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룽지, 갓 지은 밥으로 만들지 마세요"…냉장고 '이 밥'이 훨씬 바삭합니다


냉장고에서 하루 둔 찬밥을 얇게 펴 노릇하게 구운 프라이팬 누룽지.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냉장고에서 하루 둔 찬밥을 얇게 펴 노릇하게 구운 프라이팬 누룽지.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밥을 넉넉히 지어 두면 꼭 한두 공기가 남는다. 냉장고에 넣어 둔 찬밥은 다음 날 데워 먹으면 그만이지만, 하루 이틀 지나면서 밥알이 꼬들꼬들해지고 냉동실 한쪽에도 얼린 밥이 쌓여 간다. 버리자니 아깝고 먹자니 손이 가지 않는 밥이 늘어나는 것은 살림하는 사람 누구에게나 있는 일이다.

대개는 볶음밥으로 넘기거나 국에 말아 처리한다. 그런데 볶음밥은 재료를 따로 준비해야 하고, 국에 마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며칠씩 이어지면 물린다. 결국 냉동실에 넣어 둔 밥은 언제 넣었는지도 모르게 굳어 버리고, 몇 달 뒤에 꺼내 그대로 버리는 일이 반복된다.

이렇게 남은 찬밥을 가장 잘 쓰는 방법이 프라이팬 누룽지다. 흔히 누룽지는 갓 지은 뜨거운 밥으로 눌러야 한다고 알고 있지만, 오히려 냉장고에서 하룻밤 지난 찬밥으로 만들 때 훨씬 바삭하게 눌어붙는다.

찬밥이 갓 지은 밥보다 바삭하게 눌어붙는 이유

냉장고에서 꺼낸 찬밥의 단단하게 풀린 밥알을 가까이 담은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냉장고에서 꺼낸 찬밥의 단단하게 풀린 밥알을 가까이 담은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갓 지은 밥은 밥알 하나하나가 수분을 잔뜩 머금고 있다. 이 상태로 팬에 올리면 아래쪽이 노릇해지기 전에 밥알에서 나온 수증기가 먼저 올라와 밥이 질척해진다. 겉은 익었는데 안쪽은 촉촉한 밥 그대로라 식으면 눅눅해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반대로 냉장고나 실온에 하룻밤 둔 찬밥은 수분이 어느 정도 빠져나가 밥알이 단단해져 있다. 물기가 적으니 팬 바닥에 닿자마자 눌기 시작하고, 눌은 면이 고르게 갈색으로 변하면서 구수한 맛이 잡힌다. 밥알끼리도 덜 뭉쳐 얇게 펴기가 훨씬 수월하다.

여기에 두께만 맞추면 된다. 밥을 0.5~1cm 정도로 얇게 펴야 속까지 수분이 날아가 부서질 만큼 바삭해지고, 이보다 두꺼우면 겉만 노릇하고 안쪽은 그냥 밥으로 남는다. 얇게 펴는 일이 이 방법의 거의 전부라고 봐도 된다.

찬밥으로 프라이팬 누룽지 만드는 방법

물에 적신 흰 플라스틱 주걱으로 찬밥을 팬 바닥에 얇게 펴는 장면.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물에 적신 흰 플라스틱 주걱으로 찬밥을 팬 바닥에 얇게 펴는 장면.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준비물은 코팅이 벗겨지지 않은 프라이팬과 찬밥 한두 공기, 그리고 물을 조금 담은 작은 그릇이면 충분하다. 기름은 넣지 않는다. 팬을 먼저 중약불에 1~2분 달구고, 팬 바닥에 손을 가까이 댔을 때 따뜻한 기운이 올라오면 찬밥을 통째로 올린다.

밥을 올렸으면 주걱에 물을 묻혀 가며 눌러 편다. 마른 주걱으로 누르면 밥풀이 그대로 달라붙어 모양이 엉키는데, 물을 묻히면 주걱이 미끄러지듯 지나가 밥이 얇게 펴진다. 물은 수시로 다시 묻히고, 손으로 가장자리를 다듬을 때도 손끝에 물을 묻힌다. 두께는 0.5~1cm, 팬 바닥 전체에 고르게 펴 준다.

팬 바닥 전체에 0.5~1cm 두께로 고르게 편 찬밥.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팬 바닥 전체에 0.5~1cm 두께로 고르게 편 찬밥.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밥을 다 폈으면 불을 아주 약하게 줄이고 20분을 그대로 둔다. 중간에 가운데가 불룩하게 부풀어 오르면 주걱으로 다시 눌러 평평하게 만들어야 가운데까지 노릇해진다. 자주 들춰 보면 눌은 면이 뜯어지니, 가장자리가 팬에서 저절로 떨어지고 색이 옅은 갈색으로 돌 때까지 기다린다.

가장자리가 팬에서 살짝 떨어지고 옅은 갈색으로 익은 누룽지 한쪽 면.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가장자리가 팬에서 살짝 떨어지고 옅은 갈색으로 익은 누룽지 한쪽 면.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20분이 지나면 뒤집개를 가장자리부터 밀어 넣어 한 번에 뒤집고, 뒤집은 면도 약불로 20분쯤 더 굽는다. 두드렸을 때 딱딱한 소리가 나고 손으로 잡아 구부렸을 때 쉽게 부러지면 다 된 것이다. 코팅 팬은 내용물 없이 센불로 오래 두면 코팅이 상하니 불을 올려 시간을 줄이려 하지 않는다. 다 구운 누룽지는 식힘망이나 채반에 올려 완전히 식힌 다음 밀폐용기에 담아야 눅눅해지지 않는다.

찰기가 강한 찹쌀밥이나 잡곡이 많이 섞인 밥은 잘 부서지지 않고 질기게 구워지니 흰쌀밥이나 잡곡이 적게 든 밥으로 하는 것이 좋다. 냉동실에 얼려 둔 밥을 쓸 때는 전자레인지에 살짝 돌려 밥알이 떨어질 정도로만 녹이고, 녹으면서 생긴 물기는 걷어 낸 뒤 팬에 올린다.

남은 밥 한두 공기를 이렇게 눌러 두면 그대로 먹는 간식이 되고 물을 부어 끓이면 누룽지탕이 되니, 냉장고에 찬밥이 보일 때 한 번 해보길 권한다. 밥 한 공기를 버리지 않는 일은 결국 장 볼 때 드는 돈을 줄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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