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4년에 학생들이 심은 숲입니다" 해송 1만 2천 그루와 맥문동이 가득한 바다 산책 명소


장항송림자연휴양림 / 한국관광콘텐츠랩-김석태

장항송림자연휴양림 / 한국관광콘텐츠랩-김석태

충남 서천 장항 바닷가에는 해송이 빽빽하게 들어선 숲이 길게 이어진다. 1954년에 지역 농업고등학교 학생들이 두 살배기 곰솔을 심어 만든 숲으로, 바닷바람과 모래를 막기 위해 시작한 일이 지금은 27만 제곱미터가 넘는 솔숲으로 자랐다. 나무 수는 1만 2천 그루쯤으로 헤아려지고 수령은 50년에서 70년 사이에 걸쳐 있다.

이 숲은 2019년에 국가산림문화자산으로 지정됐다. 사람이 만든 방풍림이 70년 가까이 자라 그 자체로 자산이 된 경우여서, 나무 굵기와 줄 맞춰 선 모양에서 그 세월이 그대로 읽힌다.

1954년에 심은 해송 1만 2천 그루

장항송림산림욕장 / 한국관광콘텐츠랩-김지호

장항송림산림욕장 / 한국관광콘텐츠랩-김지호

숲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그늘이 머리 위를 덮는다. 곧게 자란 소나무 기둥이 촘촘하게 서서 위쪽을 가지로 가려 주기 때문에, 볕이 남아 있는 여름 끝자락에도 숲 안쪽은 바깥과 온도가 다르게 느껴진다.

바다가 바로 옆이라 이 숲은 여느 산속 숲과 공기부터 다르다. 솔숲 너머로 서해가 붙어 있어서 파도 소리가 나뭇가지 사이로 들어오고, 바람이 지날 때마다 짠 기운이 솔향과 섞여 함께 지나간다.

장항송림산림욕장 / 한국관광콘텐츠랩-김지호

장항송림산림욕장 / 한국관광콘텐츠랩-김지호

바닥에는 모래가 섞인 흙이 넓게 깔려 있다. 해안에 만든 숲이라 밟는 느낌이 단단한 흙길과 다르고, 길이 대체로 평탄하게 이어져 오르내림에 신경 쓸 일이 거의 없다. 주 산책로는 1.2킬로미터에서 1.5킬로미터쯤으로 안내된다.

해송 아래를 덮은 보라색 맥문동

장항송림산림욕장 / 한국관광콘텐츠랩-김지호

장항송림산림욕장 / 한국관광콘텐츠랩-김지호

이 숲이 여름에 특히 붐비는 이유는 나무가 아니라 바닥에 있다. 소나무 아래에 심어 둔 맥문동이 600만 본에 이르러서, 꽃이 오르면 솔숲 바닥 전체가 연보라색으로 덮인다.

보라색과 초록색이 위아래로 나뉘는 구도가 만들어진다. 갈색 소나무 기둥이 세로로 서고 그 사이 바닥이 보라색으로 채워지기 때문에, 어느 방향으로 카메라를 들어도 층이 나뉜 장면이 잡힌다.

꽃이 가장 좋은 시기는 8월 말 무렵이다. 서천에서 여는 맥문동 축제도 그 시기에 맞춰 열리고 2026년에는 8월 28일부터 30일까지 사흘 동안 진행됐으니, 여름 끝자락이 이 숲을 찾는 사람이 가장 몰리는 때가 된다.

월요일에 문을 닫는 장항스카이워크

장항송림산림욕장 / 한국관광콘텐츠랩-김지호

장항송림산림욕장 / 한국관광콘텐츠랩-김지호

숲을 걷는 데는 입장료도 주차료도 들지 않는다. 다만 숲 옆에 놓인 장항스카이워크는 따로 요금을 받는데, 어른 4000원이고 65세 이상은 받지 않으며 서천사랑상품권으로 2000원을 돌려준다. 높이 15미터에 길이 250미터로 놓인 시설이라 솔숲 위쪽을 내려다보며 걷게 된다. 기벌포 해전 전망대라는 이름이 함께 붙어 있다.

여는 시간은 계절에 따라 갈린다. 여름철에는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겨울철에는 오후 5시까지 열고 마감 30분 전에 입장이 끊기며 월요일과 설날, 추석에는 문을 닫는다.

장항송림산림욕장 / 한국관광콘텐츠랩-김지호

장항송림산림욕장 / 한국관광콘텐츠랩-김지호

가까운 곳으로는 장항도시탐험역이 이어진다. 옛 기차역을 고쳐 만든 공간이라 솔숲을 걷고 나서 들르기 좋고, 이 일대가 세계자연유산으로 오른 서천갯벌 권역이라 바다 쪽까지 함께 묶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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