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채 당면, 맨물에 삶지 마세요"…'이 물'에 삶으면 며칠이 지나도 탱글합니다


간장물에 삶아 짙은 갈색과 투명한 속이 보이는 잡채 당면.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간장물에 삶아 짙은 갈색과 투명한 속이 보이는 잡채 당면.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명절에는 잡채를 큰 대접으로 한가득 만들어 두고 며칠에 걸쳐 나눠 먹는 집이 많다. 만든 날 저녁에는 면이 쫄깃한데, 다음 날 냉장고에서 꺼내 보면 당면이 퉁퉁 불어 굵어져 있고 서로 엉겨 붙어 한 덩어리가 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젓가락으로 떠올리면 면이 툭툭 끊어지기도 한다.

그럴 때 프라이팬에 다시 올려 기름을 조금 더 두르고 볶아 보지만, 이미 물을 머금은 면은 더 물러지고 기름만 겉돌아 먹을수록 느끼해진다. 간장을 더 넣으면 이번에는 짜기만 해서, 결국 명절 끝에 남은 잡채를 그대로 버리게 된다.

당면을 삶는 물부터 바꾸면 이 문제가 한결 덜하다. 맨물 대신 간장과 설탕을 풀어 끓인 간장물에 당면을 삶는 방법인데, 처음부터 면 안쪽까지 간이 배어 따로 양념에 볶지 않아도 되고 며칠이 지나도 면이 덜 붇는다.

맨물에 삶은 당면이 하루 만에 붇는 이유

투명하게 익은 당면 한 가닥의 굵기와 속이 가까이 보이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투명하게 익은 당면 한 가닥의 굵기와 속이 가까이 보이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당면은 고구마 전분으로 뽑은 면이라 삶는 동안 주변의 물을 안쪽까지 빨아들이면서 굵어지고 투명해진다. 맨물에 삶으면 당면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무 맛도 없는 맹물뿐이라서, 면은 냄비에서 나온 뒤에도 물을 더 먹을 수 있는 상태 그대로 남는다.

그 뒤에 간장 양념을 붓고 볶아도 간은 면 겉에만 묻는데, 안쪽이 이미 맹물로 차 있어 양념이 파고들 자리가 없기 때문이다. 접시에 담아 두면 당면이 겉의 양념과 채소에서 나온 물까지 뒤늦게 빨아들이면서 하루 만에 굵게 불고, 겉에 묻어 있던 간은 도로 빠져 싱거워진다.

삶는 물에 간장과 설탕을 미리 풀어 두면 당면이 빨아들이는 것이 맹물이 아니라 간이 된 물로 바뀐다. 안쪽까지 간장 맛이 들어간 채로 삶아지니 나중에 양념에 볶는 과정이 필요 없고, 기름에 볶지 않은 만큼 맛도 덜 느끼하다. 볶는 것은 채소와 고기만 하고 당면은 삶는 단계에서 끝내면 된다.

간장물에 당면 삶아 잡채 만드는 방법

진간장과 흑설탕을 푼 물이 끓는 냄비에 마른 당면을 넣는 장면.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진간장과 흑설탕을 푼 물이 끓는 냄비에 마른 당면을 넣는 장면.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큰 냄비에 물 1.5리터를 붓고 진간장 100밀리리터와 흑설탕 7~8스푼을 넣어 팔팔 끓인다. 설탕이 많아 보이지만 간장의 짠맛을 눌러 주는 양이라 다 삶고 나면 단맛이 따로 튀지 않는다. 간장은 색이 진하고 짠맛이 분명한 진간장을 쓰는 것이 좋다.

물이 끓어오르면 마른 당면을 미리 불리지 말고 그대로 넣고, 넣자마자 젓가락으로 크게 한 번 저어 면끼리 달라붙지 않게 풀어 준다. 그대로 센 불에서 8분을 삶는데, 중간에 두세 번 저어 주면 고르게 익는다. 8분이 지나면 면이 짙은 갈색으로 물들고 속까지 투명해지는데, 한 가닥 건져 끊어 봤을 때 가운데 흰 심이 보이지 않으면 다 삶아진 것이다.

끓는 간장물 속 당면을 나무젓가락으로 풀어 주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끓는 간장물 속 당면을 나무젓가락으로 풀어 주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다 삶은 당면은 찬물에 헹구지 않는다. 헹구면 안쪽까지 배어든 간장물이 도로 빠져나가 싱거워진다. 체에 그대로 쏟아 물기만 뺀다. 이때 김이 확 올라오니 체를 싱크대에 미리 놓고 얼굴을 냄비 위로 숙이지 않은 채 부어야 안전하다.

싱크대 위 체에 삶은 당면을 쏟아 물기를 빼는 장면.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싱크대 위 체에 삶은 당면을 쏟아 물기를 빼는 장면.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물기가 빠지고 김이 조금 가라앉으면 아직 따뜻할 때 참기름 1큰술과 간장 1스푼을 넣고 손으로 조물조물 무친다. 참기름이 면 겉을 감싸면 수분이 드나드는 것이 줄어 다음 날까지 쫄깃함이 남는다. 남은 잡채는 한 김 식혀 밀폐용기에 담아 냉장 보관하고, 간이 세게 느껴졌다면 다음번에 간장을 20밀리리터쯤 줄인다.

명절에 잡채를 크게 한 번 만들어 둘 생각이라면 당면 삶는 물부터 간장물로 바꿔 보길 권한다. 삶는 단계에서 간을 끝내 두면 며칠을 두고 먹어도 만든 날과 비슷한 식감으로 먹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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