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위로 2.6km 성벽이 굽이치는데 단풍까지 물들어요"... 산 정상 오르지 않고 걷는 세계유산 성곽길


공산성 / 한국관광공사-이윤하

공산성 / 한국관광공사-이윤하

충청남도 공주시의 공산성은 금강 남쪽 기슭의 산 능선을 따라 성벽이 이어진 백제 시대 산성이다. 성곽 전체 길이는 약 2.66km로, 이 가운데 1,925m는 돌로 쌓은 석성이고 735m는 흙과 돌을 섞어 다져 올린 토성이다. 성벽 위 길을 따라 걸으면 한쪽에는 성 안 숲이, 다른 한쪽에는 성 아래를 휘감아 흐르는 금강이 내내 따라온다.

공산성은 백제가 웅진에 도읍했던 시기 왕성 역할을 한 곳으로, 2015년 무령왕릉과 왕릉원 등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유산 백제역사유적지구에 이름을 올렸다. 성 안 숲은 예년 기준 10월 말부터 11월 초 사이 단풍이 가장 짙어진다. 높은 산을 오르지 않고도 강물과 단풍, 굽이진 성벽을 한 시야에 담을 수 있다는 점이 늦가을 공산성을 찾는 이유다.

강을 끼고 도는 성벽과 단풍 숲

공산성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공산성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성곽길은 대개 서쪽 문인 금서루에서 시작한다. 금서루를 지나 성벽 위로 올라서면 공주 시내와 금강을 건너는 다리가 내려다보이고, 북쪽으로 갈수록 성벽이 강가 절벽 위를 따라 이어진다. 북문인 공북루 일대는 성벽과 강이 가장 가까운 구간으로, 성벽 너머로 넓은 강폭이 그대로 펼쳐진다.

가을이 깊어지면 성 안쪽 비탈 숲이 붉고 노랗게 물들어 성벽을 따라 띠처럼 이어진다. 능선을 따라 오르내리는 성벽이 단풍 숲 사이로 사라졌다 나타나기를 되풀이해, 높은 곳에 오를 때마다 성벽과 강이 겹쳐 보이는 장면이 달라진다. 강물에 비친 단풍과 성벽 위 단풍을 한꺼번에 볼 수 있는 것도 강변 산성이어서 가능한 풍경이다.

성곽에는 금서루, 공북루, 진남루, 동문루 네 문루가 복원돼 있다. 문루는 성벽이 꺾이는 자리에 있어 잠시 쉬면서 지나온 길을 돌아보기 좋다. 성 안쪽에는 백제 왕궁이 있었던 곳으로 추정되는 넓은 터와 돌로 쌓은 연못 터가 남아 있어, 성벽 길에서 잠시 내려와 둘러볼 수 있다.4월부터 11월까지 주말에는 혹서기를 빼고 금서루 앞에서 백제 복식을 갖춘 수문병 교대식이 열려, 단풍철 주말에 찾으면 함께 볼 수 있다.

한 바퀴 걷는 데 걸리는 시간과 계단 구간

공산성 / 한국관광공사-김영호

공산성 / 한국관광공사-김영호

성곽을 한 바퀴 도는 데는 사진을 찍고 쉬는 시간을 포함해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정도 걸린다. 금서루에서 시작하는 초입은 완만한 흙길이어서 걷기에 부담이 적고, 강을 내려다보는 구간도 이쪽에 몰려 있다.

남문인 진남루를 지나 동문 방향으로 가면 성벽을 따라 가파른 계단이 이어진다. 오르내림이 잦은 구간이라 바닥이 미끄럽지 않은 운동화가 편하다. 계단 중간중간 문루와 쉼터가 있어 쉬어 가며 오르면 생각보다 무리가 크지 않다.무릎이 불편하다면 금서루에서 공북루까지 강변 구간만 걷고 되돌아와도 금강과 단풍을 충분히 볼 수 있다.

관람료와 차를 세우는 곳

공산성 / 한국관광공사-김영호

공산성 / 한국관광공사-김영호

관람료는 성인 기준 3,000원으로 안내돼 있고, 주차장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차로 찾으면 금서루 아래 주차장에 차를 두고 바로 성곽길을 시작할 수 있어 동선이 간단하다.

같은 세계유산에 속한 무령왕릉과 왕릉원도 가까이 있어 성곽길을 돈 뒤 이어서 둘러보면 하루 일정이 알차게 채워진다. 단풍 시기는 해마다 날씨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지만, 예년 흐름대로라면 10월 말부터 11월 초까지가 성벽과 강, 단풍을 한 장면에 담기 좋은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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