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 / 사진=뉴스클립 |
여름이 되면 냉장고는 만원이 된다. 상할까 불안한 마음에 장 봐 온 것들을 종류 불문하고 냉장실로 밀어 넣는 습관 때문이다. 시원한 곳이 무조건 안전하다는 믿음이다.
그런데 냉장고가 모든 식품의 편은 아니다. 어떤 식품은 차가운 곳에서 오히려 맛이 망가지고, 어떤 식품은 냉장고 특유의 습기 때문에 더 빨리 상한다. 냉장고에 자리만 차지하면서 품질은 떨어지는, 손해 보는 보관이 되는 셈이다.
기준은 간단하다. 식품마다 제맛을 지키는 온도와 환경이 따로 있다는 것. 부엌에서 가장 자주 헷갈리는 것들부터 제자리를 찾아 주자.
마요네즈, 기준은 개봉 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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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주자가 마요네즈다. 마요네즈는 기름과 수분을 계란으로 안정시킨 소스라 온도에 민감하다. 너무 차가우면 기름층이 분리되어 고소한 맛과 매끈한 질감을 잃는다. 그래서 개봉 전에는 햇볕이 들지 않는 서늘한 상온이 제자리다. 냉장고에 넣어 둘 이유가 없다.
다만 뚜껑을 연 뒤에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개봉 후에는 변질을 막기 위해 냉장 보관이 필수다. 요령은 위치로, 냉기가 강한 안쪽 깊숙한 자리보다 온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문 쪽 선반에 두면 분리를 줄이면서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다. 케첩 같은 소스류도 같은 요령이 통한다.
양파·마늘·꿀·빵, 냉장고 밖이 제자리
냉장고 / 사진=뉴스클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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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질을 까지 않은 양파는 냉장고에서 손해를 본다. 냉장고 안 습기가 양파를 눅눅하게 만들어 물러지고 곰팡이가 피기 쉬워지기 때문이다.
망에 담아 바람이 잘 통하는 그늘에 걸어 두는 것이 가장 오래간다. 통마늘도 마찬가지로 통풍되는 서늘한 상온이 제자리다. 다만 껍질을 깐 양파나 다진 마늘은 반대로 밀폐해 냉장·냉동해야 한다는 것이 함정 같은 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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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은 냉장하면 굳는다. 낮은 온도에서 당분이 결정으로 변해 하얗게 뭉치는데, 상한 것은 아니지만 떠 쓰기 불편해진다. 꿀은 원래 상온에서 거의 변질되지 않는 식품이라 뚜껑만 잘 닫아 그늘에 두면 충분하다.
빵도 의외의 손해 품목이다. 냉장실 온도에서는 전분의 노화가 오히려 빨라져 빵이 더 빨리 푸석하게 굳는다. 하루 이틀 안에 먹을 빵은 상온에, 오래 둘 빵은 차라리 한 번에 먹을 만큼 썰어 냉동하는 것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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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여름철 상온 보관에는 전제가 있다. 직사광선이 닿지 않고 바람이 통하는 서늘한 자리여야 한다는 것이다. 한낮에 후끈해지는 베란다나 가스레인지 옆은 상온이 아니라 가온에 가깝다.
냉장고를 비우는 것은 식품을 살리는 일이기도 하다. 마요네즈는 개봉 전 상온·개봉 후 문 쪽, 양파와 마늘은 통풍 그늘, 꿀은 찬장, 빵은 상온 아니면 냉동. 제자리를 찾아 주면 냉장고도 한결 가벼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