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다 있는거라 경제적입니다" 벽에 생긴 못 자국이나 구멍에 '이것' 발라보세요


못 자국 치약으로 메우기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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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철이 아니어도 벽에 걸어 둔 액자나 벽시계를 떼어 낼 일은 생긴다. 자리를 옮기고 나서 흰 벽지나 거실 벽면을 보면 못이 박혀 있던 자리에 까만 구멍이 덩그러니 남는데, 다른 살림을 아무리 정갈하게 놓아도 그 점 하나가 눈에 먼저 들어온다. 볼 때마다 거슬리는데도 손댈 방법이 마땅치 않아 그냥 두고 지내게 된다.

구멍 하나 메우자고 철물점에서 벽면 보수용 퍼티나 전용 실리콘을 사 오자니 쓰다 남은 것을 둘 자리도 마땅치 않다. 이럴 때는 욕실 선반에 있는 하얀색 치약을 조금 짜서 발라 주면 된다. 굳고 나면 벽 색과 맞아떨어져 어디에 못이 박혀 있었는지 찾기 어려울 만큼 흔적이 지워진다.

하얀 치약이 벽처럼 굳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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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약의 되직한 질감을 만드는 주성분은 실리카와 탄산칼슘 같은 미세한 연마제와 충진제다. 충진제는 말 그대로 빈 곳을 채워 주는 가루인데, 이 가루들이 물과 섞여 걸쭉한 상태로 있다가 수분이 날아가면 서로 맞물리면서 단단하게 굳는다. 벽을 바르는 회반죽이나 석고가 마르며 굳는 것과 같은 성질이다.

못이 빠져나간 구멍은 겉만 까맣게 보일 뿐 안쪽이 비어 있는 상태라, 표면만 얇게 덮어서는 얼마 못 가 다시 움푹 들어간다. 치약을 구멍 안까지 밀어 넣어 빈 공간을 먼저 채워야 굳은 덩어리가 구멍 속을 그대로 메우기 때문에, 손으로 눌러도 들어가지 않고 벽면과 같은 높이로 남는다.

치약이라고 다 되는 것은 아니다. 겔 형태의 반투명한 치약은 마르면 유리처럼 비쳐 구멍 자리가 그대로 들여다보이고, 알록달록한 색소가 들어간 어린이용 치약은 마른 뒤에도 색이 남아 흰 벽에 얼룩이 생긴다. 호텔 어메니티나 명절 선물 세트에 들어 있는 뻑뻑하고 불투명한 순백색 치약을 써야 벽지와 색이 맞아 자연스럽게 굳는다.

벽에 난 못 구멍 치약으로 메우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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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기 전에 마른 휴지로 구멍 둘레를 한 번 훑어 먼지를 털어 낸다. 벽지 가루나 시멘트 부스러기가 남아 있으면 치약이 그 위에 얹혀 나중에 통째로 떨어져 나오기 때문인데, 구멍 가장자리에 들뜬 벽지가 있으면 손끝으로 함께 눌러 붙여 두는 게 좋다.

치약 뚜껑을 열고 튜브 입구를 구멍에 바로 대고 꾹 눌러 짠다. 벽은 정면에서 마주 보는 자리라 치약이 아래로 흘러내리기 쉬우니, 튜브를 벽에 붙인 채 한 번에 밀어 넣어야 구멍 안쪽까지 빈 곳 없이 찬다. 구멍 위로 조금 볼록하게 솟을 만큼 짜 두어야 다듬고 나서도 가운데가 꺼지지 않는다.

못 자국 치약으로 메우기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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솟아오른 치약은 안 쓰는 플라스틱 자나 두꺼운 종이 명함으로 다듬는다. 자의 곧은 모서리를 벽면에 평평하게 붙인 채 위에서 아래로 한 번에 스윽 긁어내리면 넘치는 치약만 걷히고 구멍 안쪽 치약은 그대로 남는다. 한 번에 밀리지 않으면 모서리에 묻은 치약을 닦아 내고 같은 방향으로 다시 긁어 주면 된다.

다듬은 뒤에는 손대지 말고 반나절쯤 그대로 두어야 한다. 이 시간 동안 치약 속 수분이 날아가면서 시멘트처럼 단단하게 굳는데, 마르는 도중에 손으로 만지면 가운데가 파여 다시 채워야 한다. 창을 조금 열어 공기가 도는 방에서는 더 빨리 마르고, 습한 장마철에는 하루쯤 여유 있게 잡는 편이 안전하다.

완전히 마르면 표면이 하얗게 가라앉으면서 벽지와 이질감 없이 하나가 된다. 마르는 사이 수분이 빠져 가운데가 아주 살짝 꺼지는 경우가 있는데, 그때는 그 자리에만 치약을 한 번 더 얇게 얹고 명함으로 긁어 주면 감쪽같이 평평해진다. 손끝으로 쓸어 보아 걸리는 것이 없으면 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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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늬 없는 흰 벽일수록 자국이 잘 지워지고, 미색이나 아이보리 벽지에서도 한 걸음 떨어져 보면 눈에 띄지 않을 만큼 자연스럽다. 액자를 옮기거나 벽시계를 떼어 낸 날에는 철물점에 다녀오는 대신 욕실 선반의 하얀 치약부터 한번 짜 보길 권한다. 치약 한 통으로 집 안 못 자국을 다 메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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