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황빛 육수에서 새우 머리를 건져 내는 국자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11월이면 따끈한 국물 생각이 나는데, 제철 대하나 새우를 사다 손질하고 나면 개수대에 새우 머리가 수북이 남는다. 껍질과 한데 모아 음식물 쓰레기로 버리고 나면 냄새가 날까 신경이 쓰이고, 버리는 양이 생각보다 많아 아깝다는 마음도 든다.
새우 머리를 따로 모아 쌀뜨물에 끓이면 멸치나 다시마를 쓰지 않아도 국물 맛이 나고, 여기에 무와 갑오징어를 넣으면 3인분 오징어뭇국 한 냄비가 15분 안쪽으로 끓는다. 국물이 시원해서 밥을 말고 김치만 곁들여도 한 그릇을 금방 비우게 된다.
새우 머리가 국물 맛을 내는 이유
새우 머리의 주황빛 내장이 보이는 손질 접시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새우 머리 안에는 주황빛 내장이 들어 있는데, 끓는 물에 넣으면 이 내장과 껍질에서 새우 특유의 단맛과 감칠맛이 우러나와 국물이 금세 진해진다. 살만 발라 먹고 머리를 버리면 새우에서 맛이 가장 진한 부분을 놓치게 되는 셈이라, 국물 요리에 쓰면 육수 재료를 따로 사지 않아도 된다.
맹물 대신 쌀뜨물을 쓰는 것도 국물 맛을 채우는 방법이다. 쌀을 씻을 때 나오는 뿌연 물에는 쌀 전분이 섞여 있어 국물이 부드럽고 구수해지고, 고춧가루를 풀었을 때도 맛이 거칠지 않게 어우러진다. 첫 번째 물은 버리고 두 번째로 씻은 물부터 받아 쓰는 것이 좋다.
두 번째 쌀뜨물을 받는 스테인리스 볼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갑오징어는 오래 끓이면 살이 줄어들고 질겨지기 때문에 넣는 순서가 맛을 가른다. 무를 먼저 넣어 단맛이 충분히 나온 뒤에 갑오징어를 넣고 짧게 끓여야 국물은 시원하고 갑오징어는 부드럽게 씹힌다.
새우 머리 육수로 오징어뭇국 시원하게 끓이는 방법
손질한 새우 머리와 무, 갑오징어를 준비한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3인분 기준으로 쌀뜨물 6컵, 새우 머리 2컵, 납작하게 썬 무 2줌, 손질한 갑오징어 1컵, 고춧가루 2큰술을 준비한다. 간은 굴소스 1큰술, 소금 1작은술, 다진 마늘 1작은술, 송송 썬 파 약간으로 맞춘다. 새우 머리는 앞쪽의 뾰족한 뿔과 긴 수염을 가위로 잘라 내고 흐르는 물에 가볍게 헹궈 둔다.
냄비에 쌀뜨물 6컵을 붓고 끓어오르면 새우 머리 2컵을 넣어 육수를 낸다. 새우 머리가 빨갛게 변하고 국물에 주황빛이 돌면서 새우 향이 올라오면 국자로 머리를 건져 내고, 위에 뜬 거품도 함께 떠내야 국물이 깔끔하다.
김치와 곁들인 갑오징어뭇국 한 그릇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건져 낸 국물에 고춧가루 2큰술을 풀고 무 2줌을 넣어 중불에서 끓인다. 무 가장자리가 투명해지고 젓가락으로 찔렀을 때 쑥 들어가면 거의 익은 것이라, 이때 갑오징어 1컵을 넣고 굴소스와 다진 마늘을 넣는다. 굴소스에도 짠맛이 있으니 소금은 맛을 보면서 나눠 넣는 것이 좋다.
새우 머리는 손질한 날 바로 쓰는 것이 가장 좋고, 껍질이 검게 변했거나 비린내가 강하게 나는 머리는 국물에 쓰지 않는다. 당장 끓이지 못할 때는 물기를 빼 냉동해 두었다가 언 채로 끓는 쌀뜨물에 넣으면 된다.
갑오징어 살이 하얗게 변하고 가장자리가 살짝 말려 올라가면 다 익은 것이라, 파를 얹고 바로 불을 끄면 씹을 때 질기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