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왕암공원 / 한국관광콘텐츠랩-이범수 |
울산 동구 바닷가에는 붉은빛 도는 바위 무리가 동해로 뻗어 나간 자리가 있다. 파도가 깎아 놓은 바위와 그 뒤를 채운 짙은 솔숲이 맞붙어 있어서, 숲을 빠져나오는 순간 시야가 통째로 바다로 바뀌는 곳이다.
이 일대가 공원이 된 것은 1962년이다. 처음에는 울기공원이라는 이름을 달았다가 2004년에 지금 이름으로 바뀌었고, 공원 구역으로 잡힌 면적은 94만 제곱미터쯤 된다. 공원을 다듬는 조성 공사는 지금도 이어지는 중이다.
왕비 전설이 붙은 바위
대왕암공원 / 한국관광콘텐츠랩-이범수 |
이 바위에 대왕이라는 이름이 붙은 데는 전해 오는 이야기가 있다. 신라 문무왕의 왕비가 남편을 따라 동해의 호국룡이 되어 이 바위 아래 바닷속에 잠겼다는 것인데, 삼국사기나 삼국유사에 적힌 기록은 아니고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 전설이다. 문무왕 본인의 수중릉인 경주 감포 앞바다의 대왕암과는 다른 곳이다.
이 공원에서 바위만큼이나 이름난 것이 솔숲이다. 해송 1만 5000여 그루가 100년 넘게 자라 해안을 따라 이어지고, 공원 입구에서 등대까지 600미터쯤 되는 송림길이 그 사이를 지난다.
8월 하순에 이 솔숲에서 피는 꽃
대왕암공원 / 한국관광콘텐츠랩-이범수 |
지금 이 솔숲 바닥을 덮고 있는 것은 맥문동이다. 4만 제곱미터에 걸쳐 심긴 맥문동이 8월 중순부터 9월 초까지 보랏빛으로 피어, 소나무 기둥 아래가 통째로 자줏빛으로 깔린 모습을 보게 된다. 9000제곱미터짜리 해바라기밭도 이 무렵이 절정이다.
붉은 꽃무릇을 기대하고 왔다면 시기를 다시 잡아야 한다. 이 공원에 1만 2000제곱미터 규모의 꽃무릇 군락이 있는 것은 맞지만 개화는 9월 중순에 시작해 10월 중순까지 이어지고 9월 하순이 절정이라, 8월 하순에는 아직 잎도 올라오지 않은 상태다. 꽃무릇과 상사화는 이름이 섞여 쓰이지만 서로 다른 꽃이기도 하다.
출렁다리와 산책로, 주차
대왕암공원 / 한국관광콘텐츠랩-이범수 |
이 공원에서 가장 붐비는 곳은 출렁다리다. 2021년 7월에 놓인 길이 303미터에 폭 1.5미터짜리 다리로 바다 위를 그대로 건너가고, 건너는 데 돈은 받지 않는다.
다만 아무 때나 건널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아침 9시에 열어 저녁 6시에 닫고 입장은 5시 40분에 마감하며 매월 둘째 주 화요일은 쉬므로, 일출을 보러 새벽에 오면 다리는 닫혀 있다. 반려동물과 유모차, 휠체어는 다리 위로 들어갈 수 없고 비바람이 세면 그날 통제된다.
대왕암공원 / 한국관광콘텐츠랩-이범수 |
공원 안을 걸어 도는 길은 네 갈래로 나뉜다. 관리사무소에서 등대를 지나는 송림길이 20분, 해안 바위를 따라가는 전설바위길이 30분, 몽돌해변 쪽 바닷가길이 40분쯤 걸린다.
솔숲 한가운데에는 등대가 두 개 서 있다. 1906년에 콘크리트로 세운 옛 등탑은 1987년까지 불을 밝히다 등록문화재가 됐고, 주변 소나무가 자라 불빛을 가리자 50미터쯤 떨어진 자리에 24미터짜리 새 등대를 다시 세웠다.
대왕암공원 / 한국관광콘텐츠랩-이범수 |
공원에 들어가는 데 드는 돈이나 닫는 시간은 없다. 주차장만 오전 10시부터 저녁 7시까지 요금을 받는데 평일에는 처음 두 시간이 무료이고 그 뒤로 30분마다 500원씩 붙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