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배추 겉절이, 소금에 절이지 마세요"…10분 만에 아삭한 한 접시가 나옵니다


넓게 썬 알배추 겉절이가 흰 반찬 접시에 담겨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넓게 썬 알배추 겉절이가 흰 반찬 접시에 담겨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아침저녁으로 바람이 선선해지는 9월 하순이면 시장 좌판에 알배추가 쏟아져 나온다. 속이 노랗고 잎이 연한 가을 알배추는 이맘때가 가장 달고 값도 눈에 띄게 내려가서 한 번에 두어 통씩 사 오게 되는데, 국에 넣고 쌈으로 싸 먹어도 좀처럼 줄지 않아 결국 겉절이를 떠올리게 된다.

그런데 배추로 반찬을 한다고 하면 소금부터 꺼내는 사람이 많다. 굵은소금을 뿌려 30분쯤 절였다가 찬물에 헹궈 물기를 꼭 짜고 양념을 무치는 순서인데, 막상 상에 올려 놓고 한 젓가락 먹어 보면 기대했던 아삭한 맛은 없고 잎이 축 처진 데다 짠맛만 도드라져 손이 잘 가지 않는다.

알배추 겉절이는 절이는 과정을 아예 빼고 만드는 편이 낫다. 큼직하게 썬 배추에 멸치액젓과 새우젓으로 맞춘 양념을 바로 버무리면 절이는 시간이 없어 10분이면 한 접시가 나오고, 씹는 맛도 샐러드처럼 살아 있다.

소금에 절인 알배추가 물러지고 짠맛만 남는 이유

찬물에 헹군 알배추 잎이 채반 위에서 물기를 빼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찬물에 헹군 알배추 잎이 채반 위에서 물기를 빼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알배추는 김장용 배추보다 크기가 작고 잎이 얇으며 속대까지 부드럽다. 겉잎이 두툼하고 뻣뻣한 김장 배추는 소금물에 몇 시간을 담가야 겨우 숨이 죽지만, 알배추는 애초에 연한 상태라 소금을 뿌리는 순간부터 물이 빠지면서 잎이 흐물흐물해지고 줄기까지 힘을 잃는다.

절인 배추는 짠기를 빼려고 두세 번 헹군 뒤 물기를 짜야 하는데, 이때 빠져나가는 것이 소금기만이 아니다. 가을 알배추가 품고 있던 단맛과 수분까지 함께 빠져나가서, 아삭한 맛을 보려고 일부러 고른 배추가 오래 담가 둔 김치 속 배추처럼 늘어진 상태가 되어 버린다.

겉절이는 두고 익혀 먹는 김치가 아니라 무쳐서 바로 먹는 반찬이라, 배추 속까지 간이 배게 할 이유가 없다. 멸치액젓과 새우젓의 짠맛이 잎 겉면에 묻는 것만으로 간이 충분히 맞기 때문인데, 절이지 않은 잎은 양념이 겉에 얹힌 그대로 남아 있어 한 입 먹었을 때 간과 아삭한 식감이 같이 느껴진다.

양념이 얇게 묻은 알배추 잎의 넓은 면과 줄기가 가까이 보인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양념이 얇게 묻은 알배추 잎의 넓은 면과 줄기가 가까이 보인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알배추 절이지 않고 아삭하게 겉절이 무치는 방법

큰 스테인리스 볼에 고춧가루와 액젓을 섞은 붉은 양념이 담겨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큰 스테인리스 볼에 고춧가루와 액젓을 섞은 붉은 양념이 담겨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양념은 알배추 한 통을 기준으로 고춧가루 4스푼, 멸치액젓 4스푼, 새우젓 1스푼, 설탕 2스푼, 다진 마늘 1스푼, 매실액 1스푼을 큰 볼에 먼저 넣고 섞어 둔다. 섞은 뒤 5분쯤 그대로 두어 고춧가루가 액젓을 머금고 걸쭉해지면 색이 곱게 나고 잎에도 고르게 묻는다.

배추는 밑동을 잘라 내고 잎을 한 장씩 떼어 찬물에 헹군 다음, 채반에 엎어 두고 물기를 충분히 털어 낸다. 잎에 물이 남아 있으면 양념이 묽어져 흘러내리니 겉면이 마를 정도로 두는 것이 좋고, 잎은 잘게 썰지 말고 손가락 두 마디 길이로 큼직하게 썰어야 씹는 맛이 산다.

물기를 뺀 알배추를 손가락 두 마디 길이로 큼직하게 썰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물기를 뺀 알배추를 손가락 두 마디 길이로 큼직하게 썰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썬 배추를 양념 볼에 넣고 비닐장갑을 낀 손으로 아래쪽 잎을 위로 들어 올리듯 살살 무친다. 김치 담글 때처럼 손바닥으로 힘주어 치대면 잎이 으깨지면서 풋내가 나므로, 열 번 안쪽으로 가볍게 섞고 손을 떼는 것이 좋다. 잎 표면에 양념이 얇게 묻고 볼 바닥에 물이 고이지 않았으면 다 무쳐진 것이다.

간은 줄기 쪽을 하나 집어 먹어 보고 맞추는데, 싱거우면 멸치액젓을 반 스푼씩만 더 넣어야 짜지지 않는다. 절이지 않은 겉절이는 둘수록 물이 많이 나오니 상을 차리기 직전에 버무리는 것이 가장 좋고, 남은 것은 냉장고에 넣어 두었다가 하루 안에 먹으면서 고인 물은 따라 버리고 다시 가볍게 섞어 낸다.

가을 알배추가 달고 값도 내려가는 지금, 소금을 꺼내지 말고 10분 만에 무쳐 보길 권한다. 절이는 시간을 빼는 것만으로 배추가 원래 갖고 있던 아삭한 맛을 그대로 먹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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