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보관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
여름에도 쌀을 베란다나 싱크대 아래 쌀통에 그대로 두는 집이 많다. 사 온 포대째 세워 놓고 필요할 때마다 퍼 쓰는 것이 보통이다.
그런데 이 계절에 그 자리는 쌀에게 나쁜 조건이다. 기온이 25도를 넘고 공기가 눅눅해지면 쌀 표면에 붙어 온 곰팡이 포자가 자라기 시작한다. 문제는 곰팡이 자체가 아니라 곰팡이가 남기고 가는 것이다.
여름 쌀통에서 자라는 곰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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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에 붙는 곰팡이 가운데 특히 조심할 것이 아스페르길루스 플라부스다. 이 곰팡이가 자라면서 아플라톡신이라는 독소를 만드는데,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가 사람에게 암을 일으키는 것이 확인됐다는 뜻의 1군 발암물질로 분류해 둔 물질이다.
같은 등급에 담배 연기와 석면이 들어 있다. 곡물과 견과류에서 주로 문제가 되고, 그중에서도 옥수수와 땅콩이 위험한 쪽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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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은 그 둘에 견주면 위험이 낮은 편에 든다. 다만 낮다는 것이지 없다는 뜻은 아니고, 여름에 눅눅한 자리에 오래 두면 조건이 갖춰진다.
국내에 도는 쌀에 이 독소가 흔하다는 자료는 없다. 식약처가 곡류의 총 아플라톡신 기준을 1kg당 15마이크로그램 이하로 정해 관리하고 있고, 실제로 탈이 나는 것은 대개 집에서 잘못 보관한 쌀 쪽이다. 사 올 때가 아니라 두는 동안이 갈림길이라는 뜻이다.
씻거나 밥을 지어도 남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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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팡이가 보이면 씻어서 쓰면 된다고 여기기 쉽다. 씻어 내면 눈에 보이는 포자와 색이 변한 낟알은 걷히지만, 이미 만들어진 독소는 물에 씻겨 나가지 않는다.
밥을 짓는 것도 소용이 없다. 아플라톡신은 열에 대단히 강해서 분해되기 시작하는 온도가 260도를 넘고, 물이 끓는 100도에서는 사실상 그대로 남는다. 압력솥으로 지어도 그 온도에는 닿지 못한다.
그래서 변색된 낟알만 골라내는 방법도 권하기 어렵다. 독소는 눈에 보이지 않는 데다 이미 주변으로 퍼져 있을 수 있어서, 회색이나 푸른 기가 도는 낟알이 섞여 있으면 그 통은 통째로 버리는 쪽이 맞다.
밀폐해 냉장고에 넣는 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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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는 방법은 온도와 습도를 낮추는 것뿐이다. 곰팡이가 자라려면 따뜻하고 눅눅해야 하므로, 15도 아래에 습도가 낮은 자리라면 자라지 못한다. 여름 집 안에서 그런 자리는 냉장고나 김치냉장고밖에 없다. 채소칸에 넣어 두면 쌀벌레까지 함께 막을 수 있다.
그 전에 한두 번 지을 분량씩 지퍼백이나 밀폐 용기에 나눠 담아야 꺼낼 때마다 쌀 전체가 바깥 공기에 닿지 않는다. 흔히 권하는 페트병도 쓸 수는 있지만, 안쪽까지 마르지 않은 병에 부으면 그 물기가 오히려 곰팡이를 부르므로 며칠 세워 완전히 말린 것만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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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20kg 한 포대를 통째로 냉장고에 넣을 수 있는 집은 많지 않다. 여름에는 4kg이나 10kg처럼 한 달 안에 먹을 만큼만 사서 냉장고에 들어가는 양으로 맞추고, 자리가 없다면 볕이 들지 않고 바람이 통하는 가장 서늘한 자리에 밀폐해 두는 것이 차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