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 버린 묵은지, 멸치 넣고 '이렇게' 졸여보세요"…고기 없이도 한 냄비 푸짐합니다


자작한 국물에 부드러운 묵은지와 멸치가 담긴 김치찜 냄비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자작한 국물에 부드러운 묵은지와 멸치가 담긴 김치찜 냄비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김치냉장고 안쪽에서 시어 버린 묵은지가 눈에 들어오고, 고기 없이도 한 냄비 푸짐하게 끓일 수 있는 멸치 김치찜이 먼저 떠오른다. 그런데 막상 끓여 보면 국물 맛이 구수하기보다 씁쓸하게 남아, 식구들 숟가락이 국물보다 김치 쪽으로만 가는 경우가 생긴다.

쓴맛이 나면 대개 설탕을 더 넣거나 멸치 양을 줄여 보는데, 설탕을 넣으면 국물이 들쩍지근해지고 멸치를 줄이면 김치찜 특유의 구수한 맛까지 같이 빠진다. 멸치 양은 그대로 두고 넣는 때만 바꾸면 이 고민이 대부분 풀린다.

묵은지를 먼저 볶아 물을 붓고 끓이다가, 국물이 3분의 1쯤 줄었을 때 미리 볶아 둔 국멸치를 김치 사이에 넣는 방식이다. 멸치를 처음부터 넣지 않아야 쓴맛이 올라오지 않고 국물 맛이 깔끔해진다.

처음부터 넣은 멸치에서 올라오는 쓴맛

검은 내장을 제거한 국멸치 몸통을 담은 깨끗한 작은 접시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검은 내장을 제거한 국멸치 몸통을 담은 깨끗한 작은 접시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멸치는 짧게 끓이면 구수한 맛이 우러나지만, 오래 끓일수록 몸통에 남은 쓴맛까지 국물로 빠져나온다. 멸치 육수를 낼 때 오래 두지 않고 건져 내는 것도 같은 이유인데, 김치찜은 묵은지가 부드러워질 때까지 한참 졸이는 요리라서 처음부터 넣은 멸치는 그 시간 내내 냄비 안에서 끓게 된다.

여기에 내장이 붙은 멸치를 그대로 쓰면 쓴맛은 더 진해진다. 검은 내장은 열을 받으면 쓴맛과 비린내를 함께 내기 때문인데, 김치찜처럼 국물을 졸여 맛이 한데 모이는 요리에서는 작은 쓴맛도 크게 느껴진다.

국물이 3분의 1쯤 줄어든 뒤에 멸치를 넣으면 남은 조리 시간이 짧아 구수한 맛은 배어들고 쓴맛이 우러날 시간은 줄어든다. 이때는 묵은지가 이미 양념을 머금고 부드러워진 상태라서, 멸치를 김치 사이에 끼워 두기만 해도 국물과 김치에 고르게 맛이 퍼진다.

멸치 김치찜 국물에 남는 쓴맛 줄이는 방법

기름 없이 마른 팬에서 국멸치 몸통을 볶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기름 없이 마른 팬에서 국멸치 몸통을 볶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준비물은 묵은지 600g, 물 600ml, 국멸치 몸통 40g이다. 국멸치는 머리를 떼고 배를 갈라 검은 내장을 빼낸 다음, 기름을 두르지 않은 마른 팬에 넣고 약불에서 뒤적이며 볶아 둔다. 고소한 냄새가 올라오고 손으로 꺾었을 때 바삭하게 부러지면 다 볶아진 것이다.

냄비에 묵은지를 넣고 양념과 함께 볶아 김치 겉면에 양념이 고루 묻게 한다. 김치 숨이 죽고 양념 냄새가 올라오면 물 600ml를 붓고 뚜껑을 닫아 센불로 끓이다가, 국물이 끓어오르면 불을 낮춰 천천히 졸이는 것이 좋다.

양념이 고루 묻은 묵은지를 냄비에서 끓이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양념이 고루 묻은 묵은지를 냄비에서 끓이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국물이 처음보다 3분의 1쯤 줄어들면 뚜껑을 열고 볶아 둔 멸치를 넣는다. 김치 잎을 젓가락으로 살짝 들어 그 사이사이에 나눠 끼워 넣어야 멸치가 국물에 고루 잠기고, 그 상태로 국물이 자작하게 남을 때까지 졸인다. 냄비 바닥에 김치가 눌어붙지 않도록 가끔 냄비를 흔들어 주는 것이 안전하다.

김치 잎 사이에 볶은 국멸치를 끼워 넣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김치 잎 사이에 볶은 국멸치를 끼워 넣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멸치를 볶을 때 색이 짙어지고 연기가 날 만큼 오래 두면 탄 맛이 국물에 배어 늦게 넣어도 쓴맛이 나므로, 색이 변하기 전에 팬에서 덜어 낸다. 남은 김치찜은 데울 때마다 멸치가 다시 끓게 되니 먹을 만큼만 덜어 한 번에 데우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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