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전 반죽에 '이 가루' 3스푼만 넣어보세요"…식어도 눅눅해지지 않습니다


얇게 부친 김치전 한 조각을 들어 바삭한 가장자리와 속을 보여 주는 완성 장면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얇게 부친 김치전 한 조각을 들어 바삭한 가장자리와 속을 보여 주는 완성 장면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비가 오거나 김치가 시어 갈 때쯤이면 자연스럽게 김치전을 떠올리게 된다. 냉장고에서 김치를 꺼내 썰고 부침가루를 물에 풀어 팬에 부으면 십 분 남짓이면 한 접시가 차려지니, 손이 덜 가면서도 식구들이 잘 먹는 음식이다. 부치는 동안 나는 기름 냄새만으로도 식탁에 사람이 모인다.

문제는 바삭한 때가 잠깐이라는 점이다. 팬에서 막 건져 낸 첫 장은 가장자리가 바삭하지만, 접시에 서너 장을 겹쳐 쌓아 두고 상을 차리는 사이 아래쪽부터 축 늘어진다. 다시 데워도 처음 식감은 잘 돌아오지 않고, 물기를 머금은 전은 젓가락으로 들면 힘없이 접힌다. 기름을 더 둘러 봐도 눅눅해지는 시간을 조금 미룰 뿐이다.

부침가루 반죽에 감자전분을 세 스푼만 더하면 이 눅눅함이 눈에 띄게 줄어든다. 튀김옷에나 쓰던 가루지만 부침개 반죽에 섞으면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쫀득한 식감이 식은 뒤까지 남는다. 비율과 섞는 방법, 불 조절까지 같이 맞추면 전집에서 먹던 것에 가까운 김치전이 나온다.

식은 김치전이 축 늘어지는 이유

김치전을 겹치지 않고 채반 위에 놓아 김이 빠지는 상태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김치전을 겹치지 않고 채반 위에 놓아 김이 빠지는 상태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김치전이 눅눅해지는 것은 전 안에 남은 물기 때문인데, 팬 위에서는 반죽과 김치에서 나온 수분이 증기로 빠져나가지만 불을 끄고 접시에 쌓는 순간 그 증기가 갈 곳을 잃고 다시 반죽 안으로 스며든다. 여기에 밀가루가 한몫을 더한다. 부침가루의 주재료는 밀가루라서 물에 풀고 오래 저을수록 글루텐이 생기는데, 글루텐이 많이 만들어진 반죽은 얇고 바삭한 껍질이 아니라 질깃하고 폭신한 조직이 된다.

감자전분은 밀가루와 달리 글루텐을 만들지 않는다. 뜨거운 기름 위에서 전분이 먼저 굳으면서 반죽 표면에 얇고 단단한 막이 생기고, 이 막이 속에 있던 물기가 겉으로 배어 나오는 것을 늦춰 준다. 씹었을 때 쫀득하게 늘어지는 느낌도 전분이 내는 것이라, 세 스푼이면 바삭함과 쫀득함이 같이 살아난다.

김치전 반죽에 감자전분 넣어 부치는 방법

김치전 반죽 위로 감자전분을 계량해 넣는 장면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김치전 반죽 위로 감자전분을 계량해 넣는 장면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분량은 부침가루 3컵에 차가운 물 3컵으로 1대 1을 맞추는 것이 기준이다. 여기에 감자전분 3스푼을 더하고, 잘게 썬 김치 3컵과 김칫국물 5스푼을 넣는다. 김치가 많이 시었다면 설탕을 0.5스푼 넣어 신맛을 눌러 준다. 물은 냉장고에서 갓 꺼낸 찬물을 쓰는데, 물이 차가울수록 글루텐이 천천히 생겨 반죽이 질겨지지 않는다.

먼저 부침가루와 감자전분을 마른 상태에서 고루 섞은 다음 찬물을 한 번에 붓는다. 전분만 나중에 넣으면 덩어리가 지기 쉽다. 젓가락으로 여덟 번에서 열 번 정도, 마른 가루가 보이지 않을 만큼만 저으면 된다. 반죽에 작은 멍울이 조금 남아 있어도 그대로 두는 편이 바삭하다.

팬을 중강불에 올려 충분히 달군 뒤 기름을 넉넉히 두르고, 반죽을 국자로 떠서 얇게 편다. 두껍게 부치면 속이 익는 동안 겉이 물러진다. 가장자리가 투명해지고 반죽이 굳기 시작하면 중불로 낮춰 속까지 천천히 익힌다. 처음부터 약한 불로 부치면 기름을 머금기만 해 눅눅해진다.

중강불로 달군 팬에 반죽을 얇게 펴 가장자리가 굳기 시작한 장면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중강불로 달군 팬에 반죽을 얇게 펴 가장자리가 굳기 시작한 장면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바닥이 노릇해지면 한 번만 뒤집고, 뒤집은 뒤에는 뒤집개로 꾹 누르지 않는 것이 좋다. 누르면 안에 있던 물기가 반죽 전체로 퍼진다. 김치에 국물이 많이 묻어 있으면 기름이 튀니 물기를 살짝 털어 넣고, 다 부친 전은 접시에 겹쳐 쌓지 말고 채반에 한 장씩 펼쳐 김을 뺀다.

다 부친 김치전을 채반에 한 장씩 펼쳐 식히는 마무리 장면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다 부친 김치전을 채반에 한 장씩 펼쳐 식히는 마무리 장면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더 바삭하라고 감자전분을 많이 넣으면 오히려 딱딱하고 질겨지니 부침가루 3컵에 3스푼을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 반죽을 미리 만들어 두면 전분이 바닥에 가라앉으므로, 재료를 다 섞었으면 바로 부치는 것이 좋다. 남은 전은 다음 날 기름 없이 마른 팬에 데우면 처음 식감에 가깝게 돌아온다.

다음에 김치전을 부칠 때는 부침가루 옆에 감자전분을 같이 꺼내 세 스푼 섞어 보길 권한다. 갓 부친 첫 장뿐 아니라 상에 마지막까지 남은 한 장도 같은 식감으로 먹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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