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 오르는 순대와 대파가 담긴 순댓국 한 그릇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찬바람이 부는 11월 저녁이면 따뜻한 국물 한 그릇이 생각나는데, 마침 냉장고에 어제 사 온 순대가 한 줌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 간식으로 사 먹는 순대는 양이 애매해서 한 번에 다 먹지 못하고 포장째 냉장고에 넣어 두기 쉽다.
남은 순대는 보통 전자레인지에 돌리거나 찜기에 다시 쪄서 먹는다. 그런데 하룻밤 지난 순대는 데워도 처음 샀을 때처럼 말랑하지 않고 껍질은 질기고 속은 퍽퍽해서, 몇 점 먹다 보면 젓가락이 잘 가지 않는다.
이럴 때는 순대를 다시 찌는 대신 시판 곰탕에 넣어 끓이면 된다. 곰탕 국물에 순대와 대파를 넣고 끓인 다음 마늘과 멸치액젓으로 만든 다대기를 곁들이면, 밥 한 공기를 말아 먹는 순댓국 한 그릇이 10분 안쪽으로 차려진다.
하룻밤 지나면 퍽퍽해지는 남은 순대
단면의 당면과 찹쌀이 보이는 남은 순대 조각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순대 속에는 당면과 찹쌀, 채소가 들어 있는데, 냉장고에 두면 당면과 찹쌀이 식으면서 굳어 속이 단단해진다. 처음 샀을 때의 말랑한 식감은 따뜻할 때만 유지되는 셈이라, 하룻밤만 지나도 칼로 썰면 속이 부서지듯 갈라지는 편이다.
찜기에 다시 찌면 겉은 데워지지만 굳은 속이 다 풀리기 전에 껍질부터 마르기 쉽고, 전자레인지에 돌리면 가장자리가 먼저 딱딱해진다. 그래서 따로 데워 먹는 순대는 처음 맛을 내기 어렵고, 뜨거운 국물에 잠기게 해서 데우는 쪽이 낫다.
곰탕 국물에 넣고 끓이면 순대가 국물 속에서 고르게 데워져 굳었던 속이 국물을 머금으며 다시 말랑해진다. 사골로 낸 시판 곰탕은 이미 진한 맛과 간이 들어 있어 따로 육수를 낼 필요가 없고, 순대의 고소한 맛까지 더해져 순댓국 맛에 가까워진다.
먹고 남은 순대로 순댓국 끓이는 방법
다진 마늘과 고춧가루를 섞은 다대기와 썬 대파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3인분 기준으로 시판 곰탕 3~4인분과 남은 순대, 대파 1/4대를 준비한다. 다대기는 다진 마늘과 멸치액젓, 미림을 각 1/2스푼, 국간장과 고춧가루를 각 1스푼씩 작은 그릇에 담아 고루 섞어 두면 되고, 순대는 한 입 크기로 썰고 대파는 송송 썬다.
냄비에 곰탕을 붓고 중불에 올려 국물이 끓어오르면 썰어 둔 순대를 넣는다. 찬 국물에 순대를 같이 넣고 오래 끓이면 껍질이 터져 속의 당면이 국물에 풀어지기 쉬우니, 국물이 먼저 끓은 다음에 넣는 것이 좋다.
끓어오른 곰탕 국물에 썬 순대를 넣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순대를 넣고 국물이 다시 끓어오르면 불을 약하게 줄이고 속까지 데워지도록 잠시 더 끓인다. 숟가락으로 순대를 눌렀을 때 속까지 말랑하게 들어가면 다 데워진 것이고, 이때 대파를 넣고 한소끔 더 끓인 뒤 불을 끈다.
대파를 넣고 한소끔 끓이는 순댓국 냄비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간은 소금을 따로 넣지 않고 다대기로 맞추는 것이 좋다. 시판 곰탕에는 이미 간이 되어 있어 다대기를 한 숟가락씩 풀어 가며 맛을 보는 편이 짜지 않은데, 뜨거운 국물에 밥 한 공기를 말면 순대와 국물이 함께 떠져 든든한 국밥 한 끼가 된다.
시판 곰탕 대신 시판 설렁탕이나 집에서 끓여 얼려 둔 사골국을 써도 순서는 같다. 순대와 함께 받아 온 간이나 허파가 남았다면 한 입 크기로 썰어 순대와 같은 때에 넣어 끓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