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레인지로 지은 따뜻한 밥 한 공기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밥솥이 갑자기 말을 듣지 않거나, 원룸이나 자취방처럼 주방이 좁아 밥솥을 따로 들여놓기 부담스러운 집이 있다. 즉석밥을 사다 두자니 매번 돈이 나가고, 한 끼를 위해 밥솥을 새로 장만하기도 애매해서 저녁마다 무엇으로 끼니를 때울지부터 고민이 된다.
그래서 집에 있는 전자레인지에 쌀과 물을 담아 돌려 본 사람도 있는데, 대개 한 번에 성공하지 못한다. 물이 끓어 넘쳐 전자레인지 안이 엉망이 되거나, 다 됐겠거니 하고 열어 보면 쌀알 속이 딱딱하게 남아 있다.
실패하는 자리는 늘 같다. 쌀과 물의 비율, 그리고 가열하는 순서다. 이 두 가지만 전자레인지에 맞게 바꾸면 밥솥 없이도 한 공기 분량의 밥을 무리 없이 지을 수 있다.
전자레인지로 지은 밥이 설익는 이유
수증기가 빠지도록 뚜껑을 살짝 걸친 유리 용기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전자레인지는 밥솥처럼 안을 꽉 막아 둔 채 익히는 기계가 아니다. 뚜껑을 살짝 걸쳐 놓고 돌리는 동안 물이 끓으면서 수증기가 계속 밖으로 빠져나가는데, 밥솥은 이 수증기가 나갈 곳이 없어 그대로 쌀알에 다시 스며든다.
그래서 밥솥에 쓰던 쌀과 물 1대 1 비율을 그대로 옮겨 오면 물이 모자라, 가열이 끝날 무렵에는 바닥의 물이 이미 말라 겉만 퍼지고 속은 심이 박힌 듯 딱딱한 밥이 된다. 마른 쌀알이 짧은 가열 시간 안에 속까지 물을 빨아들이지 못하는 것도 같이 겹치기 때문에, 물을 밥솥보다 더 잡고 쌀을 미리 불려 둔 다음 가열에 들어가야 한다.
전자레인지로 밥 짓는 방법
씻은 쌀에 계량한 물을 붓는 준비 단계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준비물은 내열 유리 용기나 전자레인지용이라고 표시된 플라스틱 용기 하나면 된다. 쌀이 부풀고 물이 끓어오를 자리가 있어야 하니 담을 양의 두 배쯤 되는 큰 용기를 고르는 것이 좋다. 물은 쌀 부피의 1.2~1.3배로 잡는데, 종이컵으로 쌀 한 컵을 담았다면 물은 한 컵에 4분의 1컵을 더 부으면 된다.
쌀은 물이 거의 투명해질 때까지 두세 번만 씻는다. 씻은 쌀은 상온의 물에 30분에서 1시간 담가 두고, 시간이 없으면 60~70도 정도의 따뜻한 물에 10~15분 담가 두는 것으로 대신한다. 담글 때부터 앞서 잡은 비율대로 물을 부어 두면 불린 뒤에 물을 다시 맞출 일이 없다.
불린 쌀을 담은 용기는 뚜껑을 완전히 닫지 않는다. 김이 빠질 틈이 없으면 물이 끓어 넘치고 용기가 달라붙어 열기 어려워지므로, 뚜껑을 살짝 걸쳐 놓거나 한쪽을 열어 둔다. 이 상태로 4분을 돌린 뒤 문을 열지 말고 2분 그대로 두어 뜸을 들이고, 다시 4분을 돌린 다음 2분을 더 둔다.
마른행주로 감싸 전자레인지에서 꺼내는 밥 용기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첫 가열에서 물이 끓어 넘쳤다면 두 번째 가열에 들어가기 전에 물을 두세 숟갈 보충한다. 다 됐는지는 눈으로 알 수 있는데, 바닥에 고인 물이 보이지 않고 밥알 사이로 김이 오르면 된 것이다. 용기가 많이 뜨거우니 마른행주로 감싸 꺼내고, 주걱으로 아래위를 한 번 섞어 준다.
주걱으로 밥의 아래위를 가볍게 섞는 마무리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감칠맛을 더하고 싶으면 가열 전에 다시마 한 조각을 쌀 위에 넣고, 밥알에 윤기를 내고 싶으면 올리브유를 한두 방울 떨어뜨린다. 전자레인지 출력과 용기에 따라 시간이 조금씩 달라지니, 처음 한 번은 가열 시간을 30초쯤 더하거나 줄이면서 집에 있는 기계에 맞는 시간을 잡아 두는 것이 좋다.
밥솥이 없거나 고장 난 날에도 전자레인지만 있으면 갓 지은 밥 한 공기를 차릴 수 있으니, 즉석밥을 사러 나가기 전에 한 번 해 보길 권한다. 비율과 순서가 손에 익으면 따뜻한 밥으로 끼니를 챙기는 일이 그리 번거롭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