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물을 넣은 통돌이 세탁기 세탁조를 위에서 내려다본 모습으로, 바닥에 납작한 원형 물결판이 보인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세탁기에 빨래를 넣고 세제 뚜껑을 여는 순간, 오늘은 얼마나 부어야 하는지 자신 있게 답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대부분 뚜껑에 눈대중으로 찰랑하게 채우고, 빨래가 많아 보이는 날에는 한 번 더 부어 넣는다. 많이 넣을수록 깨끗해진다는 생각이 오래 굳어 있어서다.
그런데 세제를 넉넉히 부은 날일수록 빨래를 널다가 이상한 구석이 눈에 띈다. 검은 티셔츠 어깨에 하얀 줄이 그어져 있고, 다 마른 수건을 만지면 손끝이 미끈거린다. 세탁조 문을 열 때 올라오는 쉰내도 좀처럼 가시지 않아 세탁조 청소를 한 번 더 돌려야 하나 싶어진다.
세제 양을 정하는 기준은 세탁기 용량도 눈대중도 아니라 그날 넣은 빨래의 무게다. 3kg, 7kg, 10kg 이 세 숫자만 기억해 두면 세제 용기 뒷면에 적힌 양을 그대로 따라 쓸 수 있다.
세탁기 용량에 맞춰 부으면 세제가 옷에 남는 이유
다 마른 검은 면 티셔츠의 어깨 부분에 옅은 흰 줄 자국이 남아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세제 용기 뒷면의 사용량 표는 세탁기 크기가 아니라 세탁물 무게를 기준으로 만들어져 있다. 칸이 3kg, 7kg, 10kg으로 나뉘어 있는 것도 그래서인데, 10kg짜리 세탁기를 쓰더라도 그날 들어간 빨래가 3kg이면 3kg 칸에 적힌 양을 써야 한다. 세탁기 문에 붙은 숫자를 기준으로 읽으면 실제 빨래에 필요한 양보다 두 배 넘게 붓게 된다.
빨래는 적은데 세제만 많이 들어가면 세탁기가 받는 물의 양은 그대로라서 세제가 다 풀리지 못하고 거품만 두껍게 인다. 헹굼 물이 그 거품을 밀어내는 데 먼저 쓰이는 바람에 섬유 사이에 들어간 세제 성분은 그대로 옷에 남는다. 검은 옷에 그어진 하얀 줄과 수건의 미끈거리는 감촉이 바로 그렇게 남은 세제다.
옷에 붙지 못하고 흘러나온 세제는 세탁조 벽과 세제 투입구에 눌어붙어 쌓인다. 여기에 물기가 오래 남으면 냄새가 나기 시작하고, 그 냄새는 다음에 돌리는 빨래에 그대로 옮는다. 세제를 더 부어서는 이 냄새가 사라지지 않고, 넣는 양을 빨래 무게에 맞춰 줄이는 쪽으로 손을 대야 한다.
빨래 무게 재지 않고 세제 양 맞추는 방법
40리터 안팎의 플라스틱 빨래 바구니가 옷으로 가득 차 있고, 옆에 세탁기 아랫부분이 보인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저울에 올려 무게를 잴 필요는 없고 빨래 바구니를 자로 삼으면 된다. 집에서 흔히 쓰는 40리터 안팎의 바구니 한 통을 가득 채우면 3kg 정도이고, 두 통 분량이면 7kg으로 잡는다. 여기에 이불이나 두꺼운 겉옷이 들어갔다면 10kg으로 본다. 네 식구가 하루 모아 한 번에 돌리는 양이 대개 7kg 언저리다.
무게를 정했으면 세제 용기를 돌려 뒷면 표에서 그 무게 칸을 찾는다. 액체 세제 기준으로 빨래 3kg이면 20밀리리터, 요리용 티스푼으로 네 숟가락 정도이고 세제 뚜껑으로는 바닥이 겨우 덮일 만큼이다. 눈으로 보면 너무 적어 보이지만 3kg짜리 빨래에는 그 양이 맞는 양이다.
세제 계량컵 안쪽 눈금선까지만 액체 세제를 채워 손으로 들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7kg이면 세제에 딸려 온 계량컵으로 한 컵, 10kg이면 뒷면 표의 10kg 칸에 적힌 양을 그대로 붓는다. 이때 뚜껑에 대충 채우지 말고 계량컵 안쪽 눈금선까지만 채우는 것이 좋다. 눈금선 위로 조금 넘겼을 뿐인데도 한 번에 두 숟가락씩 더 들어간다.
제대로 맞췄는지는 다음 빨래를 널 때 확인한다. 검은 옷 어깨에 하얀 줄이 보이지 않으면 양이 맞은 것이다. 마른 수건을 손으로 문질렀을 때 미끈거림 없이 뽀송하면 헹굼도 깨끗하게 끝난 것이다. 가루 세제는 찬물에서 잘 녹지 않아 양을 맞춰도 덩어리가 남을 수 있으니 미지근한 물로 돌리는 것이 안전하다. 세제와 산소계 표백제를 같이 쓸 때는 각각 뒷면에 적힌 양을 따로 맞춰서 넣는다.
다 마른 흰 수건을 손으로 문질러 섬유 결과 표면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세제 양을 줄이고 나면 투입구에 쌓이는 찌꺼기도 함께 줄어드니, 한 달에 한 번 투입구 서랍을 빼서 물로 헹궈 두는 습관을 함께 들여보길 권한다. 빨래는 세제를 많이 붓는 일이 아니라 옷에 세제를 남기지 않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