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쓰는 게 늘 아끼는 건 아닙니다"…나무 수저 교체 신호 세 가지만 알아두세요


밝은 주방 조리대 위에서 나무 젓가락과 수저의 끝과 표면을 가까이 살펴보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밝은 주방 조리대 위에서 나무 젓가락과 수저의 끝과 표면을 가까이 살펴보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수저통에서 나무 젓가락을 꺼내다 보면 끝부분만 유난히 색이 어두워진 것이 눈에 들어온다. 처음 살 때는 매끈하고 밝았는데 몇 년 쓰는 사이에 끝이 거뭇해지고 표면도 손에 걸릴 만큼 거칠어져 있다. 밥상에 올리기 전에 한 번 들여다보고는 마땅한 방법이 떠오르지 않아 그대로 다시 놓게 되는 물건이다.

이런 젓가락을 두고 대개는 더 열심히 씻는 쪽을 택한다. 끓는 물에 담가 삶아 보고 베이킹소다를 묻혀 문질러 보기도 하는데, 물기를 닦아 놓고 며칠 지나 다시 보면 어두워진 끝은 그대로 남아 있다. 닦는 힘을 키워도 색이 돌아오지 않는 이유가 따로 있다.

나무 수저와 젓가락은 밝은 데서 한 번 살펴보는 것만으로 더 쓸 것과 정리할 것이 갈린다. 교체 신호 세 가지를 알아 두고, 아직 멀쩡한 것에는 먹을 수 있는 오일을 얇게 한 번 발라 두면 쓰는 기간이 눈에 띄게 늘어난다.

끝이 거뭇해진 나무 젓가락을 삶아도 색이 그대로인 이유

나무 젓가락 끝부분에만 남은 옅은 어두운 변색을 가까이 보여 주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나무 젓가락 끝부분에만 남은 옅은 어두운 변색을 가까이 보여 주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나무는 겉이 매끈해 보여도 안쪽에는 물이 드나드는 미세한 구멍이 촘촘하게 있다. 국물이나 양념이 묻은 채로 설거지통에 오래 담겨 있으면 그 물이 구멍을 따라 안으로 들어가는데, 젓가락 끝은 입에 닿고 반찬에 닿는 자리라 가장 자주 젖는다. 어두워진 색은 겉에 묻은 때가 아니라 나무 속까지 들어간 물과 양념이 남긴 자리다.

그래서 겉만 문질러도 색이 빠지지 않고, 삶는 방법은 오히려 손해가 되는 경우가 많다. 새 제품에 입혀진 코팅은 뜨거운 물에 오래 담기면 갈라지면서 하얗게 일어나는데, 코팅이 벗겨진 자리로는 물이 더 빨리 들어간다. 표면이 거칠어지고 씻은 뒤에도 냄새가 남기 시작하는 것도 이 무렵이다.

정리할 때를 알려 주는 신호는 세 가지다. 끝이 거뭇하게 변색됐거나, 손에 걸릴 만큼 표면이 거칠어졌거나, 코팅이 하얗게 일어났으면 그것은 닦을 단계가 아니라 바꿀 단계다. 이미 색이 변한 나무에 오일을 발라도 색은 돌아오지 않는다. 오일은 아직 멀쩡한 나무에 물이 들어가지 못하게 막을 만들어 두는 쪽으로 쓰는 것이다.

나무 수저에 식용 오일 발라 더 오래 쓰는 방법

밝은 곳에서 나무 젓가락과 수저의 표면을 하나씩 확인하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밝은 곳에서 나무 젓가락과 수저의 표면을 하나씩 확인하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준비할 것은 포도씨유처럼 먹을 수 있는 오일 한 방울과 마른 키친타월 한 장이면 충분하다. 먼저 창가나 불빛 아래처럼 밝은 곳에서 젓가락과 수저를 하나씩 돌려 보며 앞의 신호 세 가지를 확인하고, 신호가 없는 것만 따로 모아 둔다.

고른 것은 미지근한 물에 중성세제를 묻힌 부드러운 수세미로 나무 결 방향을 따라 닦는다. 설거지통에 담가 두거나 식기세척기에 넣으면 뜨거운 물과 강한 세제에 코팅이 상하니, 손으로 씻고 바로 건져 내는 것이 좋다.

싱크대에서 부드러운 수세미로 나무 수저 결 방향을 따라 닦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싱크대에서 부드러운 수세미로 나무 수저 결 방향을 따라 닦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헹군 뒤에는 마른 행주로 물기를 닦고 통풍이 되는 그늘에 세워 반나절 넘게 바짝 말린다. 물기가 남은 상태에서 오일을 바르면 수분을 나무 안에 가둬 놓는 셈이 되니, 겉이 아니라 속까지 마르도록 시간을 넉넉히 두는 것이 중요하다. 빨리 말리려고 직사광선에 오래 두면 나무가 트기 쉬워 실내 그늘이 더 안전하다.

마른 행주 위에 세워 그늘에서 말리는 나무 수저와 젓가락.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마른 행주 위에 세워 그늘에서 말리는 나무 수저와 젓가락.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다 마르면 키친타월에 오일을 한 방울 떨어뜨려 손잡이부터 끝까지 결을 따라 얇게 문지른다. 30분쯤 그대로 두어 스며들게 한 다음, 마른 키친타월로 표면에 남은 기름을 한 번 더 닦아 낸다. 손으로 쥐었을 때 끈적거리지 않고 은은한 윤기만 남으면 제대로 된 것이다.

이렇게 관리한 나무 수저도 날마다 쓴다면 석 달에서 다섯 달쯤 지났을 때 상태를 다시 보는 것이 좋고, 그 사이에 변색이 생기면 기간과 상관없이 바꾼다. 오일은 한 달에 한 번이면 충분하다. 스테인리스 수저는 따로 손볼 것 없이 오래 쓰고, 실리콘 제품은 1년쯤 쓰고 바꾸면 된다.

오늘 저녁에 수저통을 한 번 비워 밝은 데서 나무 수저와 젓가락을 살펴보길 권한다. 나무 수저를 들여다보는 일은 식구들 입에 날마다 닿는 물건을 챙기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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