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가 주역인 포르투갈 몬산토 마을 / 사진=unsplash |
포르투갈 중부 산꼭대기에 있는 몬산토 마을은 첫눈에 봐도 뭔가 이상합니다. 집을 지을 때 보통은 땅을 고르고 벽을 세우는데, 이 마을 사람들은 그냥 거대한 화강암 바위를 벽으로, 지붕으로, 심지어 문으로 써버렸습니다.
바위 두 개 사이 좁은 틈에 지붕만 얹어 집을 완성한 곳도 있고, 어떤 집은 대문을 열면 바위 표면이 그대로 벽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밖에서 보면 그냥 커다란 바윗덩어리인데, 안으로 들어가면 사람이 실제로 살고 있는 거실이 나온다는 게 이 마을의 가장 큰 반전입니다.
1938년
1938년 무슨 일이 있었길래... / 이해를 돕기 위한 ai이미지 |
몬산토는 1938년 포르투갈 정부가 주관한 대회에서 '가장 포르투갈다운 마을'이라는 공식 타이틀을 받았습니다. 재밌는 건 정작 여행자들 반응은 "이게 왜 가장 포르투갈다운 거지?"라는 겁니다.
포르투갈 어디를 가도 이런 바위집 마을은 없거든요. 오히려 포르투갈에서 가장 안 포르투갈스러운 마을이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옵니다. 다만 이 타이틀 덕분에 마을 개발이 법으로 제한되면서, 1938년 모습이 지금까지 거의 그대로 남아 있다는 건 확실한 사실입니다.
실제로 사람이 사는 마을
서울 한옥마을처럼 지금도 실제 주민들이 살고있다고? / 이해를 돕기 위한 ai이미지 |
관광지처럼 보이지만 몬산토는 지금도 주민들이 실제로 거주하는 마을입니다. 여행자를 대상으로 한 기념품 가게보다, 빵집이나 동네 카페가 더 눈에 띄는 것도 이런 이유입니다. 마을 사람들과 마주치면 인사를 건네고, 좁은 돌길을 걸으며 남의 집 앞을 지나칠 때도 조심스러워집니다. 관광객들을 맞이하는 관광지 느낌이 아니라 사람 사는 냄새가 그대로 남아 있다는 게 이 마을을 특별하게 만듭니다.
산꼭대기엔 성 유적
그리고 드래곤스톤
템플기사단이 세운 성 유적? / 이해를 돕기 위한 ai이미지 |
마을 정상까지 올라가면 12세기 템플기사단이 세운 성 유적이 남아 있습니다. 무너진 성벽 사이로 보이는 포르투갈 시골 풍경이 압권인데, 이 폐허가 최근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계기가 있습니다. 바로 HBO 드라마 하우스 오브 더 드래곤에서 타르가르옌 가문의 본거지 드래곤스톤 촬영지로 쓰인 겁니다. 마을 자체가 차량 진입이 거의 불가능할 만큼 가파른 지형이라, 촬영 당시 장비를 옮기는 데 헬리콥터까지 동원됐다고 합니다.
몬산토는 겉으로 보면 그냥 바위산인데, 가까이서 보면 그 바위 하나하나가 누군가의 집이자 삶터입니다. 리스본이나 포르투 같은 대도시 위주로만 포르투갈을 여행했다면, 이 낯설고 신기한 마을 하나 정도는 일정에 끼워 넣어볼 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