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거 아닌 것 같아도 국물 맛이 달라집니다" 생선 매운탕에 '이 순서' 지켰더니 비린내 없이 깔끔합니다


붉은 국물에 구운 조기 두 마리가 형태를 유지한 채 담긴 매운탕 냄비.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붉은 국물에 구운 조기 두 마리가 형태를 유지한 채 담긴 매운탕 냄비.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아침저녁으로 바람이 선선해지면 국물이 얼큰한 생선찌개가 다시 생각난다. 시장에서 조기 두어 마리를 사 와 고춧가루를 풀고 한소끔 끓여 내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 보면 국물이 뿌옇게 흐려져 있고 숟가락을 뜨는 순간 비린내가 먼저 올라오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럴 때 대부분 다진 마늘을 더 넣거나 고추장을 한 숟갈 풀어 비린내를 덮는 쪽으로 손을 댄다. 매운맛이 세지면 비린내가 잠깐 가려지기는 하지만 국물은 텁텁해지고, 생선 맛을 보려고 끓인 찌개가 그냥 매운 국물이 되어 버린다. 살도 이미 부서져 국물에 살점만 떠다닌다.

생선을 생으로 넣는 대신 밀가루 옷을 얇게 입혀 한 번 구워서 넣으면 이 두 가지가 같이 정리된다. 굽는 데 드는 시간은 5분 남짓이다.

생선을 생으로 넣으면 국물이 뿌옇게 흐려지는 이유

손질한 조기의 배 속을 흐르는 물로 씻어 내는 장면.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손질한 조기의 배 속을 흐르는 물로 씻어 내는 장면.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조기 같은 생선은 겉면에 물기와 함께 비린내가 나는 성분이 묻어 있어서, 손질만 하고 끓는 물에 바로 넣으면 그 겉면이 국물 속에서 그대로 풀린다. 게다가 익으면서 살이 물러지는데 국물이 끓어오르며 계속 흔들리니 살결이 갈라지고, 떨어져 나온 살 부스러기가 국물을 뿌옇게 만든다.

이 상태에서 양념을 더 넣어도 이미 국물에 퍼진 냄새는 줄지 않는다. 고춧가루나 고추장으로 맛을 세게 올리면 혀가 매운맛을 먼저 느껴 냄새를 덜 알아차리는 것뿐이고, 특히 고추장을 많이 풀면 국물에 가라앉는 건더기가 생겨 목넘김까지 텁텁해진다.

밀가루를 얇게 입혀 먼저 구우면 겉면이 팬에 닿아 익어 굳으면서 물기와 비린내 나는 성분이 함께 날아간다. 굳은 겉면은 국물 안에서 살을 붙잡아 주는 껍데기가 되어 10분을 끓여도 살이 덩어리째 남고, 구울 때 껍질에서 배어 나온 고소한 맛이 국물로 우러나 그 자체로 육수 노릇을 한다.

매운탕 국물에 도는 생선 비린내 없애는 방법

키친타월로 물기를 닦은 조기에 밀가루를 얇게 묻히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키친타월로 물기를 닦은 조기에 밀가루를 얇게 묻히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재료는 조기 두 마리에 물 3컵, 다진 마늘 2큰술, 고춧가루 1과 1/2큰술, 간장 1큰술, 청주 1큰술이면 된다. 조기는 비늘을 긁어내고 아가미와 내장을 빼내는데, 내장이 남으면 쓴맛이 국물에 배니 배 속을 흐르는 물로 한 번 더 씻어 낸다. 밀가루는 한두 큰술만 접시에 덜어 놓는다.

씻은 조기는 키친타월로 물기를 꼼꼼히 닦고 접시의 밀가루에 양면을 굴려 얇게 묻힌 다음, 곧바로 달군 팬에 기름을 조금 두르고 껍질 쪽을 아래로 놓는다. 물기가 남아 있으면 기름이 튀고, 묻혀 두고 시간을 끌면 생선에서 물기가 다시 나와 밀가루가 젖어 눌어붙는다. 중약불에서 양면이 노릇해질 때까지만 구우면 되고 속까지 익힐 필요는 없다.

검은 주물 받침 위 팬에서 조기 껍질 쪽을 먼저 굽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검은 주물 받침 위 팬에서 조기 껍질 쪽을 먼저 굽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냄비에 물 3컵을 붓고 다진 마늘과 고춧가루, 간장, 청주를 모두 풀어 먼저 한 번 끓여 양념 맛을 낸 다음 구운 조기를 조심스럽게 넣는다. 그대로 10분쯤 바글바글 끓이면 되는데, 이때 젓가락으로 생선을 뒤집거나 국물을 휘젓지 않는 것이 좋다. 손을 대지 않아야 구워 놓은 겉면이 그대로 붙어 있다.

양념 국물에 구운 조기를 조심스럽게 넣어 끓이는 매운탕 냄비.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양념 국물에 구운 조기를 조심스럽게 넣어 끓이는 매운탕 냄비.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국물 색이 맑은 붉은빛에서 조금 진해지고 표면에 기름이 동그랗게 떠오르면 다 우러난 것이다. 간이 약하면 간장을 반 큰술씩 더해 맞추고, 매운맛이 부족해도 고추장은 넣지 않고 고춧가루로 올린다. 무나 대파를 넣을 때는 생선보다 먼저 넣어 익혀 두고, 미나리나 쑥갓은 불을 끄기 직전에 올려야 향이 남는다.

선선해지는 계절에 생선찌개를 다시 끓이게 된다면 조기를 냄비에 바로 넣기 전에 팬에 한 번 구워 보길 권한다. 생선을 굽는 5분이 비린내 걱정 없이 국물까지 다 떠먹는 한 끼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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