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거 아닌 것 같아도 전기요금 아끼는 방법입니다"…밤새 켜진 거실의 '이 불빛' 그냥 두지 마세요


TV 아래 선반에 놓인 셋톱박스 앞면의 붉은 대기 램프와 연결선이 보이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TV 아래 선반에 놓인 셋톱박스 앞면의 붉은 대기 램프와 연결선이 보이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밤에 TV를 끄고 나면 거실은 조용해지지만, TV 아래 선반에는 작은 불빛 하나가 밤새 켜져 있다. 화면이 꺼졌으니 이제 전기는 쓰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그 불빛이 남아 있는 동안 전기는 계속 나간다. 자리를 떠난 뒤에도 거실 한쪽은 계속 일하고 있는 셈이다.

전기요금이 아까워 TV 플러그까지 뽑아 두는 사람도 적지 않다. 그런데 한 달 뒤 고지서를 받아 보면 줄어든 표가 잘 나지 않아서, 대기전력을 아끼는 일이 원래 이 정도인가 싶어진다. 애초에 뽑은 자리가 요금이 새는 자리가 아니었기 때문인데, 거실에서 아무것도 보지 않는 시간에 전기를 가장 많이 먹는 것은 TV가 아니다.

그 주인공은 TV 아래에 놓인 셋톱박스다. 리모컨으로 셋톱박스 메뉴에 들어가 절전모드를 켜 두는 것만으로 이 몫이 줄어든다.

TV를 껐는데도 셋톱박스 불빛이 남아 있는 이유

꺼진 TV 아래 셋톱박스 앞면에 붉은 램프가 켜져 있는 가까운 장면.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꺼진 TV 아래 셋톱박스 앞면에 붉은 램프가 켜져 있는 가까운 장면.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셋톱박스는 전원 버튼을 눌러도 완전히 꺼지지 않는다. 방송 정보와 채널 목록을 계속 받아 두고 예약 녹화를 준비하고 리모컨 신호를 기다리느라 내부 부품 대부분이 깨어 있어서, 화면만 꺼진 상태로 안에서는 그대로 돌아간다. 앞면 램프가 붉게 남아 있는 것이 그 표시다.

그래서 대기 상태에서 재는 전력이 유난히 높다. 셋톱박스 대기전력은 15~17.39W로 측정됐는데, 42인치 LED TV의 대기전력이 0.065W이니 260분의 1 수준밖에 안 되는 TV 쪽 플러그를 아무리 성실하게 뽑아도 고지서가 달라지지 않는다. 뽑는 손이 모자란 것이 아니라 뽑는 곳이 달랐던 것이다.

집 안 다른 가전과 견주어도 차이가 크다. 에어컨이 7W, 전자레인지가 3W, 세탁기가 2W인데 셋톱박스만 그 두 배에서 여덟 배에 이른다. 조사 대상 셋톱박스 57개 가운데 49개가 대기전력 10W를 넘었으니 아주 오래된 제품만의 이야기도 아니고, 이 대기전력만으로 월 3,000원대, 한 해로 치면 4만 원가량이 아무것도 보지 않는 시간에 나간다. 그러니 화면을 끄는 쪽이 아니라 셋톱박스 쪽에 손을 대야 한다.

거실 셋톱박스 대기전력 줄이는 방법

거실에서 리모컨으로 셋톱박스 설정 화면을 여는 손과 TV 화면.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거실에서 리모컨으로 셋톱박스 설정 화면을 여는 손과 TV 화면.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따로 준비할 것은 없고 리모컨 하나면 된다. 셋톱박스를 켠 상태에서 리모컨의 설정 또는 메뉴 버튼을 누르고, 시스템이나 환경설정 항목으로 들어가면 절전모드나 대기전력 저감이라는 이름의 항목이 있다. 통신사와 기종에 따라 전원 관리 안에 들어 있기도 하니 설정 화면을 한 번씩 내려 보며 찾는다.

항목을 찾았으면 사용으로 바꿔 두고 저장한 다음 화면을 빠져나온다. 제대로 됐는지는 셋톱박스를 끈 뒤 앞면을 보면 알 수 있는데, 램프가 아예 꺼지거나 눈에 겨우 보일 만큼 흐려진다. 다시 켤 때 화면이 바로 나오지 않고 몇십 초 기다려야 하는 것도 절전모드가 켜졌다는 표시라서, 고장이 아니니 그대로 두면 된다.

절전모드 후 셋톱박스 앞면 램프가 거의 보이지 않게 어두워진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절전모드 후 셋톱박스 앞면 램프가 거의 보이지 않게 어두워진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설정 화면을 다 뒤져도 절전모드 항목이 없는 구형이라면 통신사 고객센터에 절전형 셋톱박스로 바꿔 달라고 요청하는 것이 좋다. 대기전력 기준을 못 맞추는 제품은 교체해 주도록 되어 있어서, 가입한 상품을 바꾸지 않고도 기기만 새로 받을 수 있다.

교체를 기다리는 동안에는 잘 때 TV와 셋톱박스를 스위치 달린 멀티탭에 함께 꽂아 두고 스위치를 내려 두는 방법이 있다. 다만 예약 녹화를 걸어 둔 날과 셋톱박스가 밤에 소프트웨어를 받는 시간에는 전원을 살려 두는 것이 안전하고, 스위치를 내렸다 올린 다음에는 채널 목록을 다시 받느라 1~2분쯤 걸리니 그 시간을 감안해 켜는 것이 좋다.

TV와 셋톱박스 플러그가 연결된 스위치형 멀티탭의 전원 스위치를 내린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TV와 셋톱박스 플러그가 연결된 스위치형 멀티탭의 전원 스위치를 내린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오늘 저녁에 리모컨을 들었을 때 설정 화면을 한 번 열어 절전모드가 켜져 있는지 확인해 보길 권한다. 아무것도 보지 않는 밤 시간에 나가던 전기요금을 줄이는 데 드는 손은 이 한 번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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