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공원 / 한국관광공사-라이브스튜디오 김학리 |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하늘공원은 한강 옆에 솟은 해발 약 100m 언덕의 꼭대기가 평평하게 펼쳐진 공원이다. 이 평지를 약 9만4000㎡ 규모의 억새 군락이 채우고 있는데, 축구장 13개를 합친 것과 비슷한 넓이다. 어른 키를 넘는 억새 사이로 탐방로가 나 있어 걷는 내내 억새 숲 한가운데를 지나게 된다.
예년 같으면 늦가을은 억새를 베어 낼 준비를 하던 때였다. 서울시는 그동안 11월 무렵 억새를 잘라 냈지만, 올해부터 예초 시기를 새싹이 나기 전인 3~5월로 늦춘다고 밝혔다. 겨울을 나는 철새가 쉴 곳을 남겨 두기 위해서다. 공원이 생긴 뒤 처음 있는 변화로, 11월이 지나도 넓은 억새 군락을 그대로 볼 수 있게 됐다.
은빛에서 금빛으로 바뀌는 억새 평원
하늘공원 / 한국관광공사-라이브스튜디오 김학리 |
서울시 계절 안내에 따르면 하늘공원 억새는 예년 11월 중순까지 활짝 핀 모습을 보여 준다. 막 핀 이삭은 하얗게 빛나다가 시간이 지나 마르면서 황금빛을 띤다. 늦가을에는 이 두 빛깔이 한 군락 안에 섞여 평원 전체가 은빛과 금빛으로 얼룩진다.
억새가 가장 밝게 보이는 때는 해가 낮게 깔리는 오후다. 비스듬히 들어오는 햇빛이 이삭 뒤에서 비치면 억새 끝이 반짝이고, 바람이 불 때마다 평원 전체가 물결처럼 한쪽으로 눕는다. 하늘공원은 주변보다 높아 해 질 녘 서쪽 하늘이 막힘없이 트인다.
서울 하늘공원 / 한국관광공사-이범수 |
평원 안쪽 탐방로는 대부분 흙길과 평지로 이어져 걷기 어렵지 않다. 길 양옆으로 억새가 키를 넘게 자라 있어 몇 걸음만 들어가도 주변 건물이 가려지고 억새 이삭과 하늘만 보인다. 군데군데 길이 갈라지는 곳에서 방향을 바꾸면 억새가 빽빽한 구간과 시야가 트인 구간이 번갈아 나타나, 같은 평원 안에서도 다른 풍경을 만나게 된다.
탐방로 곳곳의 전망 지점에서는 한강 물길과 강 건너 도심이 내려다보인다. 이 언덕은 옛 난지도 쓰레기 매립지 위에 흙을 덮어 만든 곳이다. 지금은 억새 이삭 너머로 한강이 보이는 서울의 대표적인 가을 풍경 가운데 하나가 됐다.
계단으로 오르거나 전동차로 오르는 길
서울 하늘공원 / 한국관광공사-이범수 |
지하철 6호선 월드컵경기장역이나 마포구청역에서 내려 걸어가면 된다. 월드컵경기장역에서 난지천공원 쪽으로 걸으면 언덕 경사면을 따라 놓인 291개짜리 하늘계단이 나온다. 계단으로 오르면 20분 안팎이면 꼭대기 평원에 닿는다.
계단이 부담스럽다면 지그재그로 이어진 포장 산책로를 걷거나, 난지천주차장에서 출발하는 맹꽁이 전동차를 타면 된다. 전동차는 공원 위쪽 입구까지 올라가며 요금을 따로 받는다. 꼭대기에 오른 뒤 억새 탐방로와 전망대를 한 바퀴 둘러보는 데는 1시간 안팎이 걸린다.
문 닫는 시간과 둘러볼 때 알아 둘 점
서울 하늘공원 / 한국관광공사-이범수 |
하늘공원은 생물 보호를 위해 밤에는 출입을 막는다. 11~12월 이용 시간은 오후 7시 30분까지로 안내돼 왔다. 노을까지 보고 내려오려면 해 지기 1시간 전쯤 오르는 편이 여유롭다.
올해 서울억새축제는 10월 17일부터 23일까지 열려 이미 끝났다. 축제 행사는 없지만 억새 군락은 봄까지 그대로 남는다. 겨울에는 이 군락이 철새 쉼터가 되는 만큼 탐방로 밖 억새 사이로 들어가지 않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