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면대 하부장 문을 열고 안쪽을 비운 뒤 환기시키는 욕실 수납 공간.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9월 하순이 되면 여름 내내 문을 닫아 둔 세면대 아래에서 쿰쿰한 냄새가 올라온다. 치약이나 여벌 수건을 꺼내려고 하부장 문을 여는 순간 축축한 종이 냄새 같은 것이 코에 먼저 닿는데, 문을 닫으면 잦아드는 듯하다가 다음에 열면 또 똑같다.
이런 냄새는 대개 배수구에서 올라온다고 생각해서 배수구에 세정제를 붓거나 트랩을 닦는 쪽으로 손을 대게 된다. 그런데 배수구를 청소해도 문을 열 때 나는 냄새는 며칠이면 그대로 돌아온다. 냄새가 나는 자리가 배수구가 아니라 하부장 안에 넣어 둔 물건이기 때문인데, 휴지와 화장솜, 바닥에 깔아 둔 신문지 세 가지만 빼내고 문을 열어 하루 말리면 냄새가 크게 줄어든다.
쌓아 둔 휴지와 깔아 둔 신문지가 냄새를 내는 이유
세면대 하부장 안에 종이 포장 휴지와 신문지가 놓여 있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세면대 하부장은 집 안에서 습기가 가장 많이 차는 수납 공간이다. 벽이나 바닥으로 들어가는 배수관이 하부장 안을 지나가는데, 찬물이 흐르는 관 표면에 더운 공기가 닿으면서 물방울이 맺히고, 세면대를 쓸 때마다 위쪽에서도 물기가 스며든다. 문을 닫아 두면 그 습기가 빠져나갈 곳이 없어 여름을 한 번 지나면 안쪽 상태가 눈에 띄게 나빠진다.
습기가 찬 공간에 종이로 포장된 물건을 넣어 두면 그 종이가 습기를 빨아들여 눅눅해진다. 두루마리 휴지 묶음이나 화장솜 상자를 꺼내 보면 비닐 겉면은 멀쩡한데 안쪽 종이가 물기를 먹어 묵직해져 있고, 손으로 눌렀을 때 포장이 물렁한 느낌이 나면 이미 상한 상태다. 눅눅해진 종이는 그 자체에서 냄새가 나기 때문에 배수구를 아무리 닦아도 문을 열 때 나는 냄새는 그대로 남는다.
욕실 하부장에서 꺼낸 두루마리 휴지 묶음을 손으로 눌러 보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여기에 하나 더 겹치는 것이 하부장에 오래 들어 있던 세정제 통이다. 쓰다 남겨 굳어 버린 욕실 세제나 뚜껑이 제대로 닫히지 않은 통에서는 내용물 냄새가 계속 새어 나온다. 그래서 안쪽을 닦아 내는 것보다 냄새를 내는 물건을 밖으로 빼내고 안을 말리는 쪽으로 손을 대야 한다.
세면대 하부장에 밴 쿰쿰한 냄새 없애는 방법
세면대 하부장에서 꺼낸 욕실 세정제 통을 바닥에 나누어 놓은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먼저 하부장 문을 활짝 열고 안에 있는 것을 전부 꺼내 바닥에 늘어놓는다. 이때 종이로 포장된 것부터 빼내는데, 두루마리 휴지와 화장솜, 종이 상자에 든 면봉이나 위생용품이 여기 해당한다. 이런 물건은 하부장이 아니라 침실 서랍이나 거실 수납장처럼 물기가 없는 곳으로 옮겨 두고, 포장이 물렁해진 것은 그대로 쓰지 않고 버린다.
꺼내 놓은 세정제는 뚜껑을 하나씩 열어 보고 굳었거나 뚜껑이 닫히지 않는 것을 골라낸다. 다시 넣을 것은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손이 가는 두세 개면 충분하다. 염소계 세제(락스)와 구연산을 같이 두고 있다면 한 칸에 겹쳐 넣지 않고 따로 세워 두는 것이 안전한데, 두 가지가 새어 섞이면 염소 가스가 생긴다.
안이 비었으면 바닥에 깔아 둔 신문지나 수건을 걷어내고 바닥을 손으로 만져 본다. 걷어낸 신문지가 축축하고 바닥에도 물기가 번져 있으면 습기가 차서 젖은 정도가 아니라 배수관 이음새의 고무 패킹이 헐거워져 물이 조금씩 새는 경우이므로, 관을 따라 손을 대 보고 물이 맺히는 자리를 확인한 다음 패킹을 바꾸거나 수리를 맡기는 것이 좋다.
비운 하부장 안에서 배수관 이음새와 바닥을 손으로 확인하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바닥이 젖어 있지 않다면 마른 수건으로 안쪽 벽과 바닥, 배수관 표면까지 물기를 닦아 내고 문을 활짝 열어 하루 그대로 둔다. 손등을 안쪽 벽에 대 보았을 때 차갑고 축축한 느낌이 없어야 다 마른 것이고, 문을 닫고 한참 뒤에 다시 열어도 냄새가 올라오지 않으면 제대로 된 것이다.
다시 넣을 때는 종이로 포장된 것을 빼고 플라스틱 통이나 유리병에 든 것만 들여놓고, 이후에는 한 달에 한 번쯤 문을 반나절 열어 두면 충분하다.
찬바람이 들어오기 전에 세면대 아래를 한 번 비우고 말려 보길 권한다. 문을 열 때마다 올라오던 냄새의 출처가 없어지면 욕실 전체가 한결 덜 쿰쿰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