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크대 하부장 문 두 짝을 활짝 열어 배수관과 그 아래 놓인 물건들이 보이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주방에서 마땅히 둘 곳이 없는 물건이 생기면 대부분 싱크대 아래 문부터 열게 된다. 안쪽이 깊고 넓은 데다 문만 닫으면 밖에서 보이지 않아, 한동안 안 쓰는 소형 가전이나 묶음으로 사 둔 세제, 여분 전구까지 하나씩 밀어 넣어 두게 되는 자리다.
그런데 한참 만에 문을 열어 보면 눅눅한 냄새가 올라오고, 안쪽 벽에 물기가 맺혀 있거나 종이 상자 밑면이 축축하게 젖어 있는 일이 잦다. 그때마다 마른 걸레로 닦고 문을 열어 말려 보지만 며칠이면 다시 같은 냄새가 나고, 어느 날은 벌레가 한두 마리 보이기도 한다.
싱크대 아래는 넓으니 아무거나 넣어 두어도 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 칸은 집 안에서 가장 습한 자리에 가깝다. 여기서 빼야 할 물건은 여섯 가지로 정리되는데, 그것만 다른 곳으로 옮겨도 주방 냄새와 벌레가 눈에 띄게 줄어든다.
배관이 지나가 늘 눅눅한 싱크대 하부장
하부장 안쪽 배수관 이음새 아래에 물방울이 맺혀 있고 나머지 관 표면과 바닥은 깨끗하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싱크대 하부장 안에는 개수대에서 내려오는 배수관과 수도 연결관, 정수기 호스가 함께 지나간다. 따뜻한 설거지물이 수시로 흘러가면서 관 표면 온도가 오르내리고, 그때 관 바깥에 물방울이 맺힌다. 이음새가 조금만 헐거워져도 물이 한 방울씩 떨어져 바닥에 고인다.
게다가 하부장은 문을 닫아 두는 시간이 길어 바람이 거의 통하지 않는다. 안에 생긴 물기가 마르지 못하고 그대로 머무르니, 문을 열고 한 번 닦아 내는 정도로는 며칠을 못 간다. 습기와 온기가 함께 있는 어두운 공간이라 곰팡이 냄새가 배기 쉽고 벌레도 모여든다. 그래서 물기에 약한 것, 눅눅해지면 못 쓰는 것, 물이 닿으면 위험해지는 것은 이 칸에서 빼야 한다.
싱크대 아래 하부장에서 여섯 가지 빼내는 방법
하부장에서 꺼낸 물건들을 주방 바닥에 한 줄로 늘어놓고 빈 칸을 만든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먼저 하부장 문을 열고 안에 있는 것을 바닥에 전부 꺼내 놓는다. 한두 개씩 골라내려 하면 안쪽 깊은 곳에 있는 물건은 결국 그대로 남으니, 빈 칸을 만들어 놓고 다시 넣을 것만 고르는 편이 빠르다. 꺼낸 김에 바닥과 벽면을 마른 걸레로 닦으면서 물기 자국이 남은 자리가 있는지 본다.
첫째와 둘째로 빼는 것은 쓰지 않는 소형 가전과 여분 전구다. 믹서기나 전기 주전자처럼 전선이 달린 물건은 습기가 오래 닿으면 금속 부분에 녹이 슬고 안쪽으로 물기가 들어가, 나중에 전원을 꽂았을 때 고장이 나거나 감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전구도 금속 부분이 부식되면 소켓에 끼워도 불이 들어오지 않으니, 둘 다 거실 붙박이장이나 마른 선반으로 옮긴다.
하부장에서 꺼낸 믹서기와 전기 주전자, 여분 전구를 마른 선반 위에 옮겨 놓은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셋째와 넷째는 반려동물 사료와 라면, 통조림 같은 식품, 그리고 새 스펀지와 키친타월처럼 물을 빨아들이는 물건이다. 사료와 식품은 따뜻하고 눅눅한 곳에 두면 금방 눅눅해지고 벌레가 꼬이기 쉬우니 상부장이나 서늘한 방으로 올린다. 스펀지와 키친타월은 포장째 두어도 습기를 머금어 쓰기 전부터 눅눅해진다.
다섯째와 여섯째는 세제와 표백제, 건전지 같은 화학 약품과 부탄가스, 알코올 같은 인화성 물질이다. 세제 용기는 습기 때문에 라벨이 떨어지고 뚜껑 주변으로 새기 쉬운데, 종류가 다른 세제가 새어 섞이면 냄새나 가스가 올라올 수 있어 서로 떨어뜨려 서늘하고 마른 곳에 둔다. 부탄가스는 조리할 때 열이 전해지는 가스레인지 바로 아래 칸에는 두지 않는다.
세제와 표백제 용기, 부탄가스 캔을 서로 간격을 두고 베란다 선반에 세워 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다시 넣을 것은 냄비와 프라이팬, 스테인리스 볼처럼 물이 닿아도 닦으면 그만인 조리도구다. 바닥에는 물이 스며들지 않는 매트를 깔고, 배관 바로 아래에는 아무것도 놓지 않아 물이 떨어지면 바로 눈에 띄게 둔다. 이렇게 정리한 뒤에도 한두 달에 한 번은 안을 비우고 물기 자국이나 곰팡이 냄새가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주말에 시간을 내어 싱크대 아래를 한 번 비워 보길 권한다. 하부장을 정리하는 일은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시작되는 냄새와 벌레를 미리 막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