의 옛 교실을 재현해 두어 의자에 앉아 호수를 내다보며 숨을 고를 수 있다. 안동댐이 들어서기 전 지금의 호수 아래에는 아이들이 다니던 학교와 사람들이 살던 집이 있었다. 쉼터의 옛 교실은 그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자리이고, 창밖으로는 그 마을을 덮은 호수가 펼쳐진다.
이 길은 안동 선비순례길의 한 구간이기도 해서, 호수를 따라 이어지는 순례길의 분위기를 짧게 맛볼 수 있다. 긴 구간을 다 걷지 않아도 물과 산, 옛 마을 이야기를 한 번에 만날 수 있어 가을 나들이 시간이 넉넉하지 않을 때 들르기 알맞다.
왕복 한 시간 코스와 찾아가는 길
선성수상길 / 한국관광공사-이범수 |
편도 약 1km라 끝까지 걸었다가 같은 길로 돌아오면 2km 정도다. 산길처럼 오르막이 이어지는 길이 아니어서 걷는 데 부담이 적다. 중간에 멈춰 풍경을 보고 사진을 찍는 시간까지 넣어 왕복 1시간가량 잡으면 넉넉하다. 폭이 넓은 편이라 마주 오는 사람과 지나치기에도 불편이 없다.
선성수상길 / 한국관광공사-이범수 |
선성수상길은 예끼마을과 함께 선성현문화단지 안에 있다. 문화단지는 연중무휴로 상시 개방하며 입장료를 받지 않고, 주차장도 갖췄다. 차로 예끼마을 쪽 수상길 입구까지 바로 갈 수 있다. 올해 6월에는 선성현문화단지가 경상북도 웰니스관광지로 선정됐다.
수상길을 다녀온 뒤에는 예끼마을 골목을 둘러보며 산책을 이어 가기 좋다. 다만 물 위에 떠 있는 길이어서 바람이 강한 날에는 데크가 흔들릴 수 있고, 비가 내린 뒤에는 바닥이 미끄러울 수 있다. 굽이 낮고 잘 미끄러지지 않는 신발을 신으면 한결 편하게 걸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