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관 신발장 선반에 접어 둔 천 장바구니 두 장과 그 위에 펼쳐 놓은 한 장.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장을 보고 집에 돌아오면 냉장고에 넣을 것부터 챙기게 되고, 비어 버린 천 장바구니는 대충 접어 현관 서랍이나 신발장 한쪽에 밀어 넣는다. 다음에 장을 볼 때 다시 꺼내 들고 나가고, 돌아와서 또 같은 자리에 접어 넣는다. 포장된 식품만 담았으니 더러울 게 없다고 여기기 때문에, 몇 달이 지나도 이걸 빨아야겠다는 생각은 잘 들지 않는다.
안쪽에 얼룩이 보이면 물티슈로 한 번 닦고 마는 정도인데, 며칠 지나 다시 꺼내 보면 바닥 쪽에서 비릿한 냄새가 올라오고 접힌 자국을 펴면 거뭇한 자국이 그대로 남아 있다. 실제로 가정에서 쓰는 장바구니를 조사했더니 절반이 넘는 51%에서 박테리아와 대장균이 나왔다.
천 장바구니는 뜨거운 물에 세제를 풀어 한 번만 빨면 되고, 물에 담글 수 없는 재질은 소독제나 과산화수소 스프레이로 안쪽을 닦아 말리면 된다. 함께 쓰는 빨래바구니도 같은 요령으로 관리한다.
장바구니 바닥에서 비릿한 냄새가 올라오는 이유
장바구니를 벌려 바닥 주름을 펴 본 모습으로, 접힌 선 한 줄에만 옅은 자국이 보인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냄새의 출발점은 계산대에서 담을 때는 눈에 띄지 않던 물기다. 정육 포장 팩 바닥에는 핏물이 조금씩 고여 있고, 생선이나 두부 포장 겉면에도 물기가 맺혀 있어 집까지 오는 동안 새어 나온다. 흙이 묻은 감자와 대파를 그대로 담았다면 그 흙도 바닥 천에 눌려 스민다.
문제는 그 물기가 마를 틈이 없다는 점이다. 물건을 다 꺼내자마자 장바구니를 접어 어두운 서랍에 넣으니 바닥 주름 사이에 낀 물기는 그대로 남고, 다음 장보기 때 그 자리에 다시 채소와 빵이 올라간다. 물티슈로 겉을 닦아도 표면만 지워질 뿐 섬유 사이에 밴 것은 그대로다.
그래서 손을 대야 하는 쪽은 겉면이 아니라 천 전체다. 세제는 기름기와 핏물 얼룩을 섬유에서 떼어 물에 뜨게 만들고, 찬물보다 뜨거운 물에서 이 작용이 훨씬 잘 일어난다. 세탁 한 번으로도 장바구니에 남은 세균이 크게 줄어드는 만큼, 닦는 대신 통째로 빠는 쪽이 확실하다.
천 장바구니 뜨거운 물에 빨아서 냄새 빼는 방법
장바구니를 세탁망에 넣어 통돌이 세탁기 세탁조 안에 단독으로 넣은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먼저 장바구니를 뒤집어 안쪽 부스러기를 털어내고 세탁 라벨을 확인한다. 물 온도는 40~60도 사이가 적당하고, 평소 쓰는 세탁 세제를 옷 빨 때와 같은 양으로 넣으면 된다. 바닥에 얼룩이 짙게 남았다면 산소계 표백제를 한 스푼 더 넣는데, 색이 진하거나 무늬가 있는 천은 표백제 없이 세제만 쓰는 것이 안전하다.
세탁기를 쓴다면 장바구니만 세탁망에 넣어 따로 돌리고, 손으로 빤다면 대야에 온수를 받아 세제를 푼 다음 30분쯤 담가 둔다. 담가 둔 뒤에는 바닥 주름과 손잡이가 박음질된 이음매를 손가락으로 문질러 준다. 물이 뿌옇게 흐려지면 안쪽에 낀 것이 빠져 나온 것이다.
세제를 푼 온수에 담근 장바구니의 손잡이 이음매를 손가락으로 문지르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보냉백이나 부직포처럼 물에 담그면 안감이 들뜨는 재질은 세탁하지 않는다. 물건을 전부 꺼낸 뒤 소독제나 과산화수소 스프레이를 안쪽에 고루 뿌리고 잠시 두었다가 마른 수건으로 닦아 내면 된다. 이때 서로 다른 세정제를 겹쳐 쓰지 말고 한 가지만 골라 쓰는 것이 좋다.
은박 안감 보냉백을 벌려 안쪽에 스프레이를 뿌리고 마른 수건으로 닦아 내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헹군 장바구니는 활짝 펼쳐 뒤집은 채로 바람이 통하는 곳에 널고, 접힌 부분을 눌렀을 때 눅눅한 기운이 없어야 다 마른 것이다. 빨래바구니도 마찬가지여서 젖은 수건을 그대로 넣으면 퀴퀴한 냄새가 배고 곰팡이가 생기기 쉬우니, 한 번 널었다가 마른 뒤에 넣는 습관이 좋다. 라탄으로 짠 바구니는 습기에 약해 가끔 비워 햇볕에 바짝 말린 뒤 쓰는 것이 안전하다. 장바구니는 고기나 생선을 담은 날에는 그때마다, 그렇지 않아도 한 달에 한 번은 빨아 두면 충분하다.
식재료용 장바구니와 생활용품용 장바구니를 따로 정해 두면 관리가 한결 수월해지니, 이번 장보기부터 한 장을 따로 빼 두고 나머지는 세탁기에 넣어 보길 권한다. 장바구니를 빠는 일은 식구들이 먹을 재료가 집에 들어오는 첫 자리를 챙기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