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한 주방 조리대 위에 실리콘 주걱과 소주, 베이킹소다가 준비된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볶음 요리를 하려고 서랍에서 실리콘 주걱을 꺼냈는데 손잡이가 손바닥에 달라붙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실리콘 집게나 찜기도 마찬가지여서, 겉보기에는 멀쩡한데 만져 보면 표면이 미끌거리면서도 끈적하게 손에 감긴다. 음식에 직접 닿는 도구라 그 감촉이 한 번 느껴지면 볼 때마다 신경이 쓰인다.
그래서 대부분은 설거지를 더 꼼꼼히 한다. 세제를 평소보다 많이 짜서 수세미로 박박 문지르고 뜨거운 물로 오래 헹궈 보지만, 물기가 마르고 나면 며칠도 지나지 않아 손끝에 다시 끈적임이 걸린다. 지난번에 볶은 마늘 냄새가 그대로 남아 있는 경우도 흔하다. 이 끈적임은 설거지를 덜 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실리콘이라는 재질 자체의 성질에서 나온다. 베이킹소다로 한 번 삶고 소주와 물을 반씩 섞은 물에 10분만 담가 두면, 세 단계를 다 거쳐도 20분 안에 처음 샀을 때의 감촉으로 돌아온다.
설거지를 해도 실리콘 주걱이 끈적이는 이유
손가락으로 실리콘 주걱의 넓은 면을 만져 보는 가까운 장면.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실리콘은 표면의 접착성이 강한 재질이라 공기 중에 떠다니는 먼지와 조리할 때 튄 기름 입자가 쉽게 달라붙는다. 서랍에 넣어 두기만 해도 미세한 이물질이 표면에 얇게 쌓이고, 여기에 다음 요리의 기름이 또 올라오면서 층이 두꺼워진다. 손에 만져지는 끈적임은 이렇게 겹겹이 붙은 기름막이다.
이 기름막은 물에 잘 씻기지 않는다. 실리콘은 물을 밀어내는 성질이 있어서 표면에 붙은 기름 사이로 세제 거품이 파고들지 못하고 겉에서 미끄러지기만 한다. 수세미로 문질러도 겉면만 닦이고 안쪽에 눌러앉은 기름은 그대로 남아, 마르고 나면 다시 같은 감촉이 올라오는 것이다.
그래서 기름막을 물에 씻어 내는 대신 풀어서 떼어 내는 쪽으로 손을 대야 한다. 베이킹소다를 푼 물은 알칼리성이라 굳은 기름을 무르게 만들고, 뜨거운 물에서 오래 두면 그 기름이 실리콘 표면에서 떨어져 나온다. 소주에 든 알코올은 남은 기름기와 냄새 입자를 함께 녹여 물로 옮겨 놓는다.
물에 푼 베이킹소다와 계량한 소주를 나란히 둔 준비 장면.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실리콘 주걱에 남은 끈적임과 냄새 빼는 방법
냄비 옆에서 베이킹소다를 실리콘 주걱에 손으로 펴 바르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준비물은 베이킹소다 두세 큰술과 소주 한 병, 도구가 잠길 만한 냄비면 충분하다. 다만 머리만 실리콘이고 손잡이가 나무인 제품은 물에 오래 담그면 나무가 갈라지므로, 분리되는 제품은 실리콘 부분만 빼놓고 분리가 안 되면 삶는 단계를 건너뛴다.
마른 주걱에 베이킹소다를 골고루 뿌리고 수세미 대신 손으로 문지른다. 손가락으로 문질러야 굴곡진 부분과 집게 안쪽까지 가루가 들어가고, 이때 손끝에 서걱거리는 느낌이 나면서 표면의 기름이 뜨기 시작한다. 그대로 물에 한 번 헹군다.
다음은 냄비에 물을 반쯤 채우고 베이킹소다 2큰술을 풀어 불에 올린다. 물이 끓기 시작하면 도구를 넣고 5분간 삶는데, 시간을 넘기면 실리콘이 늘어질 수 있으니 시계를 보고 불을 끈다. 삶는 동안 물 위로 기름이 떠올라 얇은 막이 보이면 제대로 되고 있는 것이다.
검은 주물 받침의 가스레인지 위 냄비에서 실리콘 주걱을 삶는 장면.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건져 낸 도구는 찬물에 헹군 뒤 소주와 물을 1대 1로 섞은 물에 10분간 담근다. 소주는 종이컵 한 컵이면 되고 같은 양의 물을 부으면 된다. 10분이 지나면 흐르는 물에 헹구고 마른행주로 물기를 닦아 바람이 통하는 곳에 세워 말린다. 손으로 만졌을 때 미끌거림 없이 뽀득한 느낌이 나면 끝난 것이다.
오래 쓴 도구는 소주 물에 담그는 시간을 30분까지 늘려도 된다. 착색된 색은 끈적임과 다른 문제라서 옅어지지 않아도 쓰는 데 지장이 없다. 매번 할 일은 아니고 손끝에 걸리는 느낌이 들 때, 두세 달에 한 번이면 충분하다.
실리콘 주걱과 집게는 국이나 볶음에 직접 들어가는 도구인 만큼, 손에 달라붙는 느낌이 들기 시작하면 미루지 말고 20분만 들여 정리해 보길 권한다. 도구에 남은 기름과 냄새를 없애 두면 그다음에 무엇을 만들어도 지난 음식 냄새가 옮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