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벽 쪽 침실에서 옷장을 벽과 띄워 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아침저녁으로 선선해지는 9월 하순이 되면 바깥과 맞닿은 벽이 부쩍 차가워진다. 청소를 하려고 옷장을 앞으로 당겼다가 뒤쪽 벽지에 거뭇한 얼룩이 번져 있는 것을 보고 놀라는 일이 이맘때 자주 생기는데, 옷장 뒷판에도 같은 자국이 비치고 안에 걸어 둔 옷에서 눅눅한 냄새가 나기도 한다.
대부분은 그 자리를 물걸레로 한 번 닦고 가구를 도로 벽에 붙여 놓는다. 방이 좁으니 가구는 벽에 딱 붙여야 공간이 넓어진다고 알고 있어서인데, 닦아 둔 자리는 한두 달이면 다시 거뭇해지고 날이 추워질수록 번지는 속도가 빨라진다. 벽지만 새로 발라도 이듬해 같은 자리에 또 생긴다.
손볼 곳은 벽지가 아니라 가구가 놓인 자리다. 옷장과 침대, 책장을 벽에서 5~10cm만 앞으로 당겨 공기가 지나갈 틈을 만들어 두면 얼룩이 시작되는 자리부터 줄어든다.
벽에 딱 붙인 옷장 뒤에서 물방울이 맺히는 이유
외벽과 옷장 사이에 공기가 머물기 쉬운 좁은 틈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날이 선선해지면 바깥과 맞닿은 외벽은 실내보다 훨씬 차가워진다. 따뜻하고 습한 방 안 공기가 그 차가운 벽면에 닿으면 품고 있던 물기를 더 붙잡지 못하고 벽에 물방울로 맺히는데, 여름에 냉장고에서 막 꺼낸 물병 표면이 젖는 것과 같은 현상이다.
벽 한가운데 맺힌 물기는 공기가 오가면서 얼마 지나지 않아 마른다. 문제는 옷장이나 침대 머리판이 벽을 막고 선 자리인데, 이 틈에는 공기가 드나들지 않아 맺힌 물기가 하루 종일 그대로 남는다. 방 안 창문을 열어 두어도 가구 뒤쪽 공기는 거의 움직이지 않는다.
물기가 오래 남아 있는 벽지에는 냄새가 배고 검은 얼룩이 자리를 잡는다. 겉면을 닦아 내도 며칠 못 가는 것은 물기가 맺히는 조건이 그대로이기 때문인데, 벽과 가구 사이에 5~10cm만 틈이 있어도 그 사이로 공기가 지나가면서 벽면이 마를 시간이 생긴다.
가구 뒤 벽지에 곰팡이 안 생기게 하는 방법
줄자로 벽과 옷장 사이 간격을 확인하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필요한 것은 줄자 하나와 마른 걸레뿐이다. 외벽에 붙어 있는 가구부터 손을 대는데, 창문이 있는 벽이나 집 바깥쪽으로 면한 벽에 붙은 옷장, 침대, 책장이 여기에 해당한다. 안쪽 방과 방 사이를 나누는 벽은 양쪽 모두 실내라 온도차가 크지 않아 급하지 않다.
가구를 벽에서 5~10cm 앞으로 당긴 다음, 뒷면과 벽지를 마른 걸레로 닦아 그동안 맺혔던 물기를 없앤다. 벽지가 눅눅하면 반나절쯤 그대로 두어 말린 뒤에 자리를 잡는다. 줄자로 재 보면 확실하지만, 손을 세워 넣었을 때 손바닥이 걸리지 않고 들어가면 충분한 간격이다.
마른 걸레로 옷장 뒤쪽 벽면을 닦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틈을 만들었으면 그 틈으로 공기가 지나가게 해야 한다. 침실 문과 옷장 문은 주 1~2회 이상 활짝 열어 두고, 욕실과 주방은 쓰고 난 뒤 환기팬을 10분 이상 돌린다. 습도계를 방에 하나 놓고 50~60% 아래로 유지되는지 보면 눈으로 확인이 되는데, 그 위로 올라가는 날에는 창문을 조금 더 오래 열어 둔다.
침실 문과 옷장 문을 열어 공기가 지나가게 한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이미 검은 얼룩이 넓게 번진 벽지는 염소계 세제(락스)를 물에 옅게 풀어 닦아 낸다. 이때는 창문을 최소 30분 이상 열어 두고, 다른 세제와 섞어 쓰지 않는다. 벽지가 들뜨거나 종이가 부풀어 오른 자리는 닦아도 속까지 젖어 있어 다시 올라오니, 그 부분만 새로 바르는 편이 낫다.
가구 위치는 한번 잡아 두면 계절이 바뀔 때 한 번씩만 확인하면 된다. 날이 본격적으로 추워지기 전인 지금 가구를 조금 앞으로 당겨 두길 권한다. 손바닥 하나 들어갈 틈을 내주는 일은 벽지와 옷을 한 해 더 멀쩡하게 쓰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