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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 900m 낭떠러지 고랭지 밭이 '황금밭'이 된 이유: 희귀 홍더덕과 4대 감로차의 비밀

spark_icon5분 지식
  • 강원도 삼척 해발 900m와 강릉 발왕산 해발 700m 고산지대에서 희귀한 홍더덕과 당분 없는 토종 감로차가 수확되고 있습니다.
  • 큰 일교차와 척박한 토양 조건이 작물의 향과 당도를 끌어올리며 흔치 않은 약성과 품질을 만들어냅니다.
  • 수십 년간 험준한 산비탈을 지켜온 농부들의 정성과 가족의 노동이 결합해 고랭지 농업의 독보적인 결실을 맺고 있습니다.

물길조차 닿지 않는 아찔한 비탈길을 40여 년간 오르내린 강원도 삼척의 해발 900m 고랭지 밭에서 붉은빛을 띤 희귀 홍더덕이 수확되고 있습니다. 일반 백더덕 씨앗을 뿌렸음에도 고구마처럼 붉고 굵은 뿌리를 내리는 이 더덕은 상인들 사이에서도 귀한 대접을 받는 산중 보물입니다. 한편 강릉 발왕산 해발 700m 자락에서는 한의사였던 증조부 때부터 시작해 4대째 명맥을 잇는 감로차 찻잎 수확이 한창입니다. 척박하고 거친 고산지대의 땅이 어떻게 농부의 시름을 덜어주는 보물밭으로 거듭났을까요?

짐칸에 바구니와 자루가 실린 흰색 트럭이 좁고 험한 흙길 위에 세워져 있다.

기계조차 들어가기 힘든 험한 산길을 지나 부부의 고랭지 밭으로 향하는 길입니다.

척박한 산비탈이 고부가가치 황금밭으로 주목받는 이유

산세가 험하고 메마른 강원도 고랭지는 본래 농기계 진입이 어렵고 사람의 손으로만 일일이 일궈야 하는 고단한 터전입니다. 하지만 이곳에서 자란 작물들은 평지 작물과는 확연히 다른 향미와 희소성을 지닙니다. 삼척의 더덕밭에서는 15년 이상 묵은 대물 더덕들이 자라나며, 캐내기 전까지는 겉모습을 알 수 없던 붉은 홍더덕이 군락을 이뤄 발견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고산지대 작물의 가치는 단순한 수확량을 넘어섭니다. 쉽게 얻을 수 없는 생육 환경에서 자라난 희귀 작물은 높은 시장 가치를 형성하며, 농부들에게 고된 노동을 상쇄하고도 남을 든든한 결실을 안겨줍니다. 낭떠러지 비탈길을 오르내리던 농부의 발걸음이 마침내 보답을 받는 순간입니다.

혹독한 고랭지 환경이 빚어낸 생육 메커니즘

고랭지 작물이 독특한 향과 맛을 품게 되는 비결은 바로 극심한 일교차와 고산지대의 혹독한 기후에 있습니다. 해발 900m 고지의 거친 토양과 차가운 밤바람은 작물의 성장을 더디게 만들지만, 그 과정에서 뿌리와 잎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유효 성분을 응축합니다.

모자를 쓴 남성이 짐이 가득 실린 외발 손수레를 밀고 있고, 앞서 파란색 셔츠를 입은 다른 남성이 걸어가고 있는 마당의 모습

수확의 기쁨도 잠시, 밭에서 갓 캐온 더덕을 분류하고 다듬는 고된 작업은 집에서도 쉼 없이 이어집니다.

발왕산 고지대에서 자생하는 토종 허브 수국차 나무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관상용 꽃 수국과 달리 식용이 가능한 이 나무는 해발 700m 이상의 서늘한 고산지대에서 자랄 때 특유의 박하향과 풋사과 향을 강하게 뿜어냅니다. 잎 자체에 천연 단맛이 가득하지만 당도 측정 시 당분이 제로(0)로 측정되어 설탕 대용 감미료나 건강차로 쓰입니다. 사람의 체온인 36.5도로 잎을 비비고 발효시키는 섬세한 수제 가공 과정을 거치며 고랭지가 선물한 단맛과 박하향은 더욱 깊어집니다.

묵묵한 수작업과 대물림이 지켜낸 고유한 가치

기계의 힘을 빌릴 수 없는 고랭지 농사는 온전히 사람의 무릎과 허리로 버텨내는 고된 수작업의 연속입니다. 굵은 더덕 뿌리가 상하지 않도록 괭이질 하나에도 온 신경을 곤두세워야 하고, 감로차 밭에서는 풀과 함께 자연 그대로 4년을 키운 나무를 직접 베어내 찻잎을 땁니다.

푸른 잎이 무성한 밭에서 농부가 낫을 이용해 수국 찻잎을 베어내고 있는 모습

4대째 가업을 이어받아 자연 그대로의 방식으로 키워낸 수국 찻잎을 정성스레 수확합니다.

이 고된 현장을 지탱하는 힘은 다름 아닌 가족입니다. 주말마다 도시에서 찾아와 일손을 보태는 삼척 농부의 아들·며느리, 그리고 법학을 공부하다 가업을 잇기 위해 35년간 차밭을 지킨 강릉의 4대 전수자 부자의 땀방울이 그것입니다. 수확 후 흠집 난 더덕을 숯불에 구워 나누어 먹는 소박한 밥상과, 대를 이어 전해 내려오는 전통 제다법 속에는 빠른 성과만을 좇는 현대 사회에서 보기 드문 노동의 숭고함이 깃들어 있습니다.

자연의 순리에 순응하는 고랭지 농업이 던지는 시사점

인위적인 비료나 편리한 농법 대신 자연의 순리와 긴 시간에 기대어 작물을 키워내는 방식은 오늘날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줍니다. 쉽게 결과를 얻으려는 조급함을 내려놓고 척박한 환경을 묵묵히 품어낸 결과, 땅은 농부에게 그 어떤 보석보다 값진 선물을 내어주었습니다.

강원도 높드리 땅의 작물들은 기후 변화와 획일화된 농업 환경 속에서 토종 작물과 고산지대 농업이 지닌 고유한 경쟁력을 증명합니다.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시간의 무게를 견뎌낸 고랭지의 귀한 결실들이 앞으로 우리 식문화와 농업 현장에 어떤 지속 가능한 가치를 더해갈지 주목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FAQ

홍더덕과 일반 백더덕은 어떻게 다른가요?

홍더덕은 고구마처럼 붉은 껍질을 띠며 일반 백더덕보다 향과 맛이 진하고 시장에서 더 귀하게 평가받습니다. 백더덕 씨앗을 심어도 특정 고랭지 토양 조건에서 붉은 홍더덕이 발현되는 등 신비로운 생육 특성을 보입니다.

감로차는 일반 수국과 같은 품종으로 만드나요?

아닙니다. 꽃을 감상하는 관상용 수국과 달리 감로차는 우리나라 고산지대에서 자생해 온 식용 토종 허브인 '수국차 나무'의 잎으로 만듭니다.

감로차에서 단맛이 나는데 당뇨 환자가 마셔도 괜찮은가요?

감로차 잎은 천연 단맛을 내지만 실제 당분은 전혀 들어있지 않아 당도 측정 시 제로(0)로 나타납니다. 설탕 대체 감미료나 건강차로 널리 활용됩니다.

고랭지에서 자란 작물이 더 특별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해발 700~900m 고산지대의 큰 일교차와 서늘한 기후, 척박한 토양이 작물의 성장을 더디게 하면서도 유효 성분과 고유의 향미를 고밀도로 응축시키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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