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크대 옆에서 물과 물비누를 넣은 분홍 고무장갑의 입구를 손으로 잡고 흔드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설거지를 끝내고 고무장갑을 벗어 놓으면 안쪽이 축축하게 젖어 있다. 손에서 난 땀과 소매 쪽으로 들어간 물이 그대로 남아 있어서인데, 며칠 그렇게 쓰다 보면 손을 넣을 때마다 퀴퀴한 냄새가 올라온다. 바깥쪽은 설거지할 때마다 세제 거품으로 닦이지만 안쪽은 손이 닿을 일이 거의 없어 냄새가 점점 진해진다.
그래서 큰맘 먹고 장갑을 뒤집어 안쪽을 수세미로 문질러 씻는 사람이 많다. 그런데 고무장갑은 뒤집을 때마다 손목 부분이 가장 많이 늘어나고, 몇 번 반복하면 그 자리가 헐렁해지거나 잔금이 가면서 물이 새기 시작한다. 냄새를 빼려다 멀쩡한 장갑을 버리게 되는데, 뒤집지 않고 안쪽만 씻는 방법이 있다.
뒤집어 문지를수록 손목부터 늘어나는 고무장갑
싱크대 옆에 놓인 고무장갑의 좁은 입구와 길게 이어진 손목 부분.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고무장갑 안쪽에서 나는 냄새는 설거지가 끝난 뒤에도 마르지 않은 물기 때문이다. 장갑은 입구가 좁고 손가락 끝이 막혀 있어 안쪽으로 공기가 거의 통하지 않는데, 여기에 손에서 난 땀과 기름기가 섞여 남으면 하루가 지나도 축축한 상태가 그대로 이어지고 그러면서 냄새가 난다.
뒤집어 문지르는 방법은 이 물기를 없애는 데 생각만큼 유리하지 않다. 고무장갑은 손목 쪽이 가장 얇게 만들어져 있어 뒤집는 힘이 그 부분에 몰리고, 억지로 뒤집었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려놓는 동안 얇은 고무가 늘어나 원래대로 돌아오지 못한다. 게다가 손가락 끝은 뒤집어도 잘 펴지지 않아 수세미가 닿지 않는다.
반대로 장갑 안에 물을 붓고 흔들면 물이 손가락 끝까지 저절로 들어간다. 여기에 손 씻을 때 쓰는 물비누를 짜 넣으면 거품이 일면서 고무 표면에 붙어 있던 기름기를 물 쪽으로 떼어 내고, 흔드는 동안 그 물이 장갑 안쪽을 구석구석 지나간다. 장갑을 한 번도 뒤집지 않으니 손목이 늘어날 일도 없다.
고무장갑 입구에 물비누를 펌프해 넣는 가까운 장면.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고무장갑 안쪽에 밴 냄새 빼는 방법
물과 물비누를 넣은 고무장갑을 깨끗한 싱크대 안에 눕혀 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준비할 것은 미지근한 물과 물비누뿐이다. 장갑 한 짝에 물을 종이컵으로 한 컵쯤 붓고 물비누를 두세 번 펌프해 넣으면 충분하다. 물을 너무 많이 넣으면 무거워서 흔들기 힘들고 거품도 잘 나지 않으니, 장갑을 세웠을 때 손가락 부분이 잠길 정도면 된다.
물과 물비누를 넣었으면 장갑 입구를 한 손으로 꽉 움켜쥐어 물이 새지 않게 막고, 다른 손으로 아랫부분을 받쳐 위아래로 흔든다. 손가락 쪽을 아래로 내렸다가 위로 올리기를 스무 번쯤 반복하면 안에서 거품이 차오르는 것이 손에 느껴진다.
그대로 5분을 둔다. 세워 두지 말고 싱크대에 눕혀 두어야 거품 물이 손가락 끝까지 머문다. 5분이 지나면 입구를 열어 물을 버리고 깨끗한 물을 다시 부어 흔들어 헹구는데, 헹군 물에서 거품이 더 나오지 않고 장갑 안쪽을 손끝으로 만졌을 때 미끌거리지 않으면 다 씻긴 것이다.
냄새가 오래 배어 한 번으로 빠지지 않으면 식초와 물을 1대 1로 섞은 물에 10분을 담그고, 그다음 장갑을 뒤집어 다시 10분을 담근다. 문지르지 않고 담그기만 하니 고무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헹군 뒤에는 빨래집게로 손가락 끝을 집어 거꾸로 늘어뜨려 두면 물이 입구 쪽으로 흘러내리면서 안쪽부터 마르고, 안쪽이 마르면 원래대로 돌려 바깥쪽을 말린다. 햇빛이 드는 자리는 피하는 것이 좋다. 고무는 햇볕을 오래 받으면 딱딱해지면서 갈라진다.
빨래집게로 손가락 끝을 집어 그늘진 베란다 건조대에 거꾸로 걸어 둔 고무장갑.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한동안 쓰지 않고 넣어 둘 장갑이라면 다 마른 뒤에 비닐봉지에 밀가루 한 숟가락과 함께 넣고 봉지 입구를 잡아 흔들어 겉면에 밀가루를 골고루 묻힌다. 밀가루가 표면에 남은 물기를 잡아 주어 고무끼리 달라붙지 않는다. 그다음 봉지를 눌러 공기를 빼고 밀봉해 두면 된다.
설거지가 잦은 집이라면 일주일에 한 번쯤 물비누를 넣고 흔들어 씻어 보길 권한다. 고무장갑 안쪽을 챙기는 일은 날마다 그 안에 손을 넣는 사람을 챙기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